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오헨로)순례/시코쿠순례(2013)

희야시스 2013. 2. 7. 20:32

 

2013. 2. 7.

 

작년에 시코쿠로 3번째 순례를 떠날 때 시코쿠 길에서 오헨로상들에게 길을 안내 해주는 스티커를

제작해서 들고 갔었다.

 

 

한국어와 일본어 두가지 버젼으로 만들어 각각 천장씩 도합 2천장을 들고 순례 길에 올랐다.

2천장의 무게는 6kg이나 나갔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나의 뒤를 걷는 오헨로상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가방을 짓누르는 그 무게의

힘겨움도 이겨내게 해 주었다.

 

 

힘겨운 순례길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나의 마음이 내가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뒤에서 걷던 순례자가 나를 앞서 걷게 되면서 만나게 되면서 그동안 감사했다는 인사도 많이 들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여러 일본사람들로 부터 감사의 말을 전해 듣게 되었다.

 

그리고 알지 못하는 한국 순례자에게도  메일이 왔다.

 

 

[낯선 사람의 메일을 받고 놀라시진 않을까 걱정이 되긴 하지만, 

안녕하세요, 희상. 저는 전화영이라고 합니다.

2주 전까지만 해도 시코쿠 순례길을 걸었던 사람입니다. ^^

처음 계획은 88 사찰 전부를 도는 것이었는데, 중간에 발목 이상으로 돌아와야 했지만요. ^^;

물리치료 받느라 정신을 놓고 있다가 불현듯 희상에게 메일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이렇게 부랴부랴 메일 창을 열었습니다.

 

혹시 하기모리(萩森) 상이라는 분을 기억하시는지요? ^^

27번 절과 28번 절 사이에 있는 니시분(西分) 역 근처에서 젠콘야도를 운영하시는 분이신데,

제가 10월 초에 그 분 젠콘야도에서 하룻밤 묵었거든요. 묵는 동안 희상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하셨어요.

희상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다음 번에 시코쿠 올 때는 희상이랑 같이 오라고,

희상이랑 오면 걱정할 일이 하나도 없다고 그 이야기를 정말 20번도 넘게 하셨어요. ^^

그리고 방명록에 붙은 희상 명함을 디카로 찍어서 한국 돌아가면 희상에게 메일을 보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디카로 사진을 찍었는지 안 찍었는지 저 검사까지 받았답니다. ^^;)

하기모리 상이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그래서 연락 한번 주셨으면 하시더라고요.

시코쿠에 오면 하기모리 상 젠콘야도에 묵지 않아도 한번은 들러서 얼굴 좀 보여달라고

그렇게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제가 행여 잊어버릴까봐 그렇게 몇 번이나 힘주어서 부탁하셨어요.

그렇게 부탁하실 때 얼굴에 정말 걱정스러운 빛이 가득하셔서 차마 외면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초면에 염치 불구하고 이렇게 메일을 보냅니다. 하기모리 상에게 꼭 좀 연락 부탁드릴게요. ^^

 

사실 희상 이름을 처음 들은 건 스다치칸(すだち館)에서였어요. ^^

주인 어머님이 희상 칭찬을 많이 하셨어요.

그리고 거기서 처음으로 희상이 직접 만들었다는 스티커도 봤고요.

날씨 때문에 조금 변색되긴 했지만 이후 길에서 희상이 제작한 스티커 볼 때마다 왠지 기쁘더라고요.

제가 20일 정도 독일 분과 함께 걸었는데, 그 분이 희상 스티커 발견할 때마다 "한국!"이라고

외치시면서 저보다 더 좋아하셨어요. ^^

 

그렇게 잘 알지도 못하는 분의 도움과 배려로 내가 이 길을 걸어가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한 거 있죠. ^^

고맙습니다. 길을 걷는 동안 외롭지 않게, 또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있게 도와주셔서요.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직접 뵙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메일을 받고 정말 눈물이 나올 정도로 감동했다. ㅠㅠ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던 스티커에 아쉽게도 문제가 생겼다.

작년에 급하게 만든 스티커에 문제점이 발생한 것이다.

UV 코팅을 하지 않은 스티커다보니 햇빛에 색이 금방 날라가 버린 것이다. ㅠㅠ

너무나 어렵게 붙인 것을 알고 있는 일본인 친구들이 안타깝다고 전화가 왔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문제가 한국을 싫어하는 어떤 사람이 스티커를 떼고 다닌다는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산넨안 젠콘야도를 운영하는 마츠다상은 같은 일본인으로써 부끄럽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올레길에 Japan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으면 우리나라 사람들도

싫어 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생각해보니 나의 배려가 조금 부족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작년에 힘들게 붙이고 온 스티커가 80%이상이 제 기능을 상실한 상태인것 같다.

 

그래서 올해 새로운 스티커를 제작하게 되었다.

 

 

이것이 올해 붙이려고 제작한 마크 도안이다.

혹시라도 한국에 대한 안 좋은 감정으로 사라지지 않게끔 새로 한 디자인에는 KOREA 글자는

사용하지 않았다.

 

드디어 오늘 각 방향으로 2천장씩 총 4천장을 주문했다.

 

올해는 작년처럼 금방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유포지에 UV 코팅을 해서 제작했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게 되었다.

 

거기다 작년처럼 네모형이 아니라 원형이다보니 원형 제단을 해야 하고 장수도 작년보다

두배로 늘다보니 제작 비용이 많이 들게 되었다. ㅠㅠ

 

처음 상담할 때는 90만원정도 나온다고 해서 완전 기절할 뻔했는데 해인海印님이 잘 알아봐

준 덕분에 60만원에 주문 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음주 금요일 물건이 나온다고 한다.

 

과거의 역사로 인해 아직도 제대로 소통되고 있지 못한 한일 관계가 시코쿠 순례길에서는

하나가 되어 좋은 인연으로 이어나가길 바래 본다.

 

희야가~

 

휘리릭~~~~~ 

 

 

무단 도용 및 스크랩, 리터칭을 통한 재배포 등은 절대 금합니다.
(http://heeyasis.com 희야의 비밀의 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