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스카이뷰 2015. 3. 4. 11:54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2년 동안 공식 석상에서 딱 한 번 입은 상 40벌 모음.한국일보 자료사진

 

박대통령은 취임후 2년간 124벌의 새옷을 차려입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5.03.04 05:08

 

 

 

 

오늘 아침 온라인 뉴스서핑을 하다가 꽤 재밌는 기사를 발견했다. 한국일보  멀티미디어부가 박대통령 취임 첫날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박대통령이 공식행사에 참석한 409일 동안 청와대사진기자단이 촬영한 대통령 사진 2만여 장을  공들여 분석했다는 내용이다. 내 기억에 대통령의 의상을 이런 식으로 분석보도한 건 건국이래 처음인 것 같다.

 

그만큼 여성대통령의 패션에 국민들의 관심이 있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매스컴에서 대통령이 취임 후 갈아입은 새옷이 무려 124벌이나 된다는 이색적인 보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공급을 창출했다고나해야할까. 남성들이야 대통령의 패션에 별 관심이 없겠지만 여성들 특히 한창 멋낼 시기인 젊은 여성들에게서 여성 대통령의 패션은 큰 관심거리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대통령 패션 분석기사는  어쩌면 해외토픽 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여성지도자가 적은데다가 독일의 메르켈 같은 여성총리는 패션에 무신경한 스타일인 듯해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메르켈은 17년전 입은 블라우스를 그대로 입었다고 한다. 그만큼 옷에는 관심이 없는 여성인 셈이다. 어쩌면 전 세계 여성 최고권력자 중 대한민국 대통령이 '최고의 패셔니스타'인지도 모르겠다.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은 취임 후 2년 동안 공식행사에 나서면서 새 옷(겉옷 상의 기준)을 입은 회수는 총 124회다.  2년간 새 옷 124벌을 맞춰입었다는 얘기다. 공식행사 참석일 수 기준으로 새 옷 1벌당 평균 3.3일 정도 입은 셈이다.  

 

색깔 별로는 파란색 의상이 28벌, 녹색은 21, 빨강 16, 흰색 15, 회색 12, 노랑 9, 보라 9, 검정 8, 분홍 6벌 순으로 많았다. 그러니까 대통령의 옷색깔 취향은 블루와 허브 그린 등 웬만한 중년여성들이 선호하는 색깔과 거의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이 가장 여러 번 입은 옷은 진한 회색에 자주색 차이나 칼라로 포인트를 준 롱 재킷. 2013년 3월 11일 이후 작년 6월 12일까지 모두 16차례 입었다. 패션이야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기에 뭐라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긴 하지만 대통령이 비교적 자주 입었다는 이 회색 롱 재킷은 호텔리어들의 '제복'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고보니 그런 것 같다.  

 

통틀어 10번 이상 입은 옷은 4벌이며 3회 이하 입은 옷이 79벌, 딱 한 번만 입은 의상도 40벌에 이른다. 취임 첫 해 새롭게 선 보인 67벌의 의상 중 1년이 지나서까지 입은 경우는 9벌에 불과하다. 그 중 한 벌은 추도 행사용 검정 투피스였다.

 

박대통령은 취임 이후 치마를 거의 입지 않아 실제로 조문용 검정 투피스 등을 제외하면 치마는 4벌에 불과하다. 그런데 시중에선 대통령에겐 바지보다는 오히려 치마정장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여론이 더 많은 듯하다. 비교적 날씬한 스타일이어서 그런 지적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패션철학'이 확고해보이는 대통령에게 그런 '쓴소리'를 할 사람은 청와대 안에는 없어 보인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대통령은 공식행사 성격이나 상황에 맞게 옷 색깔을 직접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 권력자들 특히  여성지도자들의  패션은 정치적 관심거리가 되기도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년 동안 푸른색 계통의 옷(겉옷 상의 기준)을 가장 자주 입었고 검정색을 제일 적게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은 공식 행사에 참석한 409일 중 111일 동안 파란색 또는 하늘색 옷을 입었다. 녹색 옷을 입은 경우도 75일에 달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비율로 푸른색 톤을 입었음을 알 수 있다.심리적으로 안정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알려진 파란색 계통의 의상은 신뢰와 희망, 치유를 의미하는 색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독일의 사회 심리학자 에바 헬러(Eva Heller)는 '색의 유혹'이란 책에서 파란색을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색으로 꼽기도 했다. 초록색은 생명과 균형을 뜻하는 동시에 품위 있는 여성을 상징한다. 대통령이 이런 '학술적 이론'을 참고했는지에 대해선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대통령 역시 '보편적인 선호색상'을 자주 입은 셈이다.   


이렇게 박 대통령의 푸른색 의상 선호 취향은 잠시 구설수를 겪기도 했다. 작년 세월호참사 직후 추모 분위기와 맞물리면서다.  지난해 4월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박대통령은 애도를 상징하는 무채색 대신 화사한 하늘색 상의를 입고 나왔고 오바마 대통령은  검은색 양복 차림으로 희생자 추모 묵념까지 제안한 것이다.

 

이런 정황이 보도되면서 네티즌들은 벼락같이 화를 냈다. 오바마와  비교하면서 의상 선택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터져 나온 것이다. 이런 지적을 참고했는지 박대통령은 그 뒤 두어 달쯤 은 회색과 흰색 혹은 진한 남색 상의를 주로 입었다.  그만큼 대통령이 네티즌과의 '소통'에 애를 쓰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할 수 있겠다. 

 

어쨌거나 요즘은 인터넷 파워가 참 무서운 세상이다. 최고 권력자의 '새옷 장만 횟수'까지 분석해 온라인 상에 올려놓는다는 건 그만큼 정치인들의 '운신의 폭'이 조심스러워졌다는 얘기다. 대통령도 어쩌면 이번 '대통령의 패션 분석'기사를 보고 놀랄 것 같다. '대통령 하기 어려워요'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