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김대근 2006. 6. 23. 20:25

블로그앤 사이트가 없어지면서 옮기는 글


담양- 소쇄원 
2005-02-28 오후 2:23:34

 

 

 

몇번의 담양행에도 인연이 닿지 않았던 곳이 소쇄원이다.
이번에는 500년 넘게 조선 사대부가의 정원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우리나라 정원문화의 대표격인 소쇄원을 찾았다.


소쇄원이 있는 곳은 담양에서 화순으로 가는 길목인 남면 지곡리에 있다.
지금은 사적 제 304호로 지정되어 있는 곳인데 개인이 살고있는 사유지인지라
입장료나 가로쳐진 철망등이 없다.
그러나 주차공간이 없는데 입구앞에 얼마전에 완공한 주차장이 큰직하게 있다.
1대당 2000원의 주차비를 징수하고 있다.

 

 

 

어쩌면 이곳과의 인연이 닿지않음은 의도적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를 약소국가로 만든 제일 큰 요인이였던 당파싸움의 부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파싸움에 밀려서 정원을 짓고 은거한 것이니 따지고보면 조선귀족들의 이기적
도피행각에 다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 곳을 몇백년을 고스란히 보존해내린 우리정원의 모습을
보고자 했기에 이곳으로 발걸음을 했다.


소쇄원을 알려면 양산보라는 인물을 알아야 하는데 그는 서기1503년 연산군 9년에
태어나 1557년 명종 12년에 세상을 떠났다.
이 소쇄원을 만든 양산보는 그의 나이 15세 때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가서 정암
조광조(靜庵 趙光祖)선생 밑에서 학문을 닦았고, 17세 되던 해에 현량과(賢良科)에
급제했으나 그 해에 ‘기묘사화’가 일어났다.


스승인 정암선생은 능주(綾州)로 유배되었다가 결국에는 사약을 받았고, 스승을 따라
능주까지 내려왔던 양산보는 능주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고향인 이곳으로 돌아와서
그때부터 한평생을 자연에 묻혀 지냈다.

 

 

 

소쇄원의 '소쇄'는 깨끗하고 시원함을 의미하고 있으며 양산보는 이러한 명칭을 붙인
정원의 주인이라는 뜻에서 자신의 호를 소쇄옹이라 하였다.


담장 밑으로 흘러드는 맑은 계곡물이 험한 바위 위를 타고 구비쳐 급하게 흐르면서 연못
위에 폭포로 떨어지고 광풍각, 제월당의 아담한 정자가 계곡 가에 서 있다.


죽림, 노송, 느티나무, 단풍나무 등이 산수화처럼 원림을 이루었으며, 계곡물 위에는
외나무 다리가 있고 작은 연못에 나무 홈대로 물을 대었다. 제월당에는 김인후의
소쇄원 48영시가 걸려 있다. 이곳은 사적304호로 지정돼 있다.

 

대봉대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는 동쪽 담에는 애양단(愛陽壇)이라고 새겨진 판이
박혀 있다.
이곳은 유난히 햇볕이 발라서 한 겨울에 계곡은 아직 얼었어도 이 곳의 눈은 모두
녹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애양단을 지나면서 꺽어진 담에 오곡문(五曲門)이 나오는데 이는 소쇄구곡의 다섯번째
구비여서 '오곡문'이라고 이름 했단다.
돌을 섞어 흙담을 쌓고 기와를 얹으며 죽 이어 오다가 이곳에 이르러 넓적한 바위에 걸쳐
다리를 놓은 후 그 위에 담을 올인 것이다.

 

 

소쇄원에 들어온 사람은 이곳에서 외나무다리로 계류를 건너야 한다.
다리를 건너기 전에 구부정한 소나무가 있고, 그 아래로 물을 바라보기 좋은 지점에
걸터앉기 알맞은 바위가 있다.

 

 

담 밑으로 들어오는 물은 구비를 이루고 폭포를 이루며 정원 가운데로 흘러가고, 
그 가운데 일부가 나무 홈대에 이끌려 대봉대 연못으로 들어 간다.


다리를 건너면 매화를 심어 가꾼 매대(梅臺)가 있고, 매대 뒷담에는 소쇄처사
양공지려(瀟灑處士 梁公之廬)라는 송시열선생이 쓴 글씨 판이 박혀 있다.


매대 앞에서 위쪽으로 올라가면 시야가 툭 트인 곳에 이곳의 주건물 격인 제월대(霽月臺)
가 있고,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계류를 굽어보는 곳에 광풍각(光風閣)이 있다.

 

 

양산보는 자기의 마음이 샅샅이 닿은 이 정원을 매우 아끼어 “남에게 팔지 말고, 상함이
없게 잘 보존할 것이며, 후손의 어느 한 사람에게 물려주지도 말라.”고 유언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원형 그대로 보존된 거의 500년 전의 정원을, 그것도 전형적인 조선시대의 순수
민간정원을 우리가 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
비록 비생산적인 삶을 살기는 했지만 그나마 이 정원하나로 상쇄할만 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소쇄원..이곳에도 봄이 왔다.
봄은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모양이다.

 

 

 

★찾아가는 길
소쇄원을 가는 길은 의외로 간단하다.
소쇄원만을 목표로 한다면 88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가 만나는 고서나들목이나
호남고속도로 창평나들목에서 내려 고서에서는 화순쪽으로 창평에서는 광주쪽으로
길을 잡으면 쉽게 찾을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