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박가네)

세상을 후회없이 살다 간 성실했던 한 인간으로, 사는데 있어서는 냉정했었지만 그래도 정을 알고 나눴던 한 인간이었다고 생각되는 사람이고 남고 싶습니다. 늘 사랑입니다.

* 내리막길의 기도 - 박목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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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사랑

2020. 10. 22.

오르막 길이 숨 차듯

내리막 길도 힘에 겹다.

오르막길의 기도를 들어주시듯

내리막길의 기도도 들어 주옵소서.

 

열매를 따낸 비탈진 사과밭을

내려오며 되돌아 보는

하늘의 푸르름을

뉘우치지 말게 하옵소서.

 

마음의 심지에 물린 불빛이

아무리 침침하여도

그것으로 초 밤길을 밝히게하옵시고

오늘은 오늘로써

충만한 하루가 되게 하옵소서.

 

어질게 하옵소서.

사랑으로 충만하게 하옵소서.

육신의 눈이 어두워질수록

안으로 환하게 눈뜨게 하옵소서.

 

성신이 제 마음 속에

역사하게 하옵소서.

하순의 겨울도 기우는 날씨가

아무리 설레어도

항상 평온하게 하옵소서.

 

내리막 길이 힘에 겨울수록

한 자국마다 전력을 다하는

그것이 되게 하옵소서.

빌수록 차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