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김대근 2006. 6. 19. 23:56

블로그앤 사이트가 없어지면서 옮기는 글


깃발따라 가을여행2 
2004-11-09 오전 12:00:44

 

 


06:20  초당두부로 아침을 먹고 일출을 보러 간다.
           타겟트는 조각공원이다. 500미터라는 안내판을 보고 걸어도 걸어도 목적지는
           그대로 그 위치에 있다.
           결국은 500미터란 순전히 직선거리라는 사실을 알았다.
           꼬불거리는 언덕을 갔다가 오기에는 너무 시간이 없을것 같다는 느낌이다.
           바다는 새로운 날을 준비하고 있다.
           어제도 그랬고 그제도 그랬고 아마 내일도 그렇게 새로운 아침을 준비할 것이다.

 

 

 

06:30   바닷가에는 설레임을 가슴에 가득 끌어안은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다.
           모두들 추운지 발을 모두고 종종 거리면서도 시선은 바다 저편을 응시하고 있다.
           누구 하나 살을 에는 차가운 바닷바람을 탓하는 사람은 없다.
           그저 기다릴뿐이다.

 

 

06:40  파도는 아까보다 더 거세어 졌다.
          아마 새롭게 떠오를 태양을 반기는 듯 활기차다.

 

 

06:45   새로운 태양을 맞으려는 사람들이 다시 한 무더기 몰려 오다.
           혹시 태양이 또오르면 어떻게 하나? 하고 모두들 차창에 매달려 바다를 응시하고
           있다.

 

 

06:47   기다림은 사람을 서성거리게 만든다.
           그것이 기다림의 힘이라는 것이다. 우리 인생의 기다림도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무지향(無指向)으로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한 곳만 뚫어자게 바라보는 진중한 기다림을 가지고 싶다.
           언제나 꿈만으로 끝나기는하지만 그래도 진중한 기다림의 인생을 살고 싶다.
           나는......

 

 

 

 

06:50  하늘을 날아 오르는 비행기의 배기열이 만들어 내는 구름들은 여전히 붉게 물들었다.
          바다 수면에 깔린 구름의 저편에는 이미 해가 떠올랐다는 이야기일것이다.
          조각공원의 유람선 모양의 까페도 붉은 바다에 뛰어들 기세다.
          이 순간에는 세상의 모든 유정물..무정물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해돋이라는 행위에
          몰입해 있는 듯 하다.

 

 

06:55   저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걸어 갔을까..
           파도가 깨끗히 지워버린 해변을 새로운 발자국을 남기며 누군가가 걸어갔다.
           대통령이던 청소부이던 영웅호걸이나 필부를 막론 하고 누구나 저렇게 잠깐의
           흔적을 남기고 가는게 우리들의 삶이다.
           사람은 항상 잊혀지기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나 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익숙했던 이름들이 지금 생각나지 않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비단 나뿐이 아니고 상대편 또한 그럴 것이다.
           내가 잠깐의 삶을 살면서 저렇게 남겨놓은 존재의 시간도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르고
           나면 죽음이라는 파도가 밀려와서 내 흔적을 지워 희미하게 만들어 놓고 이윽고
           망각이라는 새로운 모래가 밀려와서 완전히 백지로 만들어 놓는다.

 

 

06:52  마침내 새로운 희망의 새싹이 보인다.
          새싹이라는 표현보다는 징후라는 표현이 더 잘맞을지 모르겠다.
          조그만 징후에도 사람들은 환호성을 보낸다. 그만큼 떠오르는 태양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는 뜻일 것이다.
          우~~하는 소리에 일순 조용해지다가 이제는 한눈 파는 사람이 없다.
          모두들 수평선만 응시할 뿐이다.
          이곳에 모인 수백명의 사람들이 오로지 한 방향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그래서 저쪽 하늘이 더 붉게 보이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06:55   마침내 태양이 떠 올랐다.
           하~~~
           사람들은 그냥 하~~하고 탄성을 지르는 것으로 막 둥지를 벗어난 태양을 맞이했다.
           바다에서 뽁~하고 나온 알과 같아서 우리 민족처럼 태양족들의 신화는 알에서 시작
           되는 모양이다.
           올 1월1일에도 양양 바닷가에서 보기는 했지만 그때와는 또 다른 마음이 된다.
           日日又日新....날이면 날마다 새로운 날...
           날이 어제와 무었이 다르겠는가..다만 사람의 마음이 새로워 질뿐일 것이다.
           매일 매일을 새롭게 마음을 다지는 일이야 말로 세상의 참된 일이다.

 

 


07:05   떠오르는 해를 배경으로 추억의 편린을 하나 줏는다.
           우리가 한 이십년이 흘러서 이 자리에 다시 선다면 또 어떤 마음과 감정일까...
           내일이면 다시 떠오르는 태양이 있는것처럼 오늘보다 내일이 더 깊은 사랑을
           주고 싶다.

 

 

07:15  날이 완전하게 밝아버린 정동진역에서 한컷트....


07:20  주변의 기념품집에서 가족이 공통으로 사용할 반식욕용 20분짜리 모래시계 1개와
           딸들에게 줄 조그만 모래시계가 내장된 휴대폰 줄 3개를 샀다.

 


07:25   7시30분까지 모이라고 했는데 5분 일찍 약속된 집합장소로 왔다.
           여기에서 버스를 타고 38선 휴게소를 거쳐서 한계령 오르기전 설악산의 유명한
           용추폭포-주전골-오색약수로 이어지는 산행(?...하산길로 만 내려오니 굳이 등산
           이라고 할수 있을런지...)을 하고 춘천으로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