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킹

빈티지 매니아 2019. 2. 21. 00:02



 Backen im Winter

겨울 베이킹


눈 없는 겨울이라고 투덜투덜 거리던차에

뉴스레터로 날아온 레씨피다.

 차곡차곡 메일함에 쌓여져만가는 레씨피들

요즘은 거의 들여다 볼 일도 없지만

오랜만에 제목에 이끌려 열어 본

 타이틀사진에는 동글동글한 빵위에 

하얀 눈이 소복히 내려앉아있다.

그래 독일은 올해 눈풍년이라지

 눈이 잦아서 귀찮아 죽겠다는 작은 넘이 보내준 

사진과 영상들속에도

그리던 그곳의 겨울풍경이 가득했다. 




밀가루 500g, 우유 250ml, 이스트, 설탕 30g,

소금 한꼬집,계란 2, 버터 180g, 슈거파우더 조금

25cm* 15cm* 5cm 사각틀






지방마다 부르는 이름은 각기 다른 빵

우리가 살았던 곳에서는

로어누델Rohrnudel이라는 이름을 가진,

원래는 보헤미아지방의 것으로

부흐텔른Buchteln 이라는 겨울디저트

또는 식사대용이다.

한글로 옮겨 쓰고 나니 어째 이상한데

크와 흐 사이인 센 발음으로 

L은 거의 들리지 않게 

빵맛 또한 딱 그 어감 그대로

부흐텔른스럽다.

부흐텔른은

겨울에서 으스으슬한 봄까지

 몇번이나 구워댔던 정말 겨울베이킹에 

빠져서는 안될 빵이다.

 오븐에서 꺼내 뜨거운 김만 살짝 날린뒤

역시 뜨거운 바닐라소스에 듬뿍 찍어 먹는, 

그 따끈따끈하고 폭신한것은 얼마나 맛있는지 

눈까지 내리기라도 하는 날이면

바깥풍경을 바라보며

 사각틀의 부흐텔른 한판을 

순식간에 다 비울수도 있었다.






이번 겨울 만큼 눈타령 해댄 겨울이 있을까

누렇게 뜬 잔디를, 

미세먼지로 희뿌여한 메마른 대기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봐야하는

 재미없는 나날들이 이어졌다. 

" 양평은 여름보다 겨울이 훨씬 멋져요 "

마치 양평홍보대사라도 된것처럼

보는 사람마다 붙잡고 광고를 해댄것도 모자라

한번 들르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꼭 겨울에 와야한다고 당부를 잊지 않았으니

영감은 영감대로 

이번 겨울 단단히 기대를 하고 있었다.

눈 내리는 날 

양평골짜기로 사람들을 불러 모아

정원에 장작을 피우고 글뤼바인을 마시겠노라며

 잘 맞지도 않는 날씨앱을 열심히 쳐다보며

겨울내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던중이었다.






기다리던 눈소식은 겨울이 끝나가도록 

감감 기별이 없었다.

눈 내리면 굽겠다고 

꼬불쳐 두었던 부흐텔른 레씨피는

하는수 없이 동생네가 오기로 한날

누렇게 뜬 잔디밭을 바라보며 구웠다.

반죽을 오븐에 넣으려는 찰나

우리집에서 그나마 가까운 곳에 사는 

예전 독일에서 같은 도시에 살던 이들이 

잠시 들르겠노라며 기별이 왔다.

"어어...눈 오면 오지요? "

내가 일전에 손가락통증을 호소했던것을 

이이가 기억하고는 파라핀치료기를 

전해주러 오겠다는거였다.

이미 준비해서 나선 길이고 한 시간후면 도착,

커피나 한잔 얻어 마시고 가겠다니

눈타령이 소용없게 되었다. 






서둘러 바닐라소스를 두배로 만들고

겨울빵 부흐텔른으로

졸지에 겨울손님 두 팀을 시간차를 두고 맞이했다

벌써 이십년도 전에 귀국한 그이들은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는 독일맛이라며

바닐라소스을 듬뿍 듬뿍 발라

부흐텔른 한접시를 천천히 음미하듯 비웠다.

조용하다 못해 적막한 골짜기에

 모처럼 두런두런 겨울이야기가 오고 갔다.

난로에 장작불이 타닥타닥 타오르는

눈이 없어도 그럭저럭 겨울정취가 나기도 했다.

이윽고 바톤터치한 동생네가족

어린 조카는 바닐라소스가 맛있는지 

남은 부흐텔른 한판을 거의 다 비우다시피했다.


쩡쩡한 양평의 겨울이

눈이 없다는게 말이 되냐며

아직도 영감은 툴툴거리고 있다

사람들과 글뤼바인을 못마셔서 

원통,애통,비통해하는 그 심정을 누가 알까나

그러다 깜짝 어제 눈이 내렸다.

좋아라 하기 바쁘게 돌아서서 사라져가는 눈

  글뤼바인은 꺼내지도 못했다.






여수나 양평이나
올해 겨울은 눈가뭄 입니다

농부는 올여름농사를 걱정합니다,

눈이 안내린 황량한 겨울에 음침항이
구제억이라는 병마를 동향 또 억장ㅈ이 무서집니다


만드신 빵
맛나 보여서 자다 깨
침 흘립니다
이정도면 가뭄 심한거지요?
방금 후두둑 소리 들리길레 내다 보았더니 싸래기같은 눈이 잠시 날리네요
저희 잔디도 너무 누래서 말라 죽지 않았나 걱정이 될 정도여요.

구제역해제 되어 다시 우시장도 열린다는 뉴스 들으며 달진맘네 목장 생각했더랬습니다.
이번 겨울 고생이 많으셨지요?
봄맞이 잘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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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양평에 눈이 없다니요?
우리동네에서도 올해는 눈구경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진짜 봄날씨였어요 ~~
꽃시장 구경 가고 싶을 정도로요 ㅎㅎ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리는 겨울여행중 글뤼바인 ^^
그리고 식사빵도 참 맛있게 먹었드랬지요
바닐라소스에 부흐텔른 ~~ 부드럽고 달콤할것 같아서
침이 고이네요 저도 먹고 싶어유 ㅠㅠ
올해 눈 실종이에요 완전 ㅠ
어제 인터넷 기사에 보니 부산에 벗꽃이 피었던데요
제주에도 봄이 완연하지요?
꽃장만 많이 하셨나요?
언젠가는 봄이 오겠지 생각하면서 저희도 상토도 사 놓고 모종판도 사 놓았어요
작년에 받아둔 꽃씨들 허브들 모종내다보면 여기도 꽃들 좀 올라오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브리티니님
글뤼바인 드셔보셨군요 반갑습니다 ㅎㅎ
저는 여기와서 글뤼바인 애주가가 되었는데
지난 겨울 눈이 사라진 바람에 영 아쉽게
기회되면 다같이 글뤼바인 부흐텔른 날 잡아요 ^^

뜨거운 바닐라소스를 듬뿍 적셔 먹는 갓 구운 빵맛이 어떨지 상상만 해봅니다~
여긴 수선화 크로켜스 무스카리등이 벌써 활짝들 피였어요
한국도 매화가 한창이죠?
빈티지님 독일집 부엌 창문앞 산수유도 노란꽃을 피웠을까요?
봄이 성큼성큼 걸어 옵니다.
답글도 오랜만에 다니 어데다 써야되는지 까묵었습니다 밑에 턱하니
요 밑에꺼 칼라님꺼에요 ㅋ
아 수선화 크로커스... 말만 들어도 독일의 봄이 막 떠올라요
무스카리는 정원아랫쪽 장미주변에 심어두었는데 해가 갈수록 막 번져나갔고요...
칼라님 정원에 색색이 크로커스 피었지요?
봄꽃들이 저는 참 이뻤던것 같아요
여기는 아직 감감무소식입니다 ㅠ
여전히 누런 잔디에 뿌연 대기질에 봄에 정말 어디론가 피신을 가야할것 같아요
칼라님 정원식탁에서 깨끗하고 따스한 봄 제 몫까지 많이 많이 즐기시길 흑
ㅎㅎ 답글 다는곳을 잊어버렸다는 말에 웃음이 풍~ 나옵니다 ㅎ
그게 왜냐면요~ 날이 갈수록 눈이 침침하니 안보이니 절로 활자랑 멀어지네요
더구나 이렇게 꺠알 같은 댓글 다는건 눈은 안보이고 그저 손에 익은 느낌만으로 쓰게 되요
아마 다른 분들도 저랑 크게 다르지 않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