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빈티지 매니아 2017. 12. 20. 01:20




 금자씨가 떠난 뒤 이틀 뒤인가 눈이 내렸었습니다.

그간 쌓인 피곤과 감기기운이 몰려와 늘씬하게 늘어져 있다가

맞이한 눈은 얼마나 멋지던지요.

<이웃투>댁 부인이 

여긴 여름보다 겨울이 참 멋져요 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눈 덮힌 겨울이 멋지지 않은곳이 어디 있겠습니까만은

서울처럼 내린 눈이 금방 녹지 않고

또 차들이 많이 다니지 않으니 

금새 시꺼먼 매연으로 곤죽이 되어버리는

도시의 눈풍경과는 비교할 바가 못되지요.

언제부터인가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하얗게 덮혀있길 기대하며

커튼을 젖히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커튼 틈사이로 눈덮힌 돌계단이 싸악 나타나더군요.

눈은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모양이었어요.

커피를 끓이고 식탁으로 와 앉아 

본격적으로 눈 내리는 풍경감상을 하는데

거실창에서 내다 보이는 소나무사이로

 점점 거세지는 눈발을 구경하는 순간

작년 이맘때 생각이 불현듯 떠오르는겁니다. 




  큰 소나무에 눈발이 사정없이 휘몰아치는데

얼마나 마음 한구석이 버석거리던지요.

몸만 덩그러니 와 있지 두고 떠나온 것들로

마음 둘곳 없던 작년 겨울이 ,

어디 깊은곳을  콕 찔린듯이 다시 생각나는거였습니다.

아무래도 겨울병이 단단히 걸린것 같습니다.

여기와서 사계절을 다 겪었는데요

꽃모종을 사러 양평오일장을 풀방구리처럼 드나들던 따뜻했던 봄날,

폭우와 폭염에 불쌍하리만큼 시달린  

잔디밭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던 무시무시했던 여름,

 그리고 찬란해서 겁을 냈던 가을날까지도 견딜만해서

나날이 적응 속도가 괜찮아지는군 하며 안심할 찰나에

딱 겨울복병이 기다리고 있는거였습니다. 

겨울만 되면 마음이 많이 시려옵니다.



 "두두두두" 

무슨 적응같은 속 편한 생각이나 하고 앉아 있는거야 라고 

타박하듯 적막한 겨울풍경을 깨는 소리가 들려와 

밖을 내다보니 영감이 

쌓인 눈과 한판 맞짱을 뜨고 있는 장면 아니겠습니까

뭐든 기계 쓰는걸 좋아하는 영감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던중

드디어 눈 치우는 기계를 꺼낸 모양이었어요.

눈이 제대로 와야 성능을 확인 해볼텐데 하고

눈소식을 기다리던 영감이 

 쏜살같이 눈밭으로 나간지가 한참 된 사실을 몰랐더랬습니다.

먼발치에서 봐도 

눈이 바퀴에 들러붙어 굴러가기가 힘든 형국

막대기를 들고 채찍질하듯 바퀴를 두들겨가며

기계를 밀고 있는데 여간 힘들어보이지가 않는겁니다.



쓸고 난 뒤 금방 또 눈이 덮히기 시작하는 돌계단


이 날 세번도 넘게  눈을 치운것 같아요.

고대했던 눈 치우는 기계는 성능 발휘를 제대로 못하면서

메이드 인 저머니 체면이 구겨진듯했고

대신 빗자루와 넙적한 눈삽이 다시 끌려나왔지요.

 점점 심해지는 팔꿈치 어깨통증으로 

밤마다 파스떡칠을 하고 있는 영감이

잔디 깍는 기계처럼 슬슬 밀고 다니기만하면 

눈 치울걱정 없을줄 알았던 터라

 약이 오른 모양입니다.

 한가로이 카메라만 들고 설치는 마눌이 한심하다는듯

째려보고 있데요.

이럴땐 어서 자리를 피하는게 상숩니다. ㅎ



초코 오렌지 크리스마스쿠키


아 이맘때 독일옛집에서의 생활은 눈에 밟힐듯 생생합니다.

이른 아침 우리집현관앞에다 몇번이나 포인세티아 화분을 두고 간 S,

부엌창문에서 바라보이는 비르깃네 창문에 걸린 

크리스마스장식들,

벤트케스씨네 정원 큰 전나무에 걸린 크리스마스전구,

슈타이너부인이 꽃무늬 앞치마를 입고 테라스에 

금방 구운 크리스마스과자를 식히러 분주하게 드나들던 모습,

우체국으로 크리스마스카드를 부치러 

언덕길을 내려가던 펠스영감님,

거리거리에는 또 얼마나  

싱싱한 크리스마스 트리 냄새가 퍼져 있는지

크리스마스시장에서 마시는 펄펄 끓는 뜨거운 와인을

호호 불어가며 마시는 맛은....

잊을수가 없습니다




자작나무에 준베리나무에 눈 내리는, 눈 덮힌 풍경은

 눈물나도록 아름다운 풍경이었어요.

눈 오는 날이면 하루종일 잠옷바람으로 뒹굴방굴

아덜놈들이 틀어주던 감미로운 마이클 부블레의 

크리스마스 노래를 듣곤 했지요.


아버지와 잘라온 소나무가지로 

리스를 만들고 있어요.

크리스마스도 다가오고

눈이 또 온다 합니다.

포인세티아도 하나 사야겠습니다.



양평집 돌계단 포스에 여기도 상상이 갑니다
영감님 어깨통증과 팔꿈치에 파스 보다 기패치를 구해서
늘 붙이고 신안 토판염을 062 247 1001 구입해서 입맛에 맞는 염분을
찾아서 상복하시면 미네랄과 미생물이 풍부하여
고국에서 평안한 노후를 즐기실거에요
네 감사합니다 노을님
신안 토판염이 몸에 좋은거였군요 ㅎ
즐거운 크리스마스연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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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 그럴까 싶어요, 저는 이 맘 때쯤 매년 느끼던 뼈에 저리게 스미던 외로움과 소외감마저 그리울 정도인데요...
냄새도 다르고 맛도 다르고 그런 크리스마스, 영감님 파스 붙여 드리며 알콩달콩 벽난로 앞에 따스히 지내시겠지만
내 어깨 위에 올라타 떨어질 줄 모르는 그리움과 외로움 - 삼십 년 계셨으니 앞으로 삼십 년은 더 그리움에 시달리시겠지요
크리스마스 쿠키에서 풍기던 계피향과 쉬니쭈커가 주던 외로움, 거기다 귤과 묘하게 다른 만다린의 향 등등...
ㅋㅋ 다행히 저는 글뤼봐인을 안 좋아해서 그 생각은 안 남!!!
빈티지님의 그림과 향기는 아직도 손에 잡힐 듯 할 것 같아 슬며시 마음이 아프네요.
그러다 언젠가는 꿈이었구나 싶어질까요...?
그래도 거실 창 가득 눈 내리는 풍경, 아무나 가질 수 없다는 것 아실 터이니!
눈물이 날 뻔도 했다지요 ㅜ.ㅜ
이 겨울병을 어쩔까나 싶네요 고두님
저는 봄, 삼월말에 독일엘 갔었는데 말이지요
어느 계절 보다 유럽은 역시 겨울이 가슴이 시리도록 아름다운것 같아요.
(근데 글뤼바인을 안 좋아하셨다니....)
어제 꼬불쳐 둔 글뤼바인을 뎁혀 홀짝 홀짝 마시는데
순간 영혼이 따뜻해져왔었다고 하면 오바지요? ㅋ
프로스트 고두님
그리움과 외로움을 위하여
눈이 오니 춥고황망해 갑갑 하네요
춥고 움직이기도 힘이들고
겨울에 낭만이 없서졌서요
이제 늙어가나봐요
잠시 날이 녹았다가 오늘 아침부터 다시 추워지네요.
달진맘님 많이 바쁘시지요?
겨울을 즐기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실상은 많이 웅크리고 있습니다.
낭만과 즐거움이 가득한 크리스마스 연휴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아~~눈으로만 보던 저도 독일의 가을풍경이 그리운데 ~~
30년이면 고향이죠~~그리고 사랑하는 아드님들의 고향이고요~~
마음이 아리네요~~
그와중에도 저초코쿠키는 먹어보고 싶네요~~ㅠㅠ
이 와중에 초코 쿠키는 왜 이렇게 맛있어가지고
맛 보시라고 하고 싶네요 ㅋ
두고온 것들 그립기 시작하면 마음이 겉잡을수 없이 회오리치는데
그렇치 않은 순간들도 많으니 다 살기 마련이겠지요.
하나리님 요새는 라임 딱딱 맞아 떨어지는 시 안 쓰십니까 ? ㅋ
즐거운 크리스마스 연휴 되세요^^
ㅎㅎ 아빠님만의 고군분투 한국 정착기를 보는것 같아요~
빈티지님은 따뜻한 부엌에서 쿠키 굽고 카메라들고 현장 사진만 찍으시고~
크리스마스는 잘 보내셨나요?
전 감기로 애들도 모두 못오게해서 감기 옮은 영감이랑 둘이서
콜록콜록 팽팽하며 외로이 쓸쓸히 보냈답니다 ㅎ
트리 불빛만 깜박깜박 하네요 ^^
참참..저 쵸코쿠키 정말 맛나보여요
저한테도 맛보라고 하나 권해주세요 ㅎㅎ
칼라님 아직도 감기중이세요?
어째요? 모두 못 오게 하셨다니 많이 안좋으셨던 모양입니다.
크리스마스는 그래도 가족과 함께여야하는데
저희는 방금 크리스마스글에도 올렸듯이 아덜놈들이 다니러 왔어요.
다시 집이 꽉 찼습니다.
예쁜 트리 봤었습니다.
그 모습 보니 너무 그립고 이제는 가질수 없는것이 됬다 싶어 눈물이 핑 돌아 연락을 못 드렸댔어요 ㅠ
크리스마스 쿠키 독일에 있을때는 몇 종류나 구웠는데
그때 왜 가까운 벨기에로 보낼 생각을 못 했나 몰라요
감기 얼른 나으세요 칼라님
눈오는 풍경은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네 그렇지요?
눈 내리는 풍경도 멋있고요
대관령은 겨울엔 언제나 흰 설국이겠습니다
이곳은 더운 나라인데 덕분에 눈 구경 잘하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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