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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몽웰즈 2020. 7. 14. 13:01

[대학병원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정보] 아이스크림도 두통의 원인이 된다고?

글: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두통클리닉(신경과) 정재면 교수

 


"초등학교 6학년인 중현(가명)이는 무더운 날씨에 수학학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엄마가 사두었던 아이스크림을 냉장고에서 꺼내서는 허겁지겁 포장을 뜯어서 크게 한 입을 베어물고는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꿀떡 삼켰다. 아뿔싸 갑자기 뒷머리가 찡하더니 머리 전체가 아프기 시작했다.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지만 갑자기 생긴 두통 때문에 맛있는 아이스크림도 더는 먹을 수 없었다. 옆에서 지켜보던 엄마의 한마디, “이 녀석아 좀 천천히 먹지 그랬어.”

 

흔히 아이스크림 두통이라고 알려진 재미있는 두통이 있다. 차가운 아이스크림이나 음료 등을 급하게 삼킨 직후나 심지어 차가운 공기를 들이쉴 때에도 발생하며 대부분 1~2분을 넘기지 않고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아이스크림두통을 경험하였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한 두통이다. 다만 두통이 오래 지속되지 않고 심각한 뇌의 질환과는 관련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고 생각된다.

 

일부 연구에 의하면 편두통 같은 다른 두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서 아이스크림두통이 더 잘 생긴다고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도 한다. 이렇게 차가운 음식을 먹거나 찬 공기를 들이 마셨을 때 생기는 두통과 함께, 스쿠버다이빙처럼 차가운 공기나 물에 머리가 노출되었을 때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두가지 두통을 함께 “저온자극두통”의 범주에 넣는다.

 

아이스크림두통은 입천장이나 인두의 뒷벽에 분포되어 있는 자율신경이 갑자기 들어온 차가운 자극에 의해 흥분하여 이들 신경이 조절하는 혈관에 급속한 수축이 일어났다가 다시 확장되는 것이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추운 날씨에 손이 시릴 때 하얗게 되었다가 다시 빨갛게 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겨진다. 혈관의 급속한 수축과 확장은 다시 입천장의 감각신경을 흥분시켜 이 신호를 뇌에서는 머리에서 오는 통증의 신호로 느끼게 되기 때문에 결국 두통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 아이스크림두통은 병이라기 보다는 지나치게 차가운 혈액이 뇌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우리 신체의 보호작용이 통증에 예민한 성향을 가진 사람에서 두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아이스크림두통의 치료는 어떻게 할까? 두통이 기껏 길어야 1-2분을 넘지 않으므로 별다른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 아이스크림두통을 겪었던 사람들은 차가운 음식이나 음료를 천천히 먹게되면 두통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므로 예방도 큰 문제는 아니다.

 

이제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입천장의 말랑말랑한 부분인 연구개 부위에 차가운 음식이 직접 닿지 않도록 조심하면 예방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두통이 여러 번 생겼다 하더라도 아이스크림을 먹지 못하게 할 필요는 없다.

 

아이스크림두통을 경험한 사람이나 아이들의 부모가 걱정하는 것은 혹시 이런 두통이 다른 뇌질환의 증상이 아닐까하는 것이다. 아주 드물게 심각한 뇌질환의 증상으로 아이스크림두통이 발생한 사례에 대한 보고가 몇 개 있지만 아이스크림두통의 전체 빈도에 비하면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극소수이므로 전혀 걱정할 바가 없겠다.

 

하지만 차가운 음식에 의해 발생한 두통이 5분 이상 지속된다면,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