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권삼현 2020. 3. 13. 17:35

갓 면허를 딴 초보 운전자가 서울 같은 대도시 출근길에 차선을 바꾸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초보라서 죄송해요'라는 솔직한 뒤창 표어로 옆 차선 운전자의 마음을 움직여 운 좋게 양보를 얻기도 하지만,

'어제 면허 땄어요'라고 읍소해도 어림없다.

어떤 이는 '2 시간째 직진 중'이기도 하고.

'어제보다 잘하는 중'이라고 애교도 부려 보고.

'초보라서 못 간다 전해라'라고 억지도 부려 보고.

'초보운전, R아서 P하셔요',

'저도 제가 무서워요'라고 은근슬쩍 겁도 줘 보고.

'왜 하필 초보 옆 차선으로 가시나요?'라고 원망 어린 질책도 해 보고.

'삼촌, 이모 배려 고맙습니다'라고 눈웃음을 지어 보지만 옆 차선으로 끼어들기는 마찬가지로 힘들다.

마침내 '내가 이러려고 면허 땄나?'라고 자조하고.

'핵 초보! 건들면 터져요'라고 용기 내어 협박을 해 봐도 갈 길 바쁜 출근길에 양보를 얻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당신도 얼마 전엔 초보'였지만 누구나 초보 시절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까맣게 잊어버린다.

초보 시절부터 '먼저 가, 난 이미 틀렸어'라는 한탄이 들리는 사회보다는 '마음은 100km, 나도 달리고 싶다'는 초보의 희망 섞인 절규에 '삼촌, 이모의 배려가 고마운'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느 분야에서나.

머지않아 AI 자율주행 자동차가 거리를 활보하는 날 이 글은 옛이야기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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