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나우 퓨전 2007. 11. 16. 16:31
 

            밤 벌 레  


어둡고 

딱딱한 껍질 속에

밤벌레가 살고 있다


따스한 봄볕아래

푸른 잎을 즐기며

아지랑이 속 유영하는

봄 나비 꿈은 없었을까?


어느 날부터인가

윤기나고 보드라웠던 알밤을

행운이라 감사하며

살아왔을 터


몸집이 커가는 만큼

정들어 가는 공간

시간이 쌓이면 굴레가

되는 줄 모르고

달콤하기도 했지만

가끔은 떫기도 한

밤 맛에 빠져 지나버린 세월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먹이도 얼마 남지 않은

삶의 흔적은 오히려

배설물로 남아있는 이곳


먹은 만큼 없어지고

비운만큼 채워야할

작은 저만의 보금자리 속에서

밤벌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