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소설(小說) ◈

스파이크 2014. 9. 10.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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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신병 왔다~!!!

 

행정반 안에 들어선 우리는 떠블백을 구석진 곳에 몰아 쌓아 놓고는 각을 잡고 앉아 정면만 응시한채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쪼그라져 있었습니다. 그 때 깡마르고 키가 작은 병장 '유영진'이 행정반에 혼자 앉아 있었는데 제대가 앞으로 3달 정도 남은 녀석이었지요. 그는 좁아터진 행정반 벽면 캐비넷에서 뭔가 서류를 찾는듯 하면서 툴툴 거리며 짜증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씨발. '박수영'이랑 그 밑에 새끼들 다 어디갔어. 내가 처음 온 신병 새끼들 신상파악 종이나 찾아야 돼. 씨발, 이 짠밥에 무슨 보물 찾기야 뭐야. 그러면서 캐비넷 안 쪽에서 두터운 파일 몇 개를 뽑더니, 그 안을 활짝 펴곤 비닐에 싸인 페이지를 팍팍 신경질 적으로 넘겼지요. 아, 씨발 여깄다. 그리곤 이제야 찾았다는듯 A4용지 크기의 회색빛이 감도는 종이 3장을 빼내곤 우리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려고 내 앞으로 몇 걸음 다가 왔습니다. 그렇게 한손으로 종이를 주려는 찰라 몇 센티 거리는 안 되지만 고참이 주는 것이라 엉거주춤 일어나 받으려 두 손을 공손이 앞으로 내민 나는 유병장이 어의없게 피식 웃으며 종이를 건내는 모습을 봤지요. 그리곤 자기 성질을 내가 돋괐다는듯  야이, 씹쎄끼야. '관등 성명' 몰라, 관등 성명 모르냐고 이 씨발아라며 진짜 어의없고 황당하다는 헛웃음을 툭 던지며 제 뺨을 고개가 돌아가도록 한 대 후려 쳤습니다.

 

여기서 관등 성명이라 함은 군인이나 경찰, 관리들의 계급과 성, 이름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지금 이 순간엔 병장이 신병에게 종이를 건냄과 동시에 받아야 하는 나는 무조건 이병 이한성이라고 외쳤어야 하는 상황을 일컷는 말이었지요. 아무튼 그런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던 저는 별이 갑자기 번쩍하고 귀에서 삐 소리가 나는 상황이 발생 해 엄청 당황하였습니다. 그리곤 옆의 동기들에게 양손으로 한 장씩 종이를 동시에 나눠줬는데 바로 옆에 녀석은 내가 맞는 모습을 보고 무조껀 선임이 뭔가를 주면 관등 성명을 목터져라 소리쳐야 한다는 점을 순간적으로 깨우쳤는지 이병 '최영재'라 외쳤습니다. 하지만 그 옆의 또 다른 동기 '김경재'는 멍하니 병장만 쳐다보며 손을 내밀었지요. 그러자 관등 성명 대라고 이 개새끼야라며 유병장은 짜증이 폭발 했는지 황토색 고무 슬리퍼를 신은 발로 김경재 배를 가격 했습니다. 그렇게 한 방 크게 맞은 녀석은 뒤로 나동그라졌고 서둘러 엉거주춤 일어나다 그제서야 뭔가를 깨달았는지 이병 김경재를 외쳤지요. 

 

여기서 우리는 이해력이 빠릿한 놈과 그렇지 못 한 놈의 차이로 인해 뺨 한 대를 더 맞냐 덜 맞냐를 가늠할 수 있는데, 이와 비슷한 경우로 맞는 횟수가 많아 질 수록 '고문관'으로 전락할 우려가 매우 높아만 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군대 내무생활은 점점 꼬이게 됩니다. 그렇게 종이 한 장을 받는데 얼마나 많은 씨발 소리를 들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배가 터지도록 욕을 쳐먹은 우리는 각자 모나미 볼펜 한 자루씩을 받으면서도 관등 성명을 외쳐야 했지요. 그러자 이번엔 씹쎄끼들아 목소리 낮춰, 시끄러 하면서 조용히 하라고 했습니다. 아...진짜 열받지 않나요. 도데체 어떤 장단에 맞춰 뭘 어떻게 하라고... 아무튼 유병장이 나눠준 종이에는 생년월일과 집 주소, 전화 번호 등 나에대한 신상 정보를 적을 수 있는건 몽땅 칸에 나누어 검은색을 채웠습니다. 그러면서 유병장은 야, 틀리면 뒤져. 종이도 없어라는 말을 몇 번이고 되풀이 했습니다. 그러면서 빨리 빨리 써 개새끼들아. 지금 시험 봐, 시험 보냐고 하며 옆에서 계속 독촉을 하기 시작했지요. 그렇게 모든 내용을 다 적자 행정반 구석에 처박혀 있던 떠블백을 매고 자기를 따라 오라 했습니다.

 

행정반을 나가 유병장을 따라 짧은 복도를 거쳐 양쪽으로 이어진 막사에는 연병장을 기준으로 오른편엔 1소대와 2소대가 왼편으론 3소대와 90미리 소대가 침상을 사이에 두고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저와 김경재는 1소대와 2소대에 배치를 받았고 최영재는 90미리 소대로 따로 떨어져 나갔지요. 아무튼 막사 안으로 들어서자 내무반엔 아무도 없었고 썰렁한 기운만 감돌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컨데 아까 유병장이 신병 왔다고 소리친 건 자기 밑에 있는 행정병이 주변에 있으면 빨리 튀어 오라고 한 얘기 같았지요. 그렇게 떠블백을 놓고 지시에 따라 침상에 팔을 앞으로 쭉 펴 양 무릎 위에 올리고 허리를 꽂꽂이 새워 각을 잡아 앉아 있던 우리 주변에 유병장이 잠시 여기서 대기 하라며 내무반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러자 저는 주변에 아무도 없단 생각이 들어 일단 눈알을 돌리며 낯선 환경을 아주 조심스럽게 살펴 보았지요.

 

내무반 안은 양쪽으로 갈린 침상에 3단으로 접은 국방색 얇은 메트리스가 관물대 아래 일렬로 정렬 돼 있었고, 그 위에 모포와 벼개가 딱딱 각을 맞춰져 놓여져 매우 깔끔한 상태였습니다. 또한 신기했던 것은 관물대 안에 떠블백을 넣고 바깥쪽 바닥에 누구의 관물대인지를 알리기 위한 계급과 이름을 코팅하듯 비닐로 싸아 두꺼운 종이로 붙여 놓은 것이었지요. 그런 바로 앞의 관물대를 유심히 관찰하던 때에 드디어 전투모를 그냥 머리에 얻졌다고 표현하는게 맞을 법한 병장 둘이 뭐라 시끄럽게 떠벌리며 내무반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곤 바로 우리를 발견하고는 어라, 신삥 왔네라며 아주 입이 찢어져라 함박 웃음을 지었습니다. 이야...신삥 온다 온다 하더만 이제야 진짜 오는구만하며 전투모 챙을 손으로 쥐듯 벗고는 나란히 각잡고 앉아 있는 우리 머리 사이를 '와리가리1' 하듯 모자로 몇 대 때렸지요. 하지만 고참이 물건을 주건 건들기만 하건 무조껀 튀어 나와야 한다는 그 말도 안 되는 관등 성명을 대는걸 그 새 까먹은, 아니 알지 못 했던 경재와 나는 또 다시 히죽거리는 병장 둘의 비아냥 섞인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오호...이새끼들 보게...고참이 건드려도 관등 성명도 안 대네. 씨발 요즘 새끼들은 졸라 빠졌어...라고 말이지요.

 

그리곤 계속 히죽거리는 깝죽임으로 둘 중에 최뱀이라 불리는 녀석이 저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여기 이등병 나리께선 어디셔 오셨어요. 그 질문을 들은 나는 논산에서 왔습니다하고 외쳤습니다. 그러자 만면에 웃음끼를 가시지 않은채 오...호텔에서 오셨어요, 그렇쿠나라며 계속 실실 거렸지요. 그 때 몇 명의 부대원들이 들어왔고 병장들은 뭐가 그리 신이났는지 야, 신병 왔는데 떠블빽 검사 해야지 떠블빽 검사라며 아주 좋타는듯 떠들어 댔습니다. 그러자 행정반에서 우리를 내무반 안으로 인도 했던 유병장이 돌아와 이새끼들 밥 먹여야 한다며 활동복 갈아 입히고 식당으로 대리고가야 한다고 했지요. 그러자 뭔가 맥 빠진듯 한 말련들은 반대편 침상에 앉아 팔을 뒤로 기덴채 싱글벙글 우리만 쳐다 보며 뭐라고 떠들어 댔습니다. 아무튼 유병장은 떠블빽에서 활동복 갈아입는다 실시라는 단 한마디를 던진 후, 우리가 미친듯이 빠르게 움직여 떠블빽 주둥이를 여는과 동시에 다시 '원위치'란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꺼내려고 했던 물건들을 다시 재빠르게 넣고는 각잡고 앉으려고 하는데 활동복으로 갈아입는다 실시, 원위치를 3번 반복하였지요. 그렇게 빨래 돌리듯 우릴 굴린 녀석은 활동복으로 갈아입은 우리에게 플라스틱 식판과 숫가락을 하나씩 쥐어주며 옆의 90미리 소대에 있던 최영재와 함께 중대 사열대 앞에서 일렬로 세운 후, 식판을 잡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식판은 적갈색을 뿜어내는 황토빛으로 요즘 스마트폰 두께에 반찬 3구와 밥과 국을 담을 수 있는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었지요.     

 

논산 훈련소에서도 배웠지만 내무반에서 식당까지는 연병장을 거쳐 군가 한 두곡 정도는 소화 시킬 수 있는 거리로, 식판 끝을 숫가락과 함께 왼손으로 꼭 쥐고 옆구리에 찰싹 붙여 오른팔을 흔들며 걸어가야 합니다. 또한 이동중엔 군가를 목청껏 부르며 밥 한 줌 달라는 거지 새끼들처럼 타령을 외치듯 군가를 꽥꽥 거리며 식당까지 가야만 했지요. 씨발 진짜 밥 한끼 먹는게 이렇게 더럽고 치사한 것인줄 군대가서 알았습니다. 그것도 내가 가고파서 간 군대도 아니고 억지로 끌려간 곳에서 말이지요. 그렇게 식당안으로 들어간 우리는 텅텅 비어 있는 실내에 짠밥 냄새만을 맡으며 서 있다가 유병장이 배식구 앞에서 뭐라 떠드는 모습만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배식 시간이 다 끝났는데 신병이 와서 밥을 못 먹었으니 나중에 와서 먹어야 하는 근무자를 위해 남겨논 짠밥을 달라는 것이었지요.

 

그렇게 하얀 비닐 앞치마를 입은 취사병 하나가 밥이랑 똥국, 김치를 툭툭 식판에 담아줬고 유병장의 지시에 따라 식탁에 앉아 감사히 먹겠습니다를 외치곤 밥 주걱만한 포크 겸용 숫가락를 사용하여 밥을 미친듯이 흡입하며 퍼먹기 시작했습니다. 군에서 사용하는 숫가락은 상병 이상급 병장과 그 밑에 얘들이 쓰는 숫가락의 크기와 모양이 달랐는데, 고참들은 일반적 수저의 모양이었고 그 밑에 애들은 수저가 짧고 깊이가 있어 많은 양의 밥과 국을 한꺼번에 입안 가득 처 넣을 수 있게 설계 돼 있었지요. 아무튼 밥을 먹는다기 보단 쳐 넣고 있는데 유병장 이새끼가 우리 셋 뒷통수를 한대씩 때리며 빨리 처먹어 빨리를 외쳤고 밥처먹다 관등 성명 대는 우리에게 왜, 씹쎄끼들아라며 인상 거리며 우릴 쳐다 보았습니다. 그 말에 우린 아닙니다라고 답하며 그녀석의 의미 심장한 말 한마디를 들었지요.


새끼들아,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대가릴 맞으니 기분 좆같지. 근데 왜 그랬냐. 니들은 개만도 못 한 새끼들이거든.

각주 1

왔다리 갔다리

  1. 왔다리 갔다리 [본문으로]
ㅠ.ㅠ ......

이게 사실인가요.... 눈물 나요.....ㅠ.ㅠ
사실입니다. 흑흑...
군대는 계급이란 말이 실감나여
그러니 세월만 가기를 그리 학수고대 하고 있겠져
정말 유병장 같은 똥파리가
아직도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면 치가 떨리네여
보고있나...유영진 ..

스팍님 성격도 만만치 않았을텐데
참고 견딘 세월이 있었다니 대견해여 ...(^^)
통일이 되면 덜 할까...
우리의 젊은 아이들이 넘 불쌍해...(ㅜㅜ)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ㅋ)(ㅋ)(ㅋ)
암튼 다들 잘 살고 있길 바래요.
제가 가끔 아프다고 했는게 다 군대에서 다쳐서 그런 거여요.
실명거론 할수만 있다면
만 천하에 공개해서 가슴좀 아리게 해 줬음 좋으련만
아마도 이 글을 보게 된다면
본인은 알겠져 ..(ㅎㅎ)
설영 양심의 가책은 안가질망정
지도 사람이라면 뜨끔이라도 하겠져 ..(^^)

맞을짓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을껄요. (ㅋ)(ㅋ)(ㅋ)
ㅜㅜㅜ어쩌면 좋아요....지난 목요일에 훈련 마치고, 금요일에 버스에 실려
산으로 산으로 간곳이..262...라는데,,,,
20년전 이야기여요...지금은 많이 좋아졌을듯...
20년 전 이야기라지만 넘 가슴이 아프네요.
아들이 지난 주 태풍28사단으로 자대배치 받았거든요. ㅠ.ㅠ
무사히 제대 하길 바랄께요.
요즘은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