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자락길(2) : 죽령옛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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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사찰

2010. 5. 23.

 

소백산 자락길

 

 

2코스 일부(승지길-과수원길)

금계호-금선정-풍기온천-소백산역(구 희방사역)(12.6km), 3시간 10분 소요

 

3코스(죽령옛길-용부원길-장림길)

소백산역-죽령옛길-단양 용부원리-죽령역-장림리(11.4㎞), 4시간 소요

 

 

어제 달밭길을 따라 소백산 자락길을 걷고 이틀째 소백산 자락길을 걷습니다.

(소백산 자락길(1) : 달밭길을 걷다, http://blog.daum.net/sannasdas/13389573)

당초 소백산 자락길이 모두 3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어서 하루에 한 코스씩 천천히 걸으려 했으나

어제 2코스의 일부인 4km 정도를 더 걸어서 이제 남은 거리가 약 24km로

하루 온종일 걸으면 딱 적당한 거리인지라 오늘 하루에 소백산 자락길 남은 거리를 걷기로 합니다.

 금계호 펜션마을에서 편한 하룻밤을 보내고 9시경에 걷기를 시작합니다.

 

마을 안쪽 길을 따라 갑니다.

 

금계호 너머로 소백산 줄기가 한눈에 바라보이네요.

 

아침에 물안개를 기대했는데 물안개는 보지못했지만

푸른 하늘에 시원한 이 풍경도 참 좋습니다.

 

소백산 능선 오른편 국망봉이 우뚝하게 보이지요.

 

소백산은 철쭉피는 봄에도 갔었고 흰눈 소복하게 쌓인 겨울에도 갔었지요.

이곳에 겨울에 와서 흰 모자를 쓰고있는 소백산을 바라봐도 좋을것 같습니다.

 

시원하게 물도 흘러내리고 조망 또한 시원하니

불어오는 바람처럼 몸도 마음도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이제 저수지를 내려서서 풍기 방면으로 가야지요.

 

금선정이 있는 장선마을로 들어섭니다.

 

제방에 일렬로 서있는 소나무의 풍취가 참 좋습니다.

 

금선정 입구에 도착하니 안내 이정표가 반겨주네요.

 

금선정은 퇴계의 제자인 황준량이라는 분이 학문을 닦던 곳에

그분이 타계한 이후 지어진 정자라고 합니다.

 

계곡 바위 위에 지어진 참 아담한 정자네요.

 

작은 계곡 바위 위에 지어진 모습을 보니 전남 담양의 소쇄원과 비슷하다는 느낌도 들고요.

 

금선정도 구경하고 마을 길을 따라 갑니다.  

 

나무아래 빈의자를 보며

매미우는 여름날이면 이곳에서 잠시 쉬었다 가도 좋겠네요.

 

ㅎㅎ 요즘은 참 보기힘든 연탄재지요.

어린시절에는 눈오면 들고나가 길에 연탄을 깨서 길에 깔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마을 길을 빠져나가 이제 다시 들판으로 나섭니다.

 

작은 마을 길도 휘돌아 갑니다.

바닥에 이정표가 잘되어 있어 길을 찾는데는 큰 문제가 없더군요.

이제 바닥 이정표에 익숙해진 모양입니다. ㅎ

 

요즘이 금낭화가 피는 제철인가 보지요.

지난주 무주에서도 봤는데 이곳에서도 예쁜 모습으로 만납니다.

 

민간예언서인 정감록에서 십승지란 전란, 질병, 기근 등 삼재를 피하기 좋은 전국 10곳을 말하는데

이곳 승지마을인 금계촌 임실마을은 풍수지리상 전국의 십승지 중에서 제일 승지로 꼽히는 곳이라고 합니다.

 

물론 보기에는 여느 시골 마을과 다를바는 없지만 그저 편안하고 넉넉한 느낌은 가득합니다.

 

그리고 이 마을은 인삼 시파지로도 유명하다고 하네요.

조선 중종때 당시 풍기군수였던 주세붕이 채취한 산삼 종자로 인삼을 처음 재배한 곳이라고 합니다.

 

다시 그다지 힘들지 않은 자수 고개를 넘습니다.

 

10시 40분에 2-1코스 승지길의 종점인 희여골에 도착합니다.

삼가리에서는 11.3km를 왔고 2코스의 종점인 소백산역까지는 7.9km가 남았네요.

물론 오늘은 현재까지 7.2km를 걸은거구요.

 

희여골은 이 마을 뒷산에 하얀 바위가 두개 있는데

바위 모양이 백호를 닮았다고 해서 백호의 백자와 호랑이 꼬리가 이끼 야(也)자와 흡사하다하여

희야골이라 불리우게 되었는데 이후 발음이 변해 희여골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제부터는 사과나무 가득한 2-2코스인 과수원길을 걷습니다.

 

기차길 아래 터널도 통과하고요.

 

조금은 뿌연 느낌의 하늘이지만

하늘의 구름은 참 멋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제 마을 길을 빠져나와 풍기온천 방향으로 5, 36번 국도 길을 약간 걸어가야 합니다.

 

그래도 차가 다니는 길을 계속 가지는 않고

약 500미터를 걷다가 왼편 마을 길로 빠져서 전구교 앞에서 제방길로 나섭니다.

 

멀리 백두대간 능선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참 조망 좋은 곳이네요.

걷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풍경이고요.

 

오른편에 죽령이 보이고 가운데에는 도솔봉이 우뚝하게 바라보이는 풍경이

내 앞에 아름답게 펼쳐지네요.

 

도솔봉도 1,300미터가 넘는 산인데 그저 넉넉하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다가오고요.

 

다만 햇살은 무척이나 더운데 그늘이 하나도 없어 조금은 힘드네요.

하여 가던길에 옆 개울을 건너 발도 담그고 휴식도 취해봅니다.

 

사는게 뭐 별거겠습니까.

내가 걷고 싶은 길을 걷고 내가 쉬고 싶은 곳에서 쉬고 이런게 사는 모습이겠지요.

그것도 행복하게 사는 모습일거라 생각해 봅니다.

저 하늘의 구름처럼 그저 가볍게 흐르는 바람처럼..

 

이제 소백산역도 2km남짓 남았네요.

당초 추운 날이었으면 풍기온천을 들러 휴식을 취하러 했으나

30도에 가까운 무더위에 온천은 조금 거시기 하지요. ㅎㅎ

그래서 바로 소백산역 방향으로 제방길을 이어갑니다.

 

풍기온천 너머로 연화봉도 보이고 소백산 천문대 시설도 보이네요.

 

 그나저나 이곳에서 만나는 밭은 대부분 사과나무 아니면 인삼밭이더군요. 

근데 아침부터 사과가 먹고싶어 작년에 수확한 사과라도 있을까 두리번 거려도

사과파는 곳을 만나지는 못했네요. 흑 

 

이제 소백산역이라 불리는 희방사역도 거의 다 온것 같습니다.

이곳 희방사역이 있는 수철동은 원래 죽령옛길의 가장 큰 주막거리였다고 하네요.  

 

이제 이 터널만 통과하면 소백산역이겠지요.

 

근데 이게 왠일입니까. 물이 아래로 흐르지 않고 사람이 다니는 위로 흐르니요.

그것도 제법 많은 물이 세차게 흐릅니다.

그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마치 인디아나 존스 영화에서 물이 흐르는 동굴을 통과하는 기분이 들더군요. ㅎㅎ

 

여튼 바지를 물에 다 적시고 굴을 통과했습니다.

근데 물도 깨끗하고 시원해서 전화위복이네요.

 

이곳 소백산역에는 옛길이 2개가 있지요.

오늘 가야할 죽령 옛길과 소백산역 입구에서 희방사 방향으로 가는 희방옛길이 있습니다.

 

여튼 12시 40분경에 소백산역에 도착했습니다.

물론 소백산 자락길의 2코스도 끝나는 곳이지요.

 

이제 소백산 자락길의 마지막 코스인 3코스의 시작입니다.

소백산역에서 죽령주막이 있는 고개까지는 2.8km의 거리고요.

 

죽령(689m)은 경북 영주와 충북 단양을 잇는 중요한 교통로로

영남에서 서울로 가는 삼대 관문(문경새재, 추풍령)중 하나로 이중 가장 높은 고개길이기도 하지요.

근데 글자대로라면 대나무가 주변에 많아야 하나 대나무는 한그루도 만날수 없습니다.

죽령이라는 이름으로 지어진 2가지 유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신라시대 죽죽이라는 장군이

처음 길을 개척했다고 해서 죽령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설과

지리생물학적으로 이곳이 자생 대나무의 북방 한계선이라서 그리 되었다는 설이 있다고 하네요.

 

죽령 옛길은 포장이된 길이 아닌 포근한 흙길이지요.

소백산 자락길은 흙길이 그리 많지않아 이런 흙길을 만나면 무척 반갑습니다.

 

시원한 숲속을 걷기도 하고요.

 

어름덩쿨꽃인가요. 나무줄기에 꽃대를 내어 피어서인지 더욱 인상적입니다.

 

죽령옛길은 그저 편하게 오르는 길입니다.

물론 오르는 사람보다 내려오는 사람이 대부분인것 같네요.

죽령고개로 차가 다니는 국도가 있어 그곳에 차를 두고 소백산역까지 내려오는 것이 쉽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길은 왠지 오르는 길이 더 길답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조금은 더 힘들더라도 말입니다.

 

줄딸기 꽃이 참 독특한 모습이지요.

 

2시경에 죽령 주막이 있는 죽령고개에 도착했습니다.

 

죽령마루는 3-1코스의 종점이자 3-2코스 용부원길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이제 내리막길만 남았네요. ㅎㅎ

 

 물론 이곳은 경상북도와 충청북도의 경계이고요.

 

이곳 주막에서 2시 30분까지 늦은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후 여행자 여권에 스탬프를 받았는데 사장님 말씀이

제가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ㅎㅎ

 

이제 식사도 마치고 주변 매점에서 커피 아이스스틱도 사서 먹고

이제는 하산길만 남아서인지 마음도 더욱 가벼워집니다.

 

이제 3-2코스 용부원길의 들머리를 찾아야합니다.

물론 차가 다니는 길로는 가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충북 방향으로 나서니 휴게소 건너편에 생터 공원이 조성중에 있고

 

그곳으로 내려서는 나무 계단이 있습니다.

물론 이곳이 용부원길의 시작이지요.

 

오랜만에 다시 익숙한 화살표를 만났습니다.

죽령길에는 국립공원 이정표가 잘되어서 그런지 자락길 이정표는 하나도 없더군요.

 

죽령 산신당과 생태공원 조성중인 이곳은 버들밭이라 불리는 곳입니다.  

 

죽령터널 방향으로 내려서는 길은 한적하고 편안합니다.

 

이곳도 역시 흙길이라면 더욱 좋았겠지만 그래도

계곡의 물소리와 숲속의 새소리가 함께하는 참 호젓한 길입니다.  

 

옛 신라 절터인 보국사지 안내판이 있는 곳도 지납니다.

 

참 고즈넉한 그런 길입니다.

당초 지도에는 이 길이 보이지 않아 차가 다니는 길을 걸으면 어떡하나 걱정했었는데

이런 좋은 길이 숨어있었네요.

 

이제 죽령터널도 2.2km가 남았습니다.

 

샛골이라 불리는 용부원2리 마을에 도착했는데 애구 이곳도 공사중이라 마을 길을 우회해서 가야하네요.

여튼 오늘은 이곳 저곳 공사중인 길이 많습니다. ㅎㅎ

 

죽령 옛고개마을이라 소개되는 이곳은 옛날 장림역에 딸린 원(일종의 여관)이 있던 용부원입니다.

근데 인삼이나 사과 등의 산업에 중점을 두는 경북 영주에 비해

충북 단양은 아무래도 관광 산업에 관심을 두어서인지

관광 안내 시설들이 무척이나 세련되고 잘되어 있는 느낌이 듭니다.

 

이제 용부사 방향으로 계속 길을 이어갑니다.

 

숲은 더욱 깊고 그래서인지 참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용부사 입구 근처에서 다시 흙길을 만납니다.  

 

이 길만 돌면 용부사 절이 있고요.

 

이제 이곳에서 죽령터널방향 숲길로 들어갑니다.

 

 이 길은 퇴계 이황 선생이 몰래 산책했다는 이야기가 있는 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숲이 무척이나 울창하고 어제 걸었던 달밭골처럼 느낌이 참 좋습니다.

 

그나저나 희미한 길을 이어가는데 이곳 계곡에서 길이 끊어지네요.

 

이왕 이렇게 된것 이곳 계곡에서 시원한 물에 몸도 담그고 싶어 잠시 이곳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잠시 자연의 일부가 되어봅니다.

사람이 지니는 욕망과 같은 것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자연이 참 고맙습니다.

 

다시 길을 찾기 위해 돌아서니 계곡 바로 위쪽에 낙엽으로 덮여있는 길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아까 있었던 계곡 바로 위로 길이 지나가고요.

 

허걱 근데 철조망이 길을 막고 있습니다. 더우기 문에 열쇠까지 채워져 있고요.

이리 저리 살펴보니 다행히 오른편으로 길이 있더군요.

하여 무사히 길을 빠져나왔습니다.

 

근데 어제 달밭길처럼 이곳도 출입 금지지역이네요.

물론 소백산 자락길 이정표가 금지 팻말과 함께 있습니다.

무사히 지나온 길이지만 조금은 혼란스럽더군요.

 

여튼 이곳에서 3-1코스가 끝나고 소백산 자락길의 마지막인 3-2 장림길이 남았습니다.

죽령 주막에서 2시 30분경에 시작했는데 이곳에 4시에 도착했으니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된거네요.

 

죽령 계곡 옆으로 기차가 다니는 터널도 함께 지나는 것 같습니다.

 

죽령터널 입구를 빠져나오니 이제 다시 국도길을 만나게됩니다.

 

그리고 이곳부터는 차가 다니는 국도변을 걸어야 하지요.

 

장림까지는 3.7km 거리이고 차가 많이 다니는 국도인지라 조금은 부담이 되더군요.

 

가던길에 용부원 3리 마을도 만납니다.

 

이곳 마을은 다자구야 들자구야 전설이 있지요.

 

마을을 빠져나와 죽령역 방향으로 계속 걷습니다.

이길에서는 일반 국도와 고속도로 그리고 기차길이 한꺼번에 보이네요.

 

죽령역 입구를 지나갑니다.

 

비록 차가 다니는 지루한 길이었지만

이제 소백산 자락길도 1km밖에는 남지 않았네요.  

 

갈매기 식당을 지납니다.

이곳도 스탬프를 받을 수 있는 곳인데

식사도 하지않고 그냥 스탬프를 받기가 조금 그렇지요. ㅎ

 

5시경에 소백산 자락길의 종착점인 대강면 장림리에 도착했습니다.

단양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 옆에서 마감을 하네요.

 

당초 2박 3일을 예정했으나 실제 걸어보니 1박 2일이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여름이 오기전에 이 길을 걷고싶어 서둘러 왔지만

걷는 이틀동안 날이 무척이나 더워서 여름이나 진배가 없더군요.

그 덕분인지 소백산 달밭골 및 죽령계곡의 느낌이 더욱 오래남을 것 같습니다.

 

작년 11월 고창 질마재길부터 시작한 문화생태탐방로 걷기도

이제 강화나들길과 여주여강길 그리고 삼척구간 동해 트레일 길만 남았네요.

특히 4대강 공사로 인해 여강길이 군데 군데 없어진다는 소식을 듣고나니 마음이 더욱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앞으로 더욱 많은 생태탐방로 길이 생긴다고 하지만 많이 생기는 것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기존에 만들어진 길이라도 사람들이 충실하게 걷을 수 있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이름처럼 문화와 생태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길이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