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유와 모택동의 매화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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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인물-개인별/역사인물 (모택동)

2005. 4. 22.


모택동의 <<복산자, 영매>> 친필

 

 

중국의 문학사상 매화(梅花)를 읊은 시나 사는 적지 않습니다. 최고봉중의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육유의<< 복산자.영매>>라는 송사입니다. 그리고, 이 송사는 후일 모택동이 그 글의 의미를 뒤집어 동일한 제목의 사를 하나 더 지음으로써 보다 유명해졌습니다.

육유의 복산자 영매

驛外斷橋邊, 寂莫開無主
已是黃昏獨自愁, 更着風和雨
無意苦爭春, 一任群芳妬
零落成泥輾作塵, 只有香如故.

역참 바깥, 끊어진 다리 옆에...
주인도 없이 외롭게 피어있네.
날은 이미 어두워 혼자서도 처량한데...
다시 비바람까지 들이치누나.
힘들게 다른 봄꽃들과 잘났다고 싸울 생각이 없으니
다른 꽃들이 시샘을 하건말건...
말라 떨어지고, 진흙이 되고, 또 먼지가 되어구르더라도
향기만은 그대로 남아있으리..

이 사에 대하여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지만, 대체로는 남송이 요에 밀려 남쪽으로 도망친 후 육유는 외적을 몰아낼 것을 주장하였으나, 당시의 집권층은 남쪽 절반이라도 가진 것에 만족하고 있었고, 그에 대한 작가의 불만과 스스로는 고고한 뜻을 꺽지 않겠다는 의지를 잘 표현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역참은 어디론가 가고싶어하는 작자의 마음을...
끊어진 다리는 그럴 수 없는 현실을...
황혼녘은 이미 저문 남송의 국운을...
바람과 비는 내외의 고난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홀로 주인없는 매화가 되어 뜻을 굽히지 않으며, 조정의 간신배들과는 섞이지 않겠다는 자존심...
그리고 죽어서 흙이 되고 티끌이 되더라도 향(절개)만은 그대로 남게 하겠다는...

이 을 읽고 모택동이 또한 같은 제목으로 사를 지었다.

모택동의 복산자 영매

風雨送春歸, 飛雪迎春到
已是懸崖百丈氷, 猶有花枝
也不爭春, 只把春來報
待到山花爛漫時, 在叢中笑

비바람도 봄이 오는 걸 막을 수 없고,
휘날리는 눈도 봄이온다는 표시일 뿐...
이미 백장절벽에 얼음은 꽁꽁 얼어있지만,
꽃가지는 여전히 아름답도다.
아름답다고 다른 꽃과 타툴 생각은 없고,
단지 봄이 왔다는 걸 알리고 싶을 뿐...
온 산에 봄꽃이 만발할 때에
매화는 그 가운데 웃고 있으리...

역시 모택동 주석은 혁명가이다. 육유가 매화를 읊으면서 스스로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에 비하여, 모주석은 매화를 선각자로 생각하고 지금은 홀로 피어 봄이 온 것을 알리고 있지만, 곧 봄이 오는 것처럼 혁명도 완수하게 될 것이고, 온 천지에 꽃들이 다 피었을 때, 매화는 그 한가운데 웃고 서 있을 것이라고....육유가 매화와 다른 꽃과의 차별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있다면, 모주석이 보는 매화와 다른 꽃과의 차별성은 단지 조금 먼저 시대의 변화를 읽었다는 것, 그리고 온 천지를 꽃으로 뒤덮이도록 노력한다는 것에 있고, 결국 매화의 목적은 다른 꽃들을 다 피게 함으로써 진정한 봄이 오도록 선도하는데 있지, 다른 꽃들과 떨어져서 고고하게 사는데 있지 않다는 의미라고 할 것이다. 선비로서의 육유의 모습과 혁명가로서의 모택동의 모습을 잘 비교할 수 있는 글들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