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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3층 서기실의 암호 : 비핵화 해법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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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TED·강연

2018. 7. 15.



"그의 말이라면, 믿어봐야겠지."







- 책 리뷰 -


'3층 서기실의 암호'




저자 : 태영호

(1962~)


- 김일성과 함께했던 항일빨치산 1세대의 아들이자 사위

- 엘리트 교육을 받아왔으며, '최선희'급의 북한 외교관 최고위층

- 2016년 8월에 영국, 미국, 한국 정보기관의 도움을 받아 망명&귀순







   안녕하세요. 스마일루입니다.


   최근 유시민 작가님의 책들을 전자책으로 읽다가, 요즘 핫하다는 책이 있어 간만에 좀 진지한(?) 책을, 간만에 종이책으로 읽어보았습니다. 전자책으로 없어서... 정말 읽고 싶은 책이기도 했고요. 바로 2016년에 귀순한 태영호 공사가 쓴 '3층 서기실의 암호'가 그것입니다.


   요즘처럼 남북, 북미가 대화국면에 접어든 지금 굉장히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책이거든요. 북한은 태영호 공사가 우리 국회에서 강연을 하자 그를 빌미로 장성급 회담을 연기하기도 했었죠? 지금의 이 정국에 관심이 많은 저에게 이 책은 큰 관심이 가는 책이었습니다. 책의 내용도 생각 이상이었고요. 


   오늘은 그 책의 내용들을 간단히 짚어 보면서 지금의 북한에 대해, 지금의 정국의 미래, 결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까 합니다.





"책에서도 볼 수 있지만, 자기 자랑을 감안하더라도

그가 충분히 높은 급의 인물이었음은 충분히 확인된다.

그의 발언들은 분명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우선 이 책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하고 시작해보기로 하죠. 이 책은 태영호 공사가 겪은 일들을 서사적으로 엮은 내용으로, 자서전이면서 동시에 태영호 공사가 한국에 알리고 싶은 '북한 사회의 진실', 정확히는 '북한 외교의 진실'이 담겨있는 책입니다. 드라마 같은 느낌도 들죠.


   하지만 사실 이런 책들은, 탈북자들이 보통 김씨 지도자들과 북한 체제에 대한 혐오가 극심하기에, 결국 막무가내로 '김씨 지도자들을 능지처참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북한 체제를 붕괴시켜야 한다' 식의 결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실상 우리가 현실적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정보는 얻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머리말에서 태영호 공사가 밝히고 있는것처럼 '크게 성공한 것 같지는 않지만 북한 체제에 대한 증고는 책에서 최대한 누그러뜨리려고' 한 것이 확실히 보이며, 그가 요즘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에 준할 만큼 북한의 고위층인지라 얻어갈 수 있는 내용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렇기에 북한문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미리 드립니다. 





"책 제목인 '3층 서기실의 암호'는 중간의 큰 에피소드 중 하나라는거~"




   자, 이제 내용을 살펴보죠. 굉장히 다양한 내용들이 담겨있습니다만, 제가 여기에서 이야기할 핵심적인 내용만 정리하면 이 정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북한의 외교전략은 상상 이상이다', '북한의 핵폐기는 지금까지 모두 사기였다', '김정은은 좀 다르긴 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북한은 지금도 핵보유국이 될 생각밖에 없다.' 랄까요?


   우선 북한의 외교가 단순 '벼랑 끝 전술'로만 표현하기에는 어려운, 그 이상의 고차원적인 전략이 담긴 외교라는 점은 우리가 크게 주목해야 할 부분이겠습니다. 특히 영국을 통해 미국과의 외교를 풀어가려 한 부분은 저 같은 일반인 입장에선 굉장히 놀랍고 전혀 알지 못했던 내용이었습니다. 직접 나서기 어려운 미국이 동맹인, 또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에 거부감이 덜한 영국이나 일부 유럽국가들을 통해 북한과 접촉에 시도하는데 그에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에 혼선을 줘 온 것이 그것인데요.


   이는 우리 입장에서도 굉장히 큰 부분을 시사합니다. 북핵문제를 미국과 중국, 또는 러시아 등을 통해서만 접근하는 것은 너무 단순한 접근이라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런면에서 봤을 때 지난 주 시사정리글에도 쓴 것처럼, 1년 전 문재인 정부의 북핵문제 풀이의 시작이 독일과 G20정상회의에서 시작되어 UN을 통해 진행되었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태영호 공사의 조언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태영호 공사는 북한은 외교에 생존이 달려있고, 김정일/김정은은 물론 각국 북한 공사들이

기본 십수년의 외교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기에 그 능력을 무시해선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지금도 북한은 어떤 술수를 기획하고 있는 것일까?"




   더불어서 지난 김대중 정권에서의 햇볕정책도 북한의 의도를 읽지 못한 정책이었음을 태영호 공사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퍼주기'에 대한 비난이 아닌, 외교적 문제에 대해 직접적이진 않지만 간접적으로, 하지만 강하게 비판을 하는 모습입니다.


   '한국이 북한을 살렸다'고는 했지만 어떻게 북한을 살린 것인지 구체적인 설명은 없어 앞서 언급한 '북한 체제에 대한 과도한 혐오'에서 이런 내용이 나온 것이 아닌가 싶긴 한데, 여기에서 확실히 우리가 놓쳐서는 안될 부분이 있긴 합니다. 태영호 공사가 직접 표현하진 않았지만 한국의 햇볕정책이 북한 외교의 숨통을 틔워준 측면이 있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같은 국가들은 북한에 대해 굉장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지만, 영국 등은 남북 화해무드가 시작되자 북한과의 수교 준비에 착수했고, 결과적으로 북한인 미국의 동맹인 영국이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걸 보며 영국이 동의해 시작될 수 있었던 이라크 전쟁과 달리 미국의 북한 침공에 영국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결국 부시 대통령을 상대로도 '악의 축' 발언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중간한 합의 정도로 핵개발 중단을 피할 수 있었다는거죠. 


   즉 북한에게 '좋지 않은 시그널'이 들어갈 경로를 우린 충분히 차단해야 한다는 겁니다. 다행히(?) 우리에겐 영국이고 뭐고 멋대로 행동할 것이란 이미지를 가진 '트럼프'가 있어 북한이 어떤 순간에도 안심을 하진 않을 것 같지만 말이죠. 






"확실히 이 부분에 대해서는 태영호 공사의 명확한 입장을 듣고 싶은게 사실이다.

당시의 햇볕정책과 이어진 유럽국가들과의 외교 정상화로 북한이 전쟁의 위협에서 벗어난 건 사실이겠지만,

'북한이 살아날 수 있었던 이유'가 외교인지 돈인지 제재해제인지, 그 원인이 미국이 있는지 한국이 있는지...

그런 것들에 대한 태영호 공사의 의견이 굉장히 궁금하다. 중요한 내용이기도 하고. 하지만 책에선 알 수 없다."




   자, 그렇다면 지금은, 지도자가 김정은으로 바뀐 지금 상황에선 어떨것인가... 사실 이에 대한 태영호 공사의 정보는 우리가 만족할 정도로 충분하진 않은게 사실입니다. 2011년 말 김정일이 사망하고 2012년에 지도자로 등극한 김정은을 경험하다 2016년에 귀순하긴 했지만, 극한으로 치달았던 2017년의 북핵위기와 평창올림픽 직전부터 급격하게 변화한 2018년의 대화국면에 대해서는 정보가 없는게 사실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김정은을 무려 4년이나 최고위직에서 경험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가 알 수있는 것은 많을 것입니다. 우선 김정은 정권초에 있었던 광범위한 숙청은 역시나 위험 요소들을 제거해 권력을 확실히 하고, 애초에 사이가 좋지 않았던 고모부 '장성택'파를 제거하기 위했던 것임을 재차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에게 잘 보이기 위한 권력간 암투도 그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죠.


   더불어 김정은은 확실히 '개혁개방'에 대한 의지가 있음이 분명해보입니다. 우리가 말하곤 하는 '정상국가'가 그것이죠. 개성공단에 대해서도 굉장히 긍정적인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 돈도 벌고 암시장보다는 주민통제도 되니 좋다는 것이 김정은의 생각인데, 그런 식이라면 앞으로 철도 사업등 남북 경제 협력은 여건만 마련되면 쉽게 진행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하필 열네곳 일지도 궁금하더라. 후보지가 있나?"




   하지만 핵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태영호는 책에서 2013년에 그가 경험한 노동당 대회 직전 각국 북한 대사들이 모여 진행했던 '대사 회의'의 내용들을 밝히고 있는데요. 당시는 김정은이 '핵-경제 병진노선'을 밝혔던 때 였습니다. 그 때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016년 말에는 미국대선이 있고 2017년 말에는 한국대선이 있기에 그 사이에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수 없으니, 그 사이에 핵무력을 완성한다', '한국에 새 정부가 출범하는 2018년에는 미국 민주당 정부와 함께 평화적 환경을 조성, 한국과 미국에 핵에 대한 면역력을 조성하여 핵보유국으로 나아간다'


   물론 이것은 '대사 회의'의 결과이기에 정말 이것이 김정은의 대전략으로 채택되었는지 아닌지는 모릅니다만, 결과적으로 북한이 2018년에 대화국면에 뛰어들었기에 무시할 수는 없는 내용이겠습니다. 하지만 태영호 공사도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건 실패한 예측이었습니다. 한국 대선은 2017년 중반에 이뤄졌고 무엇보다 미국에는 예상과 달리 힐러리 클린턴의 민주당 정부가 아닌, 사실상 공화당도 아닌,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들어섰기 때문이죠. 이는 분명 북한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책을 통해 북한의 외교, 북한이라는 나라가 돌아가는 방식을 살펴보면, 우리의 대북정책 방향이 어떠해야 할지 대충 방향이 잡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선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이 가해져야 하는건 맞습니다. 지금처럼 UN제재가 계속되고 그것이 유지되는 상황은 매우 좋다고 할 수 있죠. 그 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북한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것입니다. 다른 나라들이 북한의 숨통을 틔워주는 일이 없도록 UN차원의 국제공조는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죠. 더불어 전쟁의 위협도 충분히 느끼게 해줘야 합니다. 그는 트럼프가 해주고 있는 상황인데, 트럼프가 영원히 미국 대통령은 아닐 것이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적이라는 느낌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최대한의 압박과 위협속에서, 북한이 그대로 이라크식의 쇄국으로 흘러가지는 않도록, 김정일 시대로 돌아가지 않도록, 개혁개방을 원하는 김정은을 이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를 이용할 수 있는건 이 제재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자유로운 분단 당사국,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비핵화가 현실이 되기 전 최대한의 압박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숨통을 틀 수 있는 경로는 우리만을 통해서야만 하죠.


   즉 우리는 북한과의 평화무드를 계속 이어가고 사업을 진행하되, 이것이 우리나 미국을 제외한 국제사회로 퍼져나가 북한이 딴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죠. 다른 외교채널들도 신경써줘야 겠지만, 결국 문제는 중국입니다. 중국만 어떻게 된다면 참 좋을텐데... 





"태영호 공사도 어느정도 동의하는 것 같다. 북한은 국민들의 동요를 넘어

명백하게 엘리트 지배층마저 갈수록 동요하고 있다. 태영호 공사도 살아있는 증인이고."



   여튼 참 흥미로우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입니다. 이런 큰 줄기 말고도 세세하게 흥미로운 북한 이야기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만, 결국 자꾸 관심과 생각은 어느 한 쪽으로 집중되게 되네요. 정말 언제 통일이 될 수 있을까? 동요하는 북한, 하지만 그 속에서도 핵보유 정상국가라는 그들의 목표를 놓치 않으려는 북한과 그 속내를 이미 알고 있는 듯한 우리와 미국... 과연 비핵화는 가능할 것인가?  


   여러분들도 이 책 기회가 되시면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괜히 이 책이 요즘 인기를 끄는게 아니더군요. 북한을 바라보는, 대북정책을 바라보는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되실 것입니다. 궁금하신 부분은 질문해주시고요.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