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종합/우리들 이야기

    청솔 2007. 2. 22. 18:44

    대한민국 1%는 어디에 살고 있나

    2007-02-22

    한국의 부촌이라 하니 문득 전화를 받을 때면 “여보세요”가 아닌 “성북동입니다”라고 말하던 김수

    현 작가의 드라마가 생각난다. 선진국 못지않게 서민과 부자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대한민국 부자들은 어느 곳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의 부자들이 어디에 살고 있는

    지를 안다고 해서 내일 당장 그곳으로 진출할 수는 없지만, 부자되기 프로젝트를 세우는 데는 도움

    이 될 것이다.


    삼성가를 위시한 대한민국 재벌 1세의 보금자리

    ■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남산에 걸터앉아 한강을 바라보는 명당

    한남동이 부촌 대열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은 1960년대 이후다. 지난 1960년대 군사정

    시절 군 출신 엘리트들이 과거 육군본부가 있던 서울 용산을 중심으로 모여 살면서 권력 실세들

    이 터를 잡았다. 그후 1970년대에 재벌과 부유층이 대거 이주하면서 재벌 1세들의 보금자리가 됐

    다.


    한남동에서도 명실공히 최고 부촌은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3대 그룹 총수는 물론 이름만 들어

    도 알 만한 재벌들이 거주하고 있는 한남1동이다. 이 가운데 왕중왕은 역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의 자택. 한남동 리움박물관이 들어서면서 거처를 옮겨 2004년 8월 등기가 이뤄진 현 이태원동

    자택의 가치는 각종 첨단 장치와 최고급 편의시설 등의 가치를 더하면 1백40억원 이상은 될 것으

    로 보인다. 6백45평 땅에 연건평 1,033평,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이는 고 전낙원 파라다이스

    회장으로부터 인근주택 4채를 사들이면서 규모가 커졌다.


    한남동 일대는 이 회장 외에도 이 회장의 누나인 이숙희씨와 여동생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조

    카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의 자택이 자리하고 있다. 재벌가의 둥지이면서 동시에 이씨 일

    가의 집성촌인 셈이다.


    삼성가 외에 여타 기업 총수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공시 가격부터 그렇다. 2005년 기준 용산구

    이태원동의 농심 신춘호 회장의 자택은 26억8천만원으로 알려졌으며, 구본부 LG회장의 자택은

    18억4천만원으로 건설교통부 개별주택 가격에 등록됐다. 자산총액 기준 재계 2위인 현대자동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한남동 자택은 공시 가격 18억3천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좀처럼 매물이 나

    오지 않는 만큼 시세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밖에 박삼구 금호회장과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도 한남동 멤버다. 제프리 존스 주한미상공회의

    소 전 회장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그밖에 국회의장과 대법원장, 외교통상부장관 등 주요 요인

    들의 공관 또한 이곳에 위치해 있다.


    고립성과 폐쇄성을 공통분모로 하는 한남동은 대저택의 주변에서 아무리 오래 살아도 누가 어떻

    게 사는지 알 길이 없다. 심지어 대지나 건평이 몇 평이나 되는지 주변 중개업소조차 알지 못한다.

    그러니 집값은 더더욱 알 길이 없다. 매물이 없을 뿐더러, 어렵게 거래를 하더라도 직거래로 이뤄

    진다. 어림잡아 대지 4백~5백 평이 넘는 집이 대부분이며, 1천 평이 넘는 집도 있을 거라는 막연

    한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한남동은 단순히 부촌이 아니다. 한남동을 대표하는 또 다른 코드는 대사관 등 최대의 외국인 군

    락지라는 것이다. 한남2동에는 쿠웨이트, 아르헨티나, 이집트 등의 대사관이 있으며 한남1동 유

    엔빌리지 인근에는 말레이시아, 인도 등 30여 개 나라의 대사관 및 영사관이 자리잡고 있다.


    또‘부촌 중의 부촌’인 만큼 일반인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특급 명소도 은근히 많다. 그랜드하얏트

    호텔의 피트니스클럽 ‘클럽 올림포스’가 대표적이다. 멤버십이 없으면 입장 자체가 불가능하며,

    유명 기업인 및 문화인, 연예인들이 많이 찾는 그야말로 ‘물 좋은’ 곳이다. 한때 멤버가 되려면 최

    소 3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말도 나돌았을 정도.


    부자들 사이에 최고급 맞춤옷으로 명성이 자자한 ‘이광희룩스’를 비롯해 ‘서정기부틱’ 등 옷 한 벌

    당 2백~3백만 원 상당의 고급 부티크가 성업 중이며 특권층과 일급 연예인의 메이크업과 머리손

    질을 도맡아온 ‘헤어뉴스’도 남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 부촌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 서울 서초구 서초동

    배운 사람들의 쉼터로 자리매김


    소가 한가로이 맛있는 풀(서리풀)을 뜯고 있는 명당터. 우면산과 서리풀 공원을 끼고 있는 서초동

    은 바로 이런 풍수적 입지를 가지고 있다. 터 자체가 평화롭고 목가적인 분위기다 보니 실제로 서

    초동은 예부터 유명한 인물들이 많이 나고 묻힌 곳이다.


    지금도 서초동 부촌에는 각양각색의 부자들이 옹기종기 어울려 살고 있다. 실제로 이곳에는 ‘하늘

    이 낸다’는 큰 부자는 없지만 교육계, 법조계, 경제계, 언론계, 예술계, 체육계 등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사들이 살고 있다. 이들은 전문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다 보니 당연히 재산도 넉넉하다.


    서초동 부촌 1번지로 통하는 곳은 서초1동. 대표적인 고급 단독주택으로는 교대 인근 롯데빌리지

    가 손꼽힌다. 대지만 1백50~2백 평이며 이곳 역시 공개적으로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시세

    를 파악하기 어렵다. 2백평 형의 경우 35억~40억원으로 추정될 뿐이다.


    이천수 대진대 총장, 최종태 서울대 교수, 허경 연세대 교수, 윤영오 국민대 교수 등이 이곳에 거

    주한다. 정관계 인사로는 이승윤 전 경제부총리, 이해원 전 서울시장, 오탄 전 국회의원, 김완중

    전 송파구청장, 이은영 열린우리당 의원 등을 들 수 있다. 기업인은 이문칠 영진닷컴 회장, 최창

    식 금성종합전기 대표, 이영권 전 대화알미늄 대표 등이 있으며, 이종승 한국일보 사장과 선동열

    삼성라이온스 감독, 원로 영화배우 김희라 등도 서초1동 주민이다.


    길 건너 서초4동에는 삼풍아파트 단지가 여전히 전통 부자 동네로 대접받는다. 1986년 분양된

    삼풍아파트는 2천390가구의 대단지인데다 분양 당시 최고가를 기록해 한때 강남권 최고 아파

    트로 이름을 날렸다. 현재 전직 고위 관료들과 학계 인사들이 많이 살고 있다. 유지담 전 중앙

    선거관리위원장, 조경식 전 농수산부장관, 한준호 전 중소기업청장, 신광옥 전 청와대 민정수

    석 등이 이곳에 살고 있으며, 학계 인사로는 맹원재 전 건국대 총장, 염재선 세명대 총장 등이

    있고, 이영호 스타전자 대표, 탤런트 길용우도 삼풍아파트 주민이다.


    2003년 입주한 서초3동의 현대슈퍼빌은 ‘별들의 안식처’로 이름이 높다. 군인공제회에서 시행

    한 사업이기 때문에 퇴역 장성 30~40여 명이 모여 살고 있다고 전해진다. 조영길·이기백·천용

    택 전 국방부장관 등이 바로 그들. 그 외 서울대 정상조·김광웅 교수, 한국과학기술원 변영주

    교수, 경희대 이영준 교수 등의 인사가 거주하며, 탤런트 이영하, 지휘자 금난새, MC 이상벽

    등 연예·예술계 인사들도 현대슈퍼빌에 거주한다.


    1995년 참사를 겪은 삼풍백화점 자리에는 아크로비스타가 들어섰다. 현대슈퍼빌과 쌍벽을

    이루지만 현재 평당 매매가격이 5백~7백만원 가량 앞선다. 김숙자 명지대 교수, 탤런트 한진희,

    이택천 전 서울경찰 청장 등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신흥부촌은 서초3동 서울고교 맞은편 서리풀공원에 들어선 고급빌라 및 아파트촌. 고

    급빌라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트라움하우스, 더미켈란, 롯데빌리지, 서초현대빌라트, 상지리츠

    빌 등이 대단지를 이루고 있다. 2005년 5월부터 입주한 더미켈란의 89평형의 시세는 24억5천

    만원~28억원 상당이며,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 박제천 미주실업 사장 등이 산다.


    이외에도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배명인 전 법무부장관, 김홍신 전 국회의원, 김종휘 전 청와대

    외교수석, 엄삼탁 전 병무청장 등이 서초3동에 거주하고 있다. 기업인은 이상순 전 롯데건설

    사장, 이태식 전 알리안츠생명 회장, 남상수 남영나이론 회장, 손길승 전 SK회장 등이 있다.

    코미디언 김한국, 성악가 임웅균, 탤런트 김영옥, 국악가 조상현 등 문화·연예계 인사도 서초

    3동의 주민으로 꼽을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서초동이 강남권, 더 나아가 대한민국 대표 부촌 중 하나로 부상

    할 것으로 전망한다. 서초동 1320번지 일대에 조성 중인 삼성타운을 비롯해 인근 양재동 현대

    차타운과 LG연구센터 조성이 마무리되면 거대한 신흥 업무·상권이 형성돼 고급 배후 주거지

    로서의 부촌이 급격히 팽창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세상? 소문의 허와 실

    ■ 도곡동 타워팰리스

    부의 바벨탑, 초고층 신흥 부촌의 상징


    목동 아파트, 분당의 파크뷰,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분양 당시 수요층으로부터 외면당한 미분양

    아파트다. 그러나 이곳은 오늘날 부의 상징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부촌을 주름잡는 타워팰리스는 신흥 부촌의 상징이다.


    시공 및 분양을 맡은 삼성측은 타워팰리스를 분양하며 명사들을 모으기 위해 일반 공개 분양이

    아닌 1대 1 마케팅에 의한 입주자 선별 작업을 펼쳤다. 초기에는 입주자를 강남 사람으로 제한

    했고, 직업도 전문직 종사자와 대기업 임원, 해외 경험이 많은 부류로 압축했다. 최초 분양자는

    대기업 임원 등 기업인이 절반에 가까웠고 의사와 교수, 변호사 등 전문가가 뒤를 이었다.


    3천여 가구에 달하는 타워팰리스 입주자 중 3분의 1이 삼성의 전현직 임직원과 계열사 및 하도

    급사 임원 등 삼성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라는 얘기도 설득력을 가진다. 당시 이건희 회장

    도 타워팰리스 3차 69층 3백34평 규모의 펜트하우스를 계약했고, 이 회장의 장남 재용씨도 1차

    B동 펜트하우스를 계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4년 입주를 시작한 타워팰리스 3차를 중심으로 이곳에는 삼성 고위 임직원들이 대거 입주해

    있다. 삼성그룹 2인자로 알려진 이학수 구조본부장이 3차 G동에 산다. 삼성전자 출신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1백 평이 넘는 펜트하우스에 거주하는 것을 비롯해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허태학 삼성화학섬유 사장, 최도석 삼성전자 사장, 김광호 전 삼성전자 부회장,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 등이 이웃사촌이다.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김대송 대신증권 사장, 홍성일 한국투자증권 사장, 한남용 BYC 대표,

    이원성·이완구 의원, 정호용 전 국방부장관, 박중훈, 심형래, 주현미, 홍명보 등도 타워팰리스 주

    민이다.


    타워팰리스는 시설 면에서도 최고급을 지향한다. 최고급 호텔을 연상케 하는 1층 로비에는 프로

    젝트 시스템을 갖춘 주민회의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2층에는 미니바인 클럽하우스와 당구장, DVD

    룸, 노래방, 공동세탁실이 있다. 각 동별로는 헬스장, 독서실, 집들이나 돌잔치를 치를 수 있는 호

    텔식 연회장과 한식·양식 게스트룸이 있다. 단지 내 수영장과 골프연습장을 이용하려면 회원권을

    별도로 끊어야 하는데 남자 1인의 경우 보증금 3천만원에 연회비 2백14만원, 부부의 경우 보증금

    5천6백만원에 연회비가 4백29만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 회원권들은 이미 분양이 끝나 회원권 거

    래소에서 프리미엄을 줘야 구입할 수 있다. 타워팰리스 메디컬스파의 경우 1년에 72회를 이용하

    는데 연회비만 8백만원대에 이른다.


    젊은 부자들과 전통적인 부자들의 공통점은 부를 밖으로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아파트 내 공용시설인 골프연습장이나 사우나에서 삼성 임원이나 직원들을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삼성 관계자들은 가능한 공용시설 이용을 자제한다는 뜻이다. 이곳에서는 타워팰

    리스 예절도 생겨났다. 30평대부터 1백평대까지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기 때문에 처음 보

    는 사람에게 몇 동 몇 호에 사는지 물어봐서는 안 된다는 것. 그들에게는 이것이 신분을 구분하

    는 표시인 셈이다.


    반면 주부와 자녀들은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을 벌이면서 그들만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골프 동호회나 대학 동문회도 활성화되어 있다. 입주자 중 상당수가 유학을 경험한 이들이고,

    자녀들도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유학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서양의

    파티 문화가 자리잡아 할로윈데이 같은 날에 각 동마다 마련된 연회장을 이용하려면 몇 달

    전에 예약을 해야한다.


    또한 주민 대부분이 고소득 자영업자와 기업 임원이기에 이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대화의

    주제는 재테크로 이어지고, 인근 은행에서 주최하는 부동산 컨설팅을 비롯한 세무 관련 세

    미나가 열릴 때마다 젊은 주부부터 노인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이 강연장을 가득 메

    운다. 상당수 고객들은 50억원대의 재산을 가지고 있으며 보통 10억~20억원 규모의 금액을

    증권 등에 투자한다고 한다. 또한 부동산 자산이 많은 입주민이 상당수이기에 세금을 합법

    적으로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 높다고.


    이곳에서 재테크에 나서는 주인공은 대부분 여성들로, 대부분 직업이 의사나 변호사인 남편

    을 대신해 아내들이 증권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해외투자에 대한 거부감도 덜하다.


    이렇다보니 타워팰리스는 젊은 부부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그런 만큼 타워팰리스를 둘러싼

    소문이 많은 것도 사실. 관리비가 웬만한 직장인 한 달 월급을 고스란히 바쳐야 할 정도로

    알려졌지만 실제 관리비는 많아야 평당 1만원 선이다. 또 철저한 보안 때문에 “자장면을 배

    달시키면 불어터진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지만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 그리고 출근

    시간에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 주차장에서 정문까지 30분이 걸리며, 차를 빼주는 아르바이

    트생이 있다는 소문도 사실이 아니다. 다만 타워팰리스 주차장에서는 벤츠나 BMW는 기본

    이고 페라리, 람보르기니, 포르셰 등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부(富)는 부를 부른다고 했던가. 현재 타워팰리스는 평당 4천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하지만

    일반적인 가격을 매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평수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층과 향에 따라 가격

    차가 수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같은 68평이라도 전망이 확트인 남향은 28억~29억원 선인

    반면 서향은 24억원~25억원에 불과(?)하다. 1차 C동이 양재천 및 대모산 조망권이 뛰어나

    선호도가 가장 높으며 다음으로 3차와 2차 순으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


    길거리에서 연예인 한두 명 쯤은 쉽게 만나는

    ■ 용산구 동부이촌동

    한강을 따라 ‘돈(물) 줄기’가 흘러드는 부자 동네


    동부이촌동 사람들은 강남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에다 용산가족

    공원, 국립중앙박물관, 한강공원 등 편의시설이 워낙 풍부한 까닭에 주거환경에 대한 만

    족도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광활한 모래 벌판이던 이곳은 1960년대 후반 대규모 주택지

    가 조성됐고, 1970년대 중반까지 공무원아파트, 외국인아파트, 한강맨션, 삼익주택, 한양

    주택 등이 연이어 들어섰다.


    27평~55평형의 한강맨션은 당시 지나치게 호화로워 사치를 조장한다는 사회적 비난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때의 동부이촌동 아파트가 우리나라 아파트단지의 효시다. 그것이

    1970년대 여의도로 옮겨갔고 이어 강남, 잠실로 번져갔다.


    1980년대 들어 강남권 아파트에 밀려 ‘최고(最高)’에서 ‘최고(最古)’ 아파트 단지로 밀려

    난 동부이촌동은 1990년대 들어 재건축이 활발히 추진돼 새로운 강변 부촌으로 거듭났다.

    GS한강자이(구 LG한강자이), 동부센트레빌, 우성, 삼성리버스위트 등이 재건축을 통해

    고급아파트로 변신했다.


    한강을 따라 흐르는 거대한 ‘돈(물) 줄기’를 날마다 바라보기 때문일까. 이곳에는 유난히

    각양각색의 부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에는 신진 정치세력

    과 부자들, 연예인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다른 부촌과 차별되는 특징은 정착성이다. 실제

    당시 유력인사들 가운데 20~30년씩 그대로 눌러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원로급 정치인으로는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GS한강자이에,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신

    동아단지에 각각 살고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이촌동 주민이다. 전·현직 국회

    의원으로는 이성재, 설송웅, 이학원, 봉두완, 박찬숙 등을 들 수 있으며, 전 고위공직자로

    는 노신영 국무총리, 김준성 전 부총리, 진념 전 부총리, 공노명 외무부 장관 등이 있다.


    동부이촌동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방송 연예계 인사들의 터전이기도 하다. 주로 중견 연기

    자나 가수들이 많다. 탤런트 태현실, 윤미라, 김주영, 김해숙, 이훈, 엄앵란, 김의성, 오미희,

    김자옥, 사미자, 선우용녀, 이지은, 김태우, 오대규 등이 살고 있으며, 가수 노사연 이무송

    부부, 현미, 태진아, 정수라, 오승근, 조규찬, 탁재훈, 유희열 등이 살고 있다. 이외 이경실,

    이영자, 방송인 손범수·진양혜 부부, 축구감독 차범근도 이곳 주민이다.


    시인 김영태, 정현종, 평론가 서범석, 수필가 정정만, 서양화가 박강원, 이봉열, 차명임 등도

    한강맨션 등지에 살고 있으며, 현재 활동 중인 거물 기업인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GS한강자

    이에는 꽤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창수 GS건설 회장과 김상범 이수건설 회장은 펜트하우

    스에 거주하며, 이인원 롯데쇼핑 사장과 신상훈 신한은행장도 자이 주민이다. 중견기업의

    사장과 임원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GS한강자이의 경우 운전기사만 2백50명이라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동부이촌동은 이국적인 풍경도 볼거리다. 강촌아파트와 한강맨션 상가를 중심으로 펼쳐진

    일본인거리에는 일본풍 음식점과 주점이 늘어서 있다. 도요타, 소니, 전 일본항공과 일본대

    사관 주재원 등 1천여 가구 이상의 일본인들이 주변에 집중 거주하고 있다. 주택가이면서

    맛집이 많기로 소문난 이곳의 또 하나의 특징은 유명한 교회가 많다는 것. 때문에 주변에서

    는 잦은 교회 친목 모임을 볼 수 있다.


    동부이촌동의 미래는 밝다. 한강을 접한 풍수상의 명당인데다가 경부고속철도와 경의선복

    선전철, 용산부도심 개발, 미군기지 이전 후 민족공원 조성 등의 대형호재가 널려 있기 때문

    이다.


    재벌 2세와 연예인, 그들만의 문화 중심지

    ■ 강남구 청담동

    실내악 파티 벌이는 젊은 부촌

    1973년 영동대교가 놓이기 전만 해도 청담동은 전형적인 강촌이었다. 지대가 낮아 비만

    오면 곳곳이 침수되는 곳이었다. 그러다 강남 건축붐이 일면서 전답과 초가집이 사라지고

    상가와 아파트, 고급주택들이 속속 들어섰다.


    특히 ‘졸업만 하면 한자리 한다’는 서울 경기고등학교가 청담동 바로 옆 삼성동으로 이전해

    오고 영동고등학교 등이 신설되면서 소위 ‘있는 사람’들이 몰려들자 자연스럽게 부촌 대열

    에 들어섰다. 젊은 부촌 청담동의 도도함은 청담동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청담사거리 명품

    숍 뒤로 이어지는 이국적인 풍광의 고급주택에서 느낄 수 있다. 강북처럼 오랜 전통을 지키

    기보다 유행에 민감해 수시로 다시 지어지는 호화주택이 펼쳐진 이곳에는 소위 이름만 들

    으면 알 만한 사람은 대거 거주하는 것은 아니다. 주거환경이 좋다지만 워낙 전통이 짧은 부

    촌인데다 주변이 시끄러운 소비문화의 중심지다 보니 품격 있는 부자와는 체면이 어울리지

    않는 탓일까.


    구본준 LG 필립스 LCD 대표이사 부회장,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을 비롯해 이준영 대유통상

    명예회장, 권문구 LG건설 부회장, 김창부 전 한국신용정보 사장 등이 그나마 들어봤음직한

    면면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CEO들의 거주 집중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곳에서 거주하는

    CEO는 1997년 24명에서 2005년에는 36명으로 늘어났다. 특이한 것은 강정석 동아제약

    전무처럼 부친(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은 강북 부촌에 살고 있는 재벌 2세가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박유상 동양철관 부회장 등 40대 CEO의 거주 비율이 높은 편이다. 고위 공직자로는

    장승우 해양수산부 장관이 유일한 정도다.


    청담동 주민의 한 축은 연예인이 맡고 있다. 연예기획사가 밀접해 있는 탓이기도 하지만 이

    곳 주민들은 연예인이라고 해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편이라 연예인에게는 최고의 안식처

    인 셈이다. 조영남, 강부자, 박상원, 이미숙 등 중견 연예인은 물론 강수연, 김민종, 채시라,

    차승원, 황정민 등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연예인이 자리를 잡았다.


    청담동 부자들의 특징은 자녀들을 중고등학교부터 유학을 보낸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 중

    대부분은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 유학파들이 많은 탓인지 이들은 집에서 여는 파티 문화에

    익숙하다. 이는 단순한 친목 도모뿐 아니라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사업을 위한 인적 네트워

    크를 구성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반면 유학파들이 속속 청담동에 터전을 잡으면서 무차별적 소비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대

    표적인 사례가 어린이 전용 피트니스클럽. 청담동의 한 어린이 전용 피트니스클럽의 경우

    2세~10세 어린이의 회원가가 1천5백만원을 호가한다. 초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걸맞는

    일류시설이라는 점과 어렸을 때부터 끼리끼리 어울리게 하고 싶은 부모들의 폐쇄성, 아이들

    에게 미래의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해줄 수 있다는 점이 맞물려 가입 경쟁이 치열하다.


    청담동 젊은 부자들은 대형 단독주택보다는 고급 빌라를 선호한다. 이는 자유로운 인테리어

    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2005년 기준 단독주택공시지가 상위 10곳에는 한 곳도 포함되지 않은

    반면 다세대주택 1, 2위와 중소형 연립주택 분야에서 5곳이나 10위권에 포함된 것이 이를 증

    명한다. 다세대주택의 경우 87평형 건물이 14억6천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대치동이 따로 없는 학구열로 뜨거운

    ■ 분당 정자동

    강남 부럽지 않은 분당의 마천루

    서울에서 분당 내곡고속화도로를 타고 분당에 들어서면 경부고속도로 오른쪽으로 하늘을 찌를

    듯이 들어선 빌딩숲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이 바로 분당의 강남이라 불리는 성남시 정자동. 로열

    팰리스를 시작으로 주상복합이 들어서기 시작한 정자동이 부촌의 대열에 합류한 것은 말도 많

    고 탈도 많은 파크뷰가 입주하고부터다. 파크뷰는 용도변경과 인허가 과정에서 무차별로 정·관·

    언론계의 특혜 분양에 나섰다가 상당수 관계자가 옷을 벗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후 검사, 변호사, 의사 등 젊은 전문직 종사자가 대거 입주하면서 생활 패턴이 서울 강남 부촌

    과 흡사해지며 일대가 신흥 부촌으로 거듭났다. 입주 초기에는 가수 현숙, 이수영, 전영록, 농구

    선수 이상민, 우지원 등 연예인이나 젊은 스포츠스타가 상당수 들어왔으나 이후 부촌으로의

    위상이 정립되면서 정계와 경제계 인사들이 이주해오기 시작했다. 이영두 그린화재 회장,

    한기수 극동가스 사장 등이 파크뷰 주민이다.


    파크뷰 주변에는 로열팰리스, 현대아이파크, 삼성아데나팰리스, 삼성미켈란쉐르빌, 두산위브,

    동양파라곤, 두산위브파빌리온 등이 어울려 부촌을 형성하고 있다. 가격대는 평당 2천5백만원

    을 훌쩍 넘는다. 또한 정자동 끝자락에는 ‘분당타워팰리스’라 불리는 초호화 오피스텔이 있다.

    수원과 기흥의 삼성전자 임원을 대상으로 특별분양된 것으로 알려진 69~105평형의 오피스텔

    은 평당 3천만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강남 부촌을 닮은 만큼 정자동 주민들의 재테크 성향도 공격적이고 적극적이다. 언론 등을 통해

    능동적으로 재테크 정보를 얻고 발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특징이다. 워낙 재테크 정보에 밝고

    투자처를 찾아 초고속으로 움직여, 다른 지역 PB센터와 달리 현금자산 5억원 이상을 예치한 고

    객이 많지 않다. 주식이나 펀드 등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게 특징이지만 부동산 자산이

    자산포트폴리오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전통 부자와 닮았다. 이들 중 대부분은 자산의

    70%는 부동산으로 구성할 만큼 부동산에 관심이 많다.


    파크뷰 주민은 벼락부자보다 차근차근 부를 모아 이룬 검소한 부자들이 주류를 이룬다. 성향은

    정적이고 보수적이며, 외부활동보다는 취미생활을 하며 조용하게 사는 것을 좋아한다. 이곳 주

    민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분당 서현동에서 옮겨온 이들과 강남에서 살다 이주한 이들이다.

    이들은 시간이 나면 살던 동네로 종종 ‘마실’을 간다.


    정자동 주민들이 자녀교육에 열성적인 모습은 영락없는 대치동 풍경이다. 정자동에서 손꼽히는

    학교는 파크뷰 내에 위치한 정자초등학교와 늘푸른중학교 등. 이들 학교에 아이를 입학시키기

    위해 정든 동네를 떠나 전세를 오는 사람이 많아 방학만 되면 전세 물건 확보를 위한 전쟁이 벌

    어질 정도다. 소위 학교의 물을 흐리지 않기 위한 학부모의 노력도 눈물겹다. 정자동 일대 주상

    복합 입주가 막 시작되던 초기, 입주자 대표회의와 학부모의 강력한 요청으로 신설된 초등학교

    들은 ‘공동학군’으로 지정, 배타적 학군을 형성하고 있다. 공동학군엔 신설학교를 포함해 4개 학

    교가 있지만 인근 임대아파트의 학생들은 신설된 학교에 배정되기 어렵다.


    정자동 주상복합촌에는 수십개의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성업 중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고가의

    학원비가 부담되지만 아이들을 뒤처지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 학원을 보낸다. 자녀 유학에 관심

    이 많고 실제 유학을 보낸 학부모도 많은 탓인지 정자동 일대 SAT나 토플학원은 불야성을 이

    룬다.


    정자동이 일명 ‘청자동’으로 불리는 이유는 주상복합인 파라곤과 샹데뷰리젠시 사이에 형성된

    카페거리가 청담동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2004년 겨울부터 형성된 카페 골목은 이국적인 분

    위기의 노천카페와 와인숍, 레스토랑, 해외 유명브랜드숍 등이 들어서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위에 언급한 지역 외에 전통 부촌 1번지로 꼽히는 성북동, 재벌 1세대들의 제2의 고향으로 불

    리는 장충동, 고급빌라 1번지로 자리잡은 방배동을 비롯해 양재동, 압구정동, 대치동, 구기동

    과 평창동이 서울 시내 대표적인 부촌으로 꼽힌다. 경기 지역에서는 성남 분당의 서현동, 고양

    시 일산의 정발산 전원주택단지, 부천 중동, 안산의 고잔신도시, 수원의 영통, 용인의 기흥주택

    단지와 향린 단지가 신흥 부촌으로 각광받고 있다.

    정리 / 장회정 기자 사진 / 경향신문 포토뱅크

    - 본 기사는 장용동 외 5인이 쓴 「르포 한국의 부촌」(랜덤하우스)에서 발췌·정리했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스크랩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