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뀨링 2017. 8. 13. 21:53

담임 선생님의 아드님이 돌아가셨다.


고등학생. 사의는 교통사고.


엄마가 장례식에 참석해야 한다고 하시길래 이유를 묻자 도통 알려주실 생각을 하지 않으셨다.


비록 철없는 행동이긴 하지만, 엄마가 이럴때는 늘 나쁜 일이 일어났다는걸 어려서부터 배운 나는

나이에 맞지 않게 졸라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잘한 일이었던것 같다.


>>사실 중학생인 내가 '아드님' 호칭을 붙이는것도 어색하지만 고인을 상대로 '오빠'라고 부를순 없으니

그냥 '선생님 아드님' 이라고 부르겠다.<<



그 소식을 듣고 머리가 얼마나 띵했는지 모르겠다.


내 주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난 믿겨지지 않았다. 드라마에서나 일어날법한 일이 왜...?

너무 평범한 선생님께 이런 일이 닥쳤다는게 믿겨지지 않았고 놀랐다.



장례식에 다녀온 엄마께 물었다.


선생님께선 얼굴이 반쪽이 되셔서 저녁을 먹을 힘조차 없으시다고 했다.

너무 피곤하시면 가끔 옆방에서 쉬시다가 다시 아드님 영정사진 앞으로 돌아오신다고 하신다.


난 그 장면이 상상이 되지 않았다.


아직 너무도 짧은 삶을 살아서 그런걸까.

자식이 없어서 그런걸까.


난 선생님의 아픔이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 아픔의 크기가 얼마나 될까.

어떻게 아플까.


열심히 공부한만큼 대가가 나오지 않았을때 내가 느낀 아픔과는 비교도 안될것이다.



선생님께선 여느 중학교 선생님들과 다르게 엄하기보다 따뜻하셨다.

권위를 앞세우기보단 편안하고 친근한 선생님이셨고 주변 선배들의 말로도 정말 좋은 선생님이라 했다.


순간 인생이 너무 불공평해보였다.


이건 아니다.


그토록 좋은 사람이었던 내 선생님은 왜 어린 아들을 먼저 하늘로 떠나보내야 하고

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쓰레기같은 인간들은 잘먹고 잘사는걸까.


아드님이 하늘로 올라간건 오늘.

교통사고를 당하고 일주일동안 생사의 갈림길에서 버티다 결국 하늘로 떠났다고 한다.


생사에 갈림길에 선 아들이 제발 '생'의 길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정말 간절히 바랬을 선생님.


제발 나 두고 가지 말라고 몇번이나 빌었을 선생님.



결국 '사'의 길로 떠나버린 아들을 보는 선생님은 어떤 마음이셨을지.


엄마를 두고 가는 아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떠났을까.



난 영혼이란걸 믿지 않는다.

솔직히 없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귀신이란게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생각이 바꿨다.


영혼이 있어야 환생이 있고, 천국이 있고 영생이 있다.

그래야 다시 만날수 있다.



앞으로 선생님은 무슨 생각을 하며 남은 생을 보내실지.


난 그게 무섭다. 비록 나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을지라도 그냥 내 일 같다.


초등학생때 세월호 유가족들의 인터뷰 모음집을 읽은적이 있었다.

세월호 유가족 한분은


"앞으로 남은 생은 그저 00이한테 미안해하면서...

그러면서 살아갈래요."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난 그 고통이 상상도 가지 않아 몸서리쳐졌다.



'쥐를 잡자' 라는 청소년 임신을 주제로 다룬 책이 있었는데

그 책에서 자살한 고등학생 주홍이 엄마의 삶에 대해서 이렇게 표현한다.



"네가 없는데 멋진게 다 무슨 소용이야?"

'죽지 못하고 살아야 하는게 내겐 형벌이었다'



선생님께선 조금의 잘못도 저지르지 않으셨다.

하지만 죄책감을 가지게 된다.


내 경혐이다.



내가 못해준거, 잘못한거,상처준것만 생각나지 내가 해준 좋은것들은 기억나지 않은다.


그 사람이 내게 남겨준 행복한 추억들과 내가 못해준 미안한것들은 머릿속에 가득한데,

내가 그 사람에게 준 행복은 기억하지 못한다.


그게 산 자의 고통이고,괴로움이고 보이지 않는 형벌이다.

죽을때까지 사라지지 않는,




밤하늘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 도화지다.


그런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나가는 사람은 나다.

내가 하는 생각과 기분으로 밤하늘이 아름답게도, 무섭게도, 슬프게도 보인다.


선생님의 검은 도화지에는 무슨 그림이 그려져 있을까?


지금 내 도화지에는 한 사람의 영혼이 흐릿하게 보인다.

진하진 않지만 아주 흐릿하게.


맞다. 내가 그렸다.


내가 왜 눈물이 나는걸까.

태어나 한번도 본적 없는 그 사람을 왜 그렸고 왜 눈물을 흘리는건지.



알것 같기도 하고,모를것 같기도 하다.




직접 찍은 밤하늘이다. 정말 그림 그리기 좋다.

99%의 노력과 1%의 영감 에디슨이 한말이죠..
전 다르게 말을 한다면 99% 실패와 그 실패들을 딛고서
1%의 성공작을 만들었다로 해석이 가능한 건 아닌지
실패는 패배가 아니라 성공을 위한 과정..
실패는 밥입니다. 늘 먹는 밥..
밥의 영양분으로 더욱 더 튼튼해진다는 것..
공감 누르고 갑니다. 꾸~~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