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연대기

무적위연 2008. 2. 9. 01:42

악인 동탁

 

정사에 기록되어 있는 동탁의 인물상은 천하의 빌어먹을 인간입니다. 한이 망한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동탁의 탓인 양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은 지나친 비약이고, 정치적인 농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라를 망하게 하는것이 어떻게 한사람의 일로 가능하겠습니까? 나라가 망하면 누군가 총대를 매야만 되는데, 이는 언제나 예외없이 마지막에 권력을 취한 자가 되게 마련입니다. 보통은 마지막 임금이 되기 마련인데 삼국시대의 특성상 그렇게 될 수가 없었죠. 후한의 마지막 황제였던 헌제는 시종일관 조조의 꼭두각시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럼 조조를 매도해야 되는데 조조를 꼽자니 위나라의 사실상의 시조를 매도하는 역사서라는게 있을수가 없고, 이각 곽사의 무리를 꼽자니 너무 비중이 작은고 별볼일 없어서 안됩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동탁이 이 악역을 맡기에는 너무나 적합했던 겁니다. 그는 비중도 컸고, 카리스마가 넘쳤으니까요. 특히나 동탁은 황제 교체를 단행함으로써, 관동의 반군에게 표적이 되었으니 더할나위없는 적임자가 된 것입니다. 이 반군들이 모두 삼국시대의 군벌이고, 그중에 한명인 조조가 헌제를 받들어 사실상 위나라를 창업했으니 동탁은 빼도박도 못하게 된겁니다. 동탁 이외에 이 악역을 담당할 인물이 누가 있겠습니까?

 

동탁의 황제교체

 

그럼 동탁은 왜 황제를 교체하는 '초강수'를 두었던 걸까요? 이와 관련해서는 두가지 기록이 있습니다.

 

하나는 애당초 소제(유변)와 진류왕(유협-후에 헌제가 됨)을 만났을 때, 나이 많은 소제는 울고만 있는데 나이 어린 진류왕이 오히려 동탁의 질문에 잘 대꾸하자, 헌제를 더 똑똑하게 보았다는 배경과 또 하나는 헌제를 키운 동태후가 동탁 자신과 같은 성씨였기 때문에 황제교체를 단행하게 되었다는 기록입니다. 그렇지만 역시 이런 중차대한 일을 그런 일시적인 기호나 감정에 따라 결정했다고는 보기는 어렵습니다. 황제 교체는 동탁정권이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정하게 될만큼 중차대한 일이었습니다. 그런 위험천만한 일을 한 이유를 그런 이유만으로 적고 있는 것도 그에 대한 의도적인 비방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분명 그런 위험천만한 일을 해야만 하는 무언가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몇가지 내용을 추리해볼 수는 있겠습니다. 먼저 진류왕이 소제보다 더 똑똑했다는 점은 사실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습니다. 또 별로 중요한 내용도 아닙니다. 만일 똑독했다면 대권을 노리는 동탁은 그를 황제로 내세워서는 안되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는 멍청했지만 진류왕이 후한의 마지막 황제였고, 조비에게 선양한 인물이기에 그가 총명했다고 기록해놓은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부분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10살도 안된 아이가 똑똑하다고 해봤자 얼마나 똑똑할 것이며 동탁이 진정 나라를 걱정하여 황제를 교체한 것은 아님을 볼 때 똑똑하다고 해서 황제로 옹립하는건 그다지 설득력이 높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확실히 동탁을 깍아내리기 위해 꾸며진 내용일 겁니다.

 

중요한 대목은 진류왕을 키운 동태후가 동탁과 같은 성씨였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왜 중요한고 하니 소제의 뒤에는 하태후가 살아 있지만, 진류왕의 뒤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미 진류왕의 어머니인 왕미인은 하태후에 의해 이미 살해당했으며 동태후도 이미 죽었으니까요. 이는 다시 말해서 소제는 하태후가 수렴청정 함으로 동탁이 전권을 가지는데 방해가 될 수 있지만, 헌제는 그럴 문제가 없을 뿐더러 잘만하면 동성임을 내세워 그 본인이 섭정을 해나갈 수도 있는 것입니다. 동탁이 굳이 동태후와 같은 성씨임을 내세운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황제 교체를 통해 장애물을 제거함과 동시에 자신의 위세를 크게 세울 수 있으니 일거 양득인 셈입니다. 이것이 바로 동탁이 소제를 끌어내리고 진류왕 유협을 헌제로 만든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탁은 황제 교체를 추진하면서 원소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천하의 군주는 마땅히 현명해야 하오, 매양 영제를 생각할 때마다 사람들로 하여금 분하고 한스럽게 하였소. 동후董侯는 괜찮은 것 같으니 마땅히 그를 세워야겠소"

 

여기서 동후라는 말은 동씨가 키운 동성제후라는 뜻으로 바로 유협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러한 표현들을 볼 때, 동탁이 그 스스로 척당을 결성하여 대권을 장악하려 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2008년 02월 09일   

                                                                                                 wrtten by 무적위연

 

p.s-동후董侯라는 말이 동씨가 키운 동성제후라는 뜻임은 다음  三國志 카페의 (http://cafe.daum.net/sam3) '朴祥辰'님이 알려주신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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