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둘째주} 유럽발금융위기, 김정일중국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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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사정리

2010. 5. 9.

 

 

 

 세계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2010년, 길게는 2012년 정도까지의 시기는 우리 인류와 대한민국에게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 먼 훗날 우리의 후손들은, 우리가 세계적으로는 2차세계대전, 국내적으로는 일제로 부터의 해방과 6.25전쟁이 있었던 격변의 1940~50년대를 보듯이 21세기초인 바로 지금의 시대를 격변의 시대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준비가 되어 있는가?

 

 

 

 

- 순 서 -

 

경제 : 그리스 위기, 전 세계 확산

유로존의 위기, 무엇이 문제인가?

더욱 더 근본적인 문제

앞으로의 문제

정치 : 중국, "천안함과 김정일 방중은 별개"

외교의 실패

이미 졌고, 앞으로도 진다면?

 

 

 

 

 

 

 

경제 : 그리스 위기, 전 세계 확산

 

 

 지난주 '위클리 보이스' 서두에 유럽발 금융위기에 대해서 다루려다가 다른 글들이 너무 길어져 생략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참고글 : '{5월 첫째주}', http://blog.daum.net/smileru/8887676) 그 때 글을 썼다면 예상이 맞아서 스스로도 놀랐을 것 같다. 그렇다. 상황은 좋지 않다.

 

 

 ◆ 유로존의 위기, 무엇이 문제인가?

 

 오늘의 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과거에서 부터 생각을 시작하는것 보다는, 지금 현재에서부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간단하게 돌아보자.

 

 우선 이번 주, 이번 주 후반부에는 미국의 다우지수가 말그대로 뚝뚝 떨어졌고, 한국의 코스피지수도 1700선이 다시 붕괴되었으며, 일본 -3%, 러시아 -5%의 변동을 보이는 등 하루만에 금융시장에 급격한 충격이 불어왔다.

  

 이유는 2010년 초부터 진행된, 지난 몇달간의 유럽발 금융위기에 있었다. 그리스가 계속 적자경영을 하다 빚이 너무 많아지면서 구제금융을 필요로 하게 되었고, EU정상들은 IMF와 함께 그리스에 대한 지원을 하기로 했지만, 그 대가로 EU 각국은 물론 EU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독일이 앞장서 강력한 그리스의 경제개선조치들을 요구했다. 그 개선조치의 결과인 임금동결, 복지예산등의 축소등의 국가 긴축경영을 그리스가 실시하려 하자, 그리스 국민들이 그에 반대하는 시위를 시작했다(그게 1주정도 전). 시위가 격화되면서 금융시장등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지원도 쉽지 않을 것이고, 그리스 국내 분위기가 그렇다 보니 지원을 받아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지면서, EU가 그리스를 회생시키는데 실패하고 그리스가 국가부도사태를 맞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 그럼 결국 다른 유로국가들은 물론 결국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공포심리에서 전세계 금융시장의 돈들이 하락을 우려하여 빠져나가게 되었고, 대신 안전자산이라 불리는 달러나 금으로 돈이 옮겨갔으며, 금값이 오르고, 달러 가치가 상승하여 환율이 오르는 등의 일이 생기게 되었다. 

 

 그럼 그리스는 왜 '그 지경'이 되었을까? 왜 그렇게 까지 적자경영을 한 것일까? 대략 이 근래 1년정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실 그리스가 적자경영을 심하게 했다기 보다는 수익이 악화되면서 적자가 늘어는 것에 일단 더 큰 원인이 있다. 지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로 인해 그리스의 수입이 줄어든 것이다. 또 하나는 EU로 여러 국가들이 묶이면서 유럽의 각 국가별 통화정책의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환율이나 통화량이 국가 상황에 맞게 설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IMF때 환율이 2000원 수준까지 급등하면서 수출은 그나마 활성화 될 수 있었는데, 그리스는 국가가 IMF수준까지 가게 되어도 유로화는 EU전체적으로 환율이 정해지기 때문에 그런 완충작용을 못해준 것이다. (왼쪽의 이미지를 보면, CDS프리미엄을 통해 국가 부도위험을 산정한 것을 볼 수가 있다. 재정적자 추세에서도 그리스는 여느나라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이것은 올해 1, 2월의 그래프인데, 이미 이때 충분히 그리스가 위험했다는 것이고, 이때부터 그리스가 위험하다는 소리가 본격화 되었는데, 사실은 EU의 한계치를 이미 2006년을 제외하고 2007년부터 넘어선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EU가 알면서도 너무 쉬쉬 하며 묵인했다는 비판과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더욱 더 근본적인 문제

 

 살짝 더 거슬러 올라가 봐야 할 부분은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의 수익이 그럼 왜 악화 된 것인가, 라는 부분이다. 서브프라임 사태(2007년 말)직후인 2, 3년 정도로 되돌아가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언급한것 처럼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급격한 금융경색과 함께 소비 감소, 경기침체가 시작되었고, 그 사태 이후 전세계의 각 국가들은 '국가 차원'에서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으며, 시장의 급격한 붕괴를 막아냈다. 하지만 그건 막는데만 성공했을 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한 것은 아니다.

 

 난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에 대해 오래전부터 깊이 생각해 봤었는데, 내 경제학 지식이 부족해 이론적인 근거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나름의 정리를 해볼 수 있었다.

 

 첫째는, 지나친 경쟁우선의 신자유주의로 인해, 또는 꼭 신자유주의가 아니어도 높은 교육수준을 필요로 하는 직업들의 등장으로 인해,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부와 빈곤이 대물림 되면서 빈부격차는 더욱 가속화 되며, 이는 실질적인 소비능력의 하락과 잠재성장률의 하락(자아실현의 욕구를 느끼지 못하는, 먹고살기 급급해지는 인구가 늘어나기 때문에, 신규창업도 감소하는등 악순환이 반복되는)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사회 문제는 덤. 여기서는 경제관련 해서만). 

 

 둘째는, 빈부격차는 결국 국가적인, 세계적인 잠재능력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일정이상으로 빈부격차가 커지지 않도록 해야 하고, 따라서 복지국가가 필요한 실정이지만, 미국처럼 신자유주의를 채용한 국가나, 한국처럼 신자유주의를 따라 갈 수 밖에 없는 수출중심구조의 국가들은 성장에 모든 것을 걸고 있고, 그런 세월이 지속된 결과, 심지어 그로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국민들 조차도 성장을 우선 해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 즉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한 복지와 지원이 필요하고 따라서 성장과 분배는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데 그를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 그래서 악화되는 상황이라는 것.

 

 셋째는, 따라서 경제는 '적어도 지금 처럼' 성장하기가 힘들어야 정상인데, '금융'이라는 시스템이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자금의 흐름, 부채, 미래수익성 등을 바탕으로 자본의 흐름과 가치의 증가(실물이 없는 가치의 증가)의 거품을 유지시키고 있다는 것(금융의 장점도 있지만 본질이 훼손된 상태라는 것).

 

 대충 이 정도고 이런 내용은 이미 여러 글에서 밝힌 내용이다.

참고글

'FTA와 시장만능주의를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http://blog.daum.net/smileru/8887492 

'양극화와 내수, 그리고 지속가능한 성장', http://blog.daum.net/smileru/8887596 

''제 3의 길' : 2009 Smileru's Voice 정리', http://blog.daum.net/smileru/8887613

 

 그런데 그 결과, 

 넷째, 지금의 추세는 지속가능하지 못하며, 결국 거품이 내려 앉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이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다. 지금 우리가 '유동성 위기'라고 말하곤 할때 쓰는 '유동성'이라는 현금의 흐름, 지금의 경제를 받치고 있는 그 현금의 흐름이라는 것이, 어떤 자산에 기초하는게 아니라 대출이나 금융상품등을 통해 생겨난 거품이 아닌가, 즉 한쪽에서 막히면, 또는 심리가 무너지면 사라져 버릴 허상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물론 그런 거품 속 돈들이 돌고 돌며 건물을 짓기도 하고, 공장을 지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왜 그런 말도 있다. 높은 초고층 건물이 지어졌을때 그 때야 말로 그런 거품의 정점이고, 경제는 무너져 내리곤 한다고 말이다. 당시 세계 최고층 빌딩이었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대공황 직전의 거품으로 건축이 시작되어 대공황이 진행되기 시작한 뒤 완공 되었고, 삼성에서 건설해 유명한 현재의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알 아랍(버즈 두바이)'도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기 직전 건설이 시작되어 터지고 난 뒤 완공되었었다. 그는 금융거품이 부동산같은 자산거품과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인데 그건 여기서 말하면 너무 길어질 것 같고...  

 

 아무튼 요지는 사회 전체적으로 까딱하면 사라져 버릴 유동성, 현금의 흐름이 실물경제이상으로 너무 많고, 그를 못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무너져 버릴 위기가 조성되면 언제는 무너질 수 있다는거다. 이런 내 생각에 대해 최근 경제 이론적으로 잘 설명이 되어져 있는 책을 한 권 발견 했다. 지난 주에 이 글을 썼다면 이 책을 언급하지 못했을 텐데, '불편한 경제학'이라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대기업 임원을 지내다 현재 사업을 하고 있는 '세일러'라는 필명의 사람이 쓴 책이다. '다음 아고라' 경제방에 글을 쓰면서 유명해져 책까지 낸 듯 하다. (이미지는 미국의 GDP대비 부채규모 그래프. 대공황(Great Depression)당시보다 더 크다. 이것이 대공황때 그랬던 것 처럼 붕괴된다면?)

 

 여튼 그 사람의 책에는 내가 그냥 생각끝에 내린 결론들을, 경제적으로 왜 그렇게 되는지, 지금의 화폐 시스템상 부채가 유동성을 만들고, 유동성이 거품을 만들고,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다. 심지어 내가 인터넷에서 보게 되어 알고 있던, 위에 적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버즈 두바이 등의 이야기도 있다.

 

 

 ◆ 앞으로의 문제

 

 그 책을 끝까지는 다 보지못해서 그 사람은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매우 비정상적이라는 것은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고, 현실도 그렇게 움직이는 듯 하며, 책을 통해 여러 근거를 보니 더욱 확실해 보인다. 이를 타개할 방법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서브프라임으로 휘청거렸던 경제는, '반토막'이 난뒤 '이제는 바닥이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로 인해 일시적으로 지지되었고, 각국 정부들의 자금 투입을 통해 살아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회복되는 듯 하던 경제, 오르는듯 하던 주식은 망설이는 사람들 속에서 지지부진 했고, 그 속에서 결국 헤어나오지 못한 유럽국가들의 위기가 불거져 나오자 마치 '패닉'상태처럼 주저 앉을 태세다.  

 

 물론 일부에서는 이 위기가 일시적일 것이라 말하기도 한다. 나도 '이번에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비관적이라고 생각한다. 금융끼리 돈을 주고 받아서는 성장 할 수가 없다. 금융에서 도는 자금은 산업과 연결되어야 하는데 산업은 민간소비와 연관이 있다. 빈부격차의 확대로 민간소비는 둔화되고 있다. 빈부격차의 증가로 부자들이 돈을 많이 벌어 더 많이 쓴다고? 그렇지 않다. 부자한데 100만원 준다고 신나서 100만원 뭐에 쓸지 생각할까? 당장 당신에게 100만원을 주면 전자제품이나 옷을 사는데 당장 다 써버릴것 같지 않나?(그래서 부자감세는 의미가 없다, 아니 효과가 적다. 가난한 사람에게 감세를 해주는게 훨씬 효과적이다) 현재 필수 생필품의 소비마저 감소할 정도로 빈부격차가 진행되어 내수를 위한 소비기반은 취약하며, 이는 도탄에 빠지는 국민이 증가한다는 뜻이고, '개천에서 용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지면서 이병철(삼성), 정주영(현대) 같은 인물은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뛰어나고 혁신적인 인물 보다는 부자집 아들 케이스의 인물만이 늘어날 것이다.

 

 뭐 일단은 여기까지... 여튼 결론은 빈부격차를 해소해야 된다는 것이며, 앞으로 거대한 거품이 꺼지는걸 오히려 덤덤하게 받아들여야 될지도 모른다는 거다. 오히려 필요한 일 일지도... 아, 그리고 EU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고 그는 EU의 통합을 삐걱거리게 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언급한것 처럼 통화정책을 각국이 유연

하게 사용하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라 EU에서 빠져나가려 하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생각해보면, 완벽하게 EU가 통합을 이루지 못해서 생기는 일일 수 있다. 우리나라 돈의 환율 문제로 전라남도만 경제 위기에 빠진다던지 하는 일은 안생기지 않는가? 아직까지 EU에 가입한 국가간의 경제적 괴리가 크고 동기화가 안되어 있다는 것인데, EU는 결국 더 이상의 회원국을 늘리지 못하고 심지어 몇개나라가 EU에서 빠져나가는 사태를 맞거나, 또는 오히려 강력한 단결과 통합을 추구하려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는 더욱 단결하는 후자로 진행이 되는 듯 하다. 이 쪽 역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 될 것이다.

 

 

 

 

 

 

정치 : 중국, "천안함과 김정일 방중은 별개"

 

 

 솔직히 내 개인적으로는 '쪽팔리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애처로워 보이기 까지 했다. 사실 정부도 중국이 중립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을 미리 예상하고 있었고, 따라서 김정일의 방중이 임박했을때, "천안함에 대해, 또는 천안함 침몰 원인이 밝혀지게 되었을때 공식 발표하기 이전에 미리 중국, 러시아에 충분히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할 것"이라고 말하며 좋게 말하면 '적극적인 외교', 안 좋게 말하면 '알아서 굽신굽신' 하겠다는 뜻을 발표한 상황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상하이 EXPO 개막식 참석차 중국에 갔다가 후진타오 주석을 만나 천안함 사태에 대해 이야기까지 했으며 한중FTA도 운운했기 때문에, 정부는 중국의 천안함 관련 협조에 대한 기대가 가득 했을 것이다.  

 

 하지만 미뤄지던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이 결국 이뤄지고, 6자회담 대가로 경제지원을 약속했을 것이라는 소식들이 쏟아지자,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외교부 차관과 통일부 장관이 중국 대사를 불러 강하게 항의했는데, 그러자 마자 지난 6일(목) 중국은 "외국 지도자를 중국에 초청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의 주권 문제"라는 '한국의 방중 참견은 내정간섭'이라는 뜻의 말을 공식적으로 언급했고, 동시에 "천안함 침몰의 배후에 북한이 있는지 없는지는 언론의 추측일 뿐"이라고 까지 말했다. 언론에서 한중관계에 금이 가는게 아니냐는 말들이 이어지자 그 날 바로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한중관계에는 균열이 없으며, 전보다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라는 발표를 했다.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에 대한 보고서를 우리측에 보내왔다며 아직 한중관계는 튼튼하다 자랑도 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7일(금) 중국은 한 기자의 질문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의 방문은 오래전부터 준비된 것으로, 천안함 침몰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하며 '별개'라는걸 공식화 하면서 우리 정부를 다시 한번 당황스럽게 했다.

 

 

 ◆ 외교의 실패

 

 정말 멍청한 짓을 했다.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 할 것이라는 것을 아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천안함 사태의 해결 없이는 6자회담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정지어 버렸기 때문'이다. 북한의 위기와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예고, 금강산 사태, 갑작스런 천안함 침몰등, 이런 종합적인 사태들로 인해, 굉장히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한치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너무 일찍 확고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배경에는 미국이 있을 것이다. 실제 같은 시기에 미국도 한국정부와 함께 그런 입장을 밝혔고, 한미간의 조율에 따라 그런 입장을 정한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의 영향력을 너무 간과했다. 천안함 사태로 한국과 미국이 뭉쳐 북한을 몰아 붙이자, 북한은 중국에게 찰싹 붙어버렸다. 김정일 위원장은 마치 '광고'를 하듯 공개적으로 중국 일정을 보내며 우리를 더욱 초초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천안함 사태가 아니어도 북한의 상황은 좋지 않았고, 따라서 천안함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김정일은 중국에 갔을 것이며(실제 천안함 사태 이전부터 김정일이 방중 할 것이라는 소식은 많이 나와 있었다), 그 곳에서 중국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명목으로 북한에게 더욱 경제지원을 해주면서 자신들이 북한을 영향력 아래 두고 있음을, 6자회담에서 자신들의 외교적 능력이 중요함을 과시하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천안함 사태와 이어진 한미의 압박으로 인해, 북한은 중국을 더욱 필요로 하게 되었고 그 결과는 우리가 지금 보는바와 같다.

 

 나는 지난 '2월 둘째주' 위클리 보이스에서, 중국이 6자회담 복귀를 핑계로 북한에게 더욱 경제지원을 해주고 그를 통해 북한을 경제적으로 종속화 시키려 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바 있다. (참고글 : '{2월 둘째주} 북한 100억달러 유치설', http://blog.daum.net/smileru/8887646) 이는 현실화 되고 있고 한편으로는 습관화 될 것이다. 미국이나 한국이 까딱 잘못하면 북한은 6자회담자리를 박차고 나갈테고, 중국에게 돈을 받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 다시 들어는 식으로 말이다. 중국도 돈을 마냥 주고 싶지는 않겠지만, 북한을 손에 넣을수만 있다면 그리 큰 돈이라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젠 어쩔 것인가? 북한이 중국의 경제지원을 대가로 6자회담 복귀를 선언 한다면? 중국과 북한은 6자회담을 시작하자고 할 것이다. 물론 천안함 사태는 논의선상에서 빼고 말이다. 현재 우리 정부와 미국은 천안함 사태의 해결 없이는 6자회담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한 상황이다. 일본도 그에 동조했다. 그럼 6자회담을 '중국-북한-러시아' 과거 북한을 도왔던 공산권 국가간의 3자회담으로 만들어 버릴 것인가? 말도 안되는 '미친'소리다. 공산권 국가들을 똘똘 뭉치게 만들어 줄 계기를 만들어 주자는 것인가? 분명히 미국은 그런꼴을 볼 수가 없기에, 천안함 사태는 어물쩡 넘기고 6자회담에 결국 들어가게 될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라도 얻어내야 되지 않겠는가? 그럼 우리는? 가장 '새' 되는건 우리나라가 될 것이다. 미국이 6자회담에 복귀하게 되면 우리도 결국 어쩔수 없이 가게 될텐데, 그럼 보복의지를 다졌던 우리나라의 자존심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보수층의 여론도 들끓게 될 것이다. 진보층은 정부를 조롱할 것이다.

 

 

 ◆ 이미 졌고, 앞으로도 진다면?

 

 일련의 사태들에서 우리 정부는 머리위의 중국이라는 무서울 것 없는 거대한 국가를 과소평가 했다. 정말 큰 실수다. 조선시대때 저 멀리 명나라만 섬기다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후금에게 '삼전도의 굴욕'을 겪었던 한민족 최악의 치욕적 역사를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미국만 바라보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거고, 코앞에 있는 중국이 눈을 부릅뜨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린 판세를 잘못 읽었으며, 이미 외교적으로 완전히 패배했다. 아직 다 끝난건 아니라고? 그렇긴 하다. 하지만 앞으로 이를 어떻게 뒤엎을지 몰라도 이미 벌써 굴욕적이다. 전 세계가 중국앞에서 한반도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단 한번 진건 졌다고 치고, 이제 그 다음 문제, 중국과 북한이 6자회담의 카드를 꺼내들었을 때 그 때를 생각해야 한다. 아마 6자회담 카드는 중국과 북한이 수주내로 꺼내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늦춰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든 꺼내들긴 할 거다. 미국과 한국에게 '천안함 사태는 잊어버리고 6자회담이나 하자'며 손짓할 것이다. 그를 타개 하는 가장 효과적이면서 유일한 방안은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으로 침몰했다는 누구도 부인못할 100%의 증거를 얻어내어 중국이 북한편을 들 명분을 없애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건 힘들지 않을까?

 

 어떤 증거가 발견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에서는 결국 비핵화를 우선하는 미국이 한국을 데리고 힘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게 될 듯 하고, 안타까운 천안함 46용사의 희생은 무의미해 질 것이며, 북한과 중국은 더욱 친밀해질 것이다.

 

 아, 물론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천안함 사태 해결을 주장하며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 그럼 그냥 북한은 미사일 개발하고 핵실험도 하고 그러면 된다. 금강산 피격사건 이후 재발방지와 후속조치를 요구하다가 금강산에서 쫓겨나는 상황처럼, 우리 머리 위의 국가의 핵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스스로 쫓겨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천안함 46용사와 금강산에서 피격당해 사망한 우리 국민의 생명은 잊거나 타협할 대상이 아님이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 증거도 빈약한 상황에서 천안함의 침몰을 북한의 소행이라 주장하고, 북한이 사고의 원인을 설명했음에도 '믿을 수 없다'는 식으로 나오는 모습은, 우리의 외교적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게 된다. 즉 방법론적인 문제라는 거다. 국가가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이유가 있거나 명분을 쌓은 상태여야 한다. 금강산 관광 중단은 그나마 우리 정부의 입장이 이해는 된다만, 북측의 해명도 있었고 따라서 그 다음에는 절충을 했어야 하는데 정권초기에 대북원칙을 세우다 결국 그러지 못했고, 천안함 사태는 심증만 가득한 상태에서 너무 성급히 북한이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에 섣불리 행동하다가 외교적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되버렸다.

 

 신중히 행동해야 할 것이다. 북한을 핵 불능화 상태까지 만들어 놓았는데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느낌이다. 가볍게, 감정적으로 생각하지 마라. 이는 민족의 운명이 걸린 문제다. 

 

 

 

2010년 5월 둘째주

- fin -

 

 

 

 

 

일부 내용 수정 (2010.5.9)

일부 내용 수정 (201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