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란(花木蘭, Mulan) 이미지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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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문학/문학일반

2020. 9. 21.

글: 임군영(林君潁)

 

디즈니의 실사영화 <뮬란>이 상영된 후 여러 가지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중 관중들이 뜨겁게 논의하고 있는 것은 여주인공인 뮬란(花木蘭)을 새로운 캐릭터로 설정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그녀는 더 이상 평범한 여자가 아니라, 천성적으로 심후한 내력을 지닌 소녀이다. 이렇게 고쳐버리니, 적지 않은 애니메이션팬들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실사판 뮬란은 원래의 맛을 잃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를 뒤져보면, 당나라이후 적지 않은 문인들은 각자 서로 다른 이미지의 뮬란을 창조했다. 그중 명청(明淸)시기의 변화가 가장 컸다. 뮬란이 용감하게 부친을 대신하여 군대에 들어간 이미지는 더더욱 명청시기 부녀들이 마음을 의탁할 수 있는 대상이 되었다.

 

당나라이래, 뮬란의 이야기는 크게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명청사회의 사회분위기는 부녀의 정절을 중시했다. 여성은 보편적으로 전족을 했다. 그러므오 이때 문헌에 나오는 뮬란은 불가피하게 '전족'을 해야 했다. 뮬란의 임무는 전쟁터에 나가서 큰 공로를 세우는 외에, 더더욱 남자로 가득찬 군중에서 정절도 지켜야 했다. 뮬란이 어떻게 여자인지를 들키는 장면은 명청시대의 글에서 집중적으로 묘사한 중점이 된다.

 

비록 명청시기의 뮬란에 대한 글들은 <목란사(木蘭辭)>를 기반으로 하지만, 그 내용은 사회의 변화에 따라 원래의 가족들이 다시 재회하는 결말 이외에 더 많은 뮬란이 자결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 판본이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어, 원나라때 후유조(侯有造)가 창작한 <효열장군사상변정기(孝烈將軍祠像辨正記)>를 보면, 황제가 뮬란의 비(妃)로 들이려하자, 뮬란은 자결을 하는 방식으로 격렬하게 혼인을 거절한다. 청나라초기에 쓰여진 <수당연의>에서 뮬란의 최후는 후유조의 버전과 유사하다. 마찬가지로 자결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그리고 <충효용열기녀전(忠孝勇烈奇女傳)>의 뮬란은 세번 상소문을 올리면서, 원래 불문에 귀의하고, 수상부제(守喪扶弟)하려 했으나 결국은 자결로 인생을 마감한다.

 

왜 뮬란은 영광스럽게 고향으로 돌아온 후에 자결하는 것으로 끝맺어야 했을까? 기실 뮬란이 여자라는 것을 들킨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왜냐하면 그녀의 진실한 성별이 들통났기 때문에, 황제의 욕망이 일어나게했고, 그녀를 궁중으로 끌어들여 비로 삼을 생각까지 하게 된 것이다. 혹은 집에서 멀리 나가서, 정절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비록 뮬란이 충효를 다한 좋은 여자이지만, 여전히 천리난용(天理難容)의 요얼(妖孼)로 취급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그녀가 성별을 숨겼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금의환향할 때, 농후난 기군죄(欺君罪)도 따라온 것이다. 그리하여 뮬란은 어쩔 수 없이 죽음으로 자신의 뜻을 밝혀야 했다.

 

원나라때 행복한 결말을 취했던 뮬란에 대한 작품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역시 큰 문제가 있다. 여전히 여성에 대한 불공정이 드러난다. 예를 들어, 명나라때 서위(徐渭, 1521-1593)의 <자목란체부종군(雌木蘭替父從軍)>이나 청나라때 영은(永恩, 1727-1805)의 <쌍토기(雙兎記)>와 청말의 <북위기사규효열전(北魏奇史閨孝烈傳)>에서 뮬란의 여자의 몸으로 돌아온 후, 반드시 부친을 대신하여 군대에서 세웠던 여러가지 공로, 그리고 남장여자로서 예제의 구속을 받지 않았던 문제등이 나타나게 된다. 그리하여 아름다운 결말에는 뮬란이 수십년간 세웠던 군공의 성과를 동생 혹은 남편이 가져간다. 뮬란은 그저 집으로 돌아간다. 이것이 명청의 예교에서 여성에 대한 요구에 맞는 것이기 때문이다.

 

원나라이후의 뮬란은 여장과 남장 사이의 변화에 겉으로 보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현대인들이 말하는 '성별표시'같다. 남장을 한 뮬란은 잠시 몸에서 원래의 '여성표시'를 말소시킨 것같다. 그리하여 그녀가 여자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높은 인정을 받고, 뮬란은 더욱 자유럽게 자신의 장기를 발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단 들켜버리면, 뮬란은 반드시 여성이 당연히 가져야할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가야 한다. 어떤 결말의 뮬란이든 결말은 모두 피동적이다. 뮬란 자신의 생각은? 정말 그녀는 기꺼이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을까?

 

뮬란에게는 남에게 말할 수 없는 마음이 있었다. 아마도 청나라때 여사인(女詞人) 이계옥(李桂玉, 1821-1850)의 작품 <류화몽(榴花夢)>을 통해 추측해 볼 수 있다. 이 사에서는 일대여장 계환괴(桂桓魁, 일명 桂碧芳)의 평생을 그렸다. 이계옥은 고금에 없던 완벽한 인물로 그려졌다. 계환괴는 현신(賢臣), 명장(名將), 영주(英主), 철후(哲后)와 양모(良母)를 한 몸에 가졌다. 다만 그녀가 남장으로 공명을 이룬 후, 마찬가지로 여자의 몸으로 돌아가야 하는 위기를 맞는다. 황제, 부모, 미혼부(未婚夫), 자매등으로부터의 압력이 크게 밀려온다.

 

부친은 그녀에게 여장으로 되돌아오기를 압박한다. 계환괴는 이렇게 원망한다: "모두 내가 여자라고 말하면서 조정에서 관복을 입고 다녀서는 안된다고 한다. 내가 얼마나 고생하는지는 몰라주고, 그저 관직 하나를 받아내려고 한다." 마지막에 황제의 명령으로 계환괴는 부득이 여장으로 바꿔입는다. 그녀의 내심은 "일천노기충소한(一天怒氣沖霄漢), 만도진용진구소(萬道嗔容鎭九霄)"

 

결국 마지막에 계환계는 거대한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가정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그녀는 나중에 청수(淸修)에 뜻을 두고, 부부간의 연을 끊고, 남편의 집을 떠난다.

 

설사 명청의 작품에서의 뮬란은 최종적으로 비극적이지만, 뮬란의 일생경력은 재능에 충만하지만 예교의 속박을 받던 명청시대의 부녀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리하여 그녀들에게 공명을 불러 일으킨다. 명말청초의 재녀 고약박(顧若璞, 1592-1681), 그녀는 서위가 쓴 잡극 <사성원(四聲猿)>(그 안에 <자목란체부종군>이 들어 있다)을 읽은 후, 뮬란을 주제로 하여 사를 쓴다: <독사성원조기심원춘(讀四聲猿調寄沁園春)>

 

才子弥衡,《鹦鹉》雄词,锦绣心肠。恨老瞒开宴,视同鼓史;掺挝骂座,声变渔阳。豪杰名高,奸雄胆裂,地府重翻姓字香。玉禅老,叹失身歌妓,何足联芳?木兰带父沙场,更崇嘏名登天子堂。真武勘陷阵,雌英雄将;文勘华国,女状元郎。豹贼成擒,鹴裘新赋,谁识闺中窈窕娘?须眉汉,就石榴裙底,俯伏何妨?

 

같은 여성으로서 구약박은 이 사에서 뮬란과 "여장원(女狀元)" 황숭하(黃崇嘏)"(약 883년에 출생, 여장남자로 7품 사호참군을 지냄. 정치능력이 있어 후세인들이 여장원이라 칭함)를 찬양한다. 그녀들이 규방에서 뛰쳐나와, 보가위국(保家衛國)의 기개에 최고의 찬양과 인정을 보냈다. 사의 마지막에 있는 "취석류군저(就石榴裙底), 부복하방(俯伏何妨)" (그 치마 밑에 엎드린 들 어떠리)는 바로 오늘날 많이 쓰는 "치마폭 밑에 엎드렸다(拜倒石榴裙下)의 유래이다.

 

22년만에 디즈니는 다시 한번 뮬란의 이야기를 영화로 마들었다. 영화에 나오는 뮬란과 공리가 연기한 선낭(仙娘)의 두 배역만 보면, 아마도 디즈니는 명청이래 여러 뮬란의 작품을 참고한 것같다. 이를 가지고 서방의 개인주의와 현대여성인권을 결합하여, 여성이 사회예교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아를 찾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아쉽게도 동서방문화차이로, 디즈니의 실사판 <뮬란>의 내용은 명청시대 재녀들이 그린 화목란처럼 그렇게 관중들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게 된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