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미 시조

산그림자 2020. 10. 10. 15:16

팬데믹Pandemic

 

정상미

 



우리는 벼랑으로 떨어지는 꿈을 꿔요
우주에서 우주인들이 나를 건드려요
투명한 캡슐에 갇혀
별이 될지도 몰라요

그들은 엄마와 나를 병원으로 데려갔어요
색깔도 냄새도 없이 나를 갉아 먹는 놈
이번 봄 실종됐어요
얼굴을 볼 수 없어요

매화는 봄눈썹을 깜빡이고 있는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까맣게 부서진 심장
숨부터 쉬게 해 줘요
끝은 올까요 기다리면


《살아있습니더》
-2020 위대한 대구의 기록 1



ㅡ지난봄 대구에서 코비드19가 크게 유행할 때 대구문협에서 이와 관련한 기록을 역사에 남기자며 원고를 모집해 최근 2권으로 펴냈다. 나는 확진자의 입장에서 시조로 써보았다. 아픔을 함께하고자 동참하던 당시에는 그것이 이렇게 오래갈지 몰랐다. 대구는 이겨냈지만 아직도 팬데믹은 진행중이다. 부디 빨리 이전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