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춘설,선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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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2018. 3. 14.


겨울을 보내기가 아쉬워서 일까? 아니면 설경산행에 대한 집착일까?

아마도 지난 겨울동안 겨울산 다운 겨울산행을 제대로 못한 아쉬움이 많이 남았나보다.

사실 그 춥고 길었던 겨울동안 겨울산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설경산행을 제대로 한것이 한 두번 뿐이다.

 

[백두대간 선자령(仙子嶺 1,157m)]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 평창면, 도암면 횡계리 삼정평 사이에 있는 고개로

백두대간을 이루는 영동과 영서의 분수계 중 한 곳으로 동쪽으로는 급경사, 서쪽으로는 완경사를 이루는 경계 지점이다.

특히 북쪽의 곤신봉과 매봉에 이르는 서쪽 지역은 남한강 상류가 되는 송천이 시작되는 곳으로 지형학적으로

대관령면 중에서도 고위평탄면에 속하는 산악지 중에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저평지를 이루고있다.


겨우네 아쉬운 설산산행에 목말라 하다 3월 초순이 지나 중순으로 가는 길목에서

남들은 봄꽃을 찾아 떠나 야생화 자랑이 한참인 요즘, 엇그제 우연찮게 눈소식을 듣고

한 걸음에 이곳 대관령으로 달려왔다.


선자령 산행은 언제나 처럼 대관령 국사당입구에서 시작한다.


선자령 들머리에 있는 계수기를 지나 무수히 달려있는 산악회 리본을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어본다.

사실 나도 산악회 동아리 활동을 할때 많이 저짓(?)을 해봤기 때문이다.


들머리를 들어서면서 부터, 내 모습을 내가 볼 수는 없었지만

아마도 입이 찢어지게 함박 웃음을 웃은것 같다.


대관령 구길에 올라서는 순간 짙게 드리운 안개가 전조등을 켜도 가시거리가 100m도 안되는것 같았다.

하지만 안개속에 보이는 선자령의 모습은 황홀경 그 자체였다.


 

눈 앞에 펼쳐지는 설경은 하늘과 땅이 구분이 안되고

이렇게 흠뻑내린 눈을 밟아보기는 아마도 3~4년만 인것 같다.


불과 약 2주전 강릉쪽 눈소식을 듣고 이곳 선자령으로 달려온 적이 있엇다.

하지만 선자령 입구에서보는 주변 경관이 형편없이 매말라 있었다.


물론 산길을 오르면 그간 내렸던 눈이 남아 있을 수는 있었겠지만 내가 원하는 풍경은

바닦은 물론 나무위와 산 전체가 하얀 설경을 원해서였다.


그리고 겨울의 선자령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된다고 생각했었다.


비록 짙은 안개와 따갑게 내리는 싸리눈이 시야를 흐리게 하지만

그 당연함이 오늘 이루어진것같다.



선자령 오름길에 만나는 KT송신소도 눈과 안개에 뭍혀 육중한 송신탑이 희미하게보인다.


간간이 만나는 이정표들도 눈에 뭍혀 얼굴만 삐죽 내밀고있다.


선자령의 등반로는 사실 단조롭다.


이 등반로가 백두대간의 일부 인 관계로 대간등반때는 지나가는 한 구역에 불과하지만

이곳을 목적으로 등반할때는 선자령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 오기 때문이다.


선자령을 향해가며 보이는 설경 모두가 내 눈에는 황홀경이고 작품이다.


다만, 이 아름다운 풍경을 내 솜씨로는 보인 그대로를 담지 못하기에 안타까울 뿐이다.


선등자가 밟고 지나간 그 발자욱을 발판삼아 밟으며 순간 순간의 모습을 담아볼 뿐이다.


낮은지역에서 보는 전나무와 구상나무들이 점점 멀어지고 키 작은 나무들이 눈에 들어온다.


KT중계소를 한참 지나니 전망대에 다다른다.

이 전망대는 날씨가 맑은 날에는 강릉 시내는 물론이고 강릉앞 바다까지 조망되는 곳 인데

오늘은 안개낀 관계로 아무런 조망도 기대 할 수가 없다.


전망대 옆의 기온과 풍속등 기상을 체크하는 기상시설.

아마도 이 지점이 대관령 서낭골과 선자령의 가운데 지점일것이다.


여기는 나무가 울창한 지역이어서 길을 안내하기 위한 표지판이 일정한 간격으로 서서 길을 안내한다.


간간이 만나는 사람들,

저분들도 나와같은 생각으로 오늘 선자령을 찾았을까?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스쳐 지나간다.


이 아름다운 설경을 일일이 다 설명할 수 없기에  사진만 봐 주시길...


 








큰 소나무를 지붕삼아 내리는 눈과 바람을 피해 휴식을 취하는 어느 산행팀.


선자령 일대에는 풍력단지가 조성되어 새로운 산업 및 관광자원으로서 부각되고 있는데,

거대한 풍력 발전기의 날개가 짙은 안개에 가려 히미한 모습만 보여주고잇다.


등반길에 무리지어 이동하는 등반팀의 모습이 뿌옇기만 한 선자령에 모처럼만에 색갈을 입히고있다.




뿌연 안개를 뚫고 오르니 선자령 정상의 히미하게 우뚝 솟은 선자령 정상비를 만난다.

마침 이곳을 먼저 올라오신 산객에게 부탁하여 인증사진 한 장 남겨본다.

그분 왈, 혼자 산에오면 심심하지않느냐고 묻는데,

아무리 혼자 다니기 좋아하는 나 이지만 오늘 선자령풍경은 진짜 혼자보기 아깝다.


선자령 명칭의 유례는

계곡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들을 데리고 와서 목욕을 하고 놀다 하늘로 올라간 데서

'선자령'이라는 명칭이 유래되었다.


선자령에서 사방이 안개에 가려 뿌연 경치를 즐기며 점심을 해결하고 하산길을 찾는다.

하산길은 일반적으로 오던길을 되돌아 가지만 나는 매봉방향 능선을 내려가 우회하여 한일목장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그런데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발자국이 몇 보이더니 갑자기 발자국이 사라졌다.

아마도 선등자들이 이 길을 가려다 포기하고 그냥 되돌아 간것같다.


그렇다고 이 길을 포기하고 싶지않아 힘겹게 러쎌하며 매봉길 삼거리로 향한다.


매봉길 삼거리에 다다르니 역시 풍력발전기의 날개가 도는 소리가 들리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 코 앞에서 희미하게 거대한 날개가 돌고있다.


여기서부터는 아까 오른 길과는 다른길 이지만 하산길 이기에 발길이 수월하다.


 




하산길의 설경을 동영상으로 잡아봤다.


대관령 하산길과 하늘목장의 갈림길 삼거리.

정면으로 가면 하늘목장이고 대관령 하산길은 좌측에 있다.


대관령길 하산길로 접어들어 가는길은 점점 더 짙어지는 안개로 먼거리는 뿌옇게 보일뿐이다.




하산길에 만난 딱다구리.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하산길 풍경.








하산길에 장난기가 발동하여 동영상을 하나 더 잡아봤다.










하산길에 만난 조그만 예쁜새.

아마도 박새 같기도한데 사실 잘 모르겠다.










마치 그림책에서나 볼법한 겨울풍경 속에서,

정말이지 원없이 빠져가며 미끄러져 보기도하고 뛰어도봤다.


아침에 출발했던 서낭골 들머리를 빠져나오며 오늘 선자령 산행을 마무리한다.

다만, 짙은 안개로 맑은 경치를 못 본것이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하얀 눈에 파뭍혀 원없이 걸어본 정말 뜻깊은 산행이었다.


그 짙은 안개속에 춘설이 내렸고, 그 춘설속에 선자령이 있었다.

오늘 나를 품어준 선자령에 감사한다. ^^**^^






Mystica / Bandari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