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천명

相民 윤봉택 2020. 10. 14. 11:42

2020. 10. 14

 

오늘은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좋은 글을 보내 주셨기에

이 가을 깊은 날에 지인과 함께 나누고자 올립니다.

 

아래 글은

연암 박지원(朴趾源, 1737~1805) 선생의 연암집(燕巖集)7 별집(別集) /종북소선(鍾北小選)/ 녹천관집서(綠天館集序)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무릇 ()’이라 말하거나

닮았다()’라고 말할 때에는

이미 그 속에는 그렇지 않음()’

다르다()’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부어진어초지제 夫語眞語肖之際

가여이재기중의 假與異在其中矣

 

 

 

옛글을 모방하여 글을 짓기를 마치 거울이 형체를 비추듯이 하면 비슷하다고 하겠는가? 왼쪽과 오른쪽이 서로 반대로 되는데 어찌 비슷할 수 있겠는가. 倣古爲文如鏡之照形可謂似也歟曰左右相反惡得而似也

 

그렇다면 물이 형체를 비추듯이 하면 비슷하다고 하겠는가? 뿌리와 가지가 거꾸로 보이는데 어찌 비슷할 수 있겠는가. 如水之寫形可謂似也歟曰本末倒見惡得而似也

 

그렇다면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듯이 한다면 비슷하다고 하겠는가? 한낮이 되면 난쟁이侏儒僬僥가 되고 석양이 들면 키다리龍伯防風가 되는데 어찌 비슷할 수 있겠는가. 如影之隨形可謂似也歟曰午陽則侏儒僬僥斜日則龍伯防風惡得而似也

 

그림이 형체를 묘사하듯이 한다면 비슷하다고 하겠는가? 걸어가는 사람이 움직이지 않고 말하는 사람이 소리가 없는데 어찌 비슷할 수 있겠는가. 如畵之描形可謂似也歟曰行者不動語者無聲惡得而似也

 

그렇다면 옛글과 끝내 비슷할 수 없단 말인가? 그런데 어찌 구태여 비슷한 것을 구하려 드는가? 비슷한 것을 구하려 드는 것은 그 자체가 참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다. 曰然則終不可得而似歟曰夫何求乎似也求似者非眞也

 

천하에서 이른바 서로 같은 것을 말할 때 꼭 닮았다酷肖라 일컫고, 분별하기 어려운 것을 말할 때 진짜에 아주 가깝다逼眞라고 일컫는다. 天下之所謂相同者必稱酷肖難辨者亦曰逼眞

 

무릇 ()’이라 말하거나 ()’라고 말할 때에는 그 속에 ()’()’의 뜻이 내재되어 있다. 夫語眞語肖之際假與異在其中矣

 

그러므로 천하에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배울 수 있는 것이 있고, 전혀 다르면서도 서로 비슷한 것이 있다. 언어가 달라도 통역을 통해 의사를 소통할 수 있고, 한자(漢字)의 자체(字體)가 달라도 모두 문장을 지을 수 있다. 故天下有難解而可學絶異而相似者鞮象寄譯可以通意篆籒隷楷皆能成文

 

왜냐하면 외형은 서로 다르지만 내심은 서로 같기 때문이다. 이로 말미암아 보건대, ‘마음이 비슷한 것心似은 내면의 의도라 할 것이요 외형이 비슷한 것形似은 피상적인 겉모습이라 하겠다. 何則所異者形所同者心故耳繇是觀之心似者志意也形似者皮毛也

 

이씨의 자제인 낙서(洛瑞 이서구(李書九))는 나이가 16세로 나를 따라 글을 배운 지가 이미 여러 해가 되었는데, 심령(心靈)이 일찍 트이고 혜식(慧識)이 구슬과 같았다. 李氏子洛瑞年十六從不佞學有年矣心靈夙開慧識如珠

 

일찍이 녹천관집(綠天館集)을 가지고 와서 나에게 질문하기를, “, 제가 글을 지은 지가 겨우 몇 해밖에 되지 않았으나 남들의 노여움을 산 적이 많았습니다. 嘗携其綠天之稿質于不佞曰嗟乎余之爲文纔數歲矣其犯人之怒多矣

 

한 마디라도 조금 새롭다던가 한 글자라도 기이한 것이 나오면 그때마다 사람들은 옛글에도 이런 것이 있었느냐?’고 묻습니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면 발끈 화를 내며 어찌 감히 그런 글을 짓느냐!’고 나무랍니다. 片言稍新隻字涉奇則輒問古有是否否則怫然于色曰安敢乃爾

 

, 옛글에 이런 것이 있었다면 제가 어찌 다시 쓸 필요가 있겠습니까. 선생님께서 판정해 주십시오.” 하였다. 於古有之我何更爲願夫子有以定之也

 

 

그의 말을 듣고 나는 손을 모아 이마에 얹고 세 번 절한 다음 꿇어앉아 말하였다.

네 말이 매우 올바르구나. 가히 끊어진 학문을 일으킬 만하다. 창힐(蒼頡)이 글자를 만들 때 어떤 옛것에서 모방하였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고, 안연(顔淵)이 배우기를 좋아했지만 유독 저서가 없었다. 不佞攢手加額三拜以跪曰此言甚正可興絶學蒼頡造字倣於何古顔淵好學獨無著書

 

만약 옛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창힐이 글자를 만들 때를 생각하고, 안연이 표현하지 못한 취지를 저술한다면 글이 비로소 올바르게 될 것이다. 苟使好古者思蒼頡造字之時著顔子未發之旨文始正矣

 

너는 아직 나이가 어리니, 남들에게 노여움을 받으면 공경한 태도로 널리 배우지 못하여 옛글을 상고해 보지 못하였습니다.’라고 사과하거라. 吾子年少耳逢人之怒敬而謝之曰不能博學未攷於古矣

 

그래도 힐문이 그치지 않고 노여움이 풀리지 않거든, 조심스러운 태도로 은고(殷誥)와 주아(周雅)는 하()ㆍ은()ㆍ주() 삼대(三代) 당시에 유행하던 문장이요, 승상(丞相) 이사(李斯)와 우군(右軍) 왕희지(王羲之)의 글씨는 진() 나라와 진() 나라에서 유행하던 속필(俗筆)이었습니다.’라고 대답하거라.” 問猶不止怒猶未解嘵嘵然答曰殷誥周雅三代之時文丞相右軍秦晉之俗筆

인용 <한국고전번역원 | 신호열 김명호 (공역)>

 

가을꽃 '노린자리' 꽃향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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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0. 12. 서귀포 삼매봉 남성정에서 청학동에서 오신 김봉곤 훈장님과 새벽 5시 20분에 기침하여, 무병장수의 별 남극노인성을 보고나서 일출되어 담은 사진입니다.

아래 사진은 그날 남극노인성 별입니다.(수평선 위 빛나는 별이 남극노인성 카노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