쉼터(박가네)

세상을 후회없이 살다 간 성실했던 한 인간으로, 사는데 있어서는 냉정했었지만 그래도 정을 알고 나눴던 한 인간이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고 남고 싶습니다.

* 꼭두각시인생/ 임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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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사랑

2020. 6. 2.

꼭두각시인생

임은숙

곧게 가라기에
에돌며 헤매지 않았고
욕심을 버리라기에
손에 쥐어진 것조차도 망설임 없이 놓아버렸다

앞만 보고
달려온 세월
지금에 와서 뒤돌아보니
희미한 발자국마저 남아있지 않다

나무그늘에 앉아
나는 새들의 날갯짓이라도 흉내내볼 걸
봄 한철
여러 꽃의 향기라도 알아둘 걸

텅 빈 손에
텅 빈 속에
텅 빈 머리
내 것이 없다

곧게 가란다고
욕심을 버리란다고
무심히 흘려보낸 세월
그렇다할 아픔 한 조각마저 내게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