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소설(小說) ◈

스파이크 2014. 9. 25. 09:40

 

 

!!!~야, 나 이제부터 신병 떠블백 검사한다~!!!

 

침상 복도를 중심에 두고 1소대와 2소대가 나뉘어 있는 공간 끝으로 신병인 나와 김경재는 말련 병장들의 인솔하에 침상 위로 올라가 떠블백 검사라는 것을 하게 되었습니다. 떠블백 검사란 신병교육대라 불리는 훈련소에서 자신의 소지품을 넣어 이동시에 매고 다니는 가방을 말하는데, 권투선수들이 훈련을 할 때 천장에 매달아 두들기는 샌드백처럼 생긴 것을 말 하지요. 떠블백 검사를 하는 이유는 신병이 처음 중대로 전입 왔을시 혹시 그 안에 군생활에 부적합한 물건이나 자료등이 있는지를 검사하는 것으로, 그들은 그것이 정당한 행위라고 누누이 강조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신병의 개인적 물건을 허락없이 마구 뒤지는 것으로 사생활 침해와 인격적 모멸감을 주는 가혹행위에 해당하는 사항이었지요. 그러나 그런 악행들이 폐쇠적인 군(軍)이란 공간 내에선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졌고 좋은 것도 아님에도 대를 이어 전해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자랑은 아니지만 제가 당한게 있어서 그랬는진 몰라도 고참이 된 이후 오히려 신병이 군생활 적응에 실패하는 주 원인이라 생각 돼 떠블백 검사 자체를 아예 없애버렸지요. 

 

 아무튼 1소대 침상 끝에 올라간 나는 최뱀이라 불리는 '최석일' 병장에 의해 떠블백 검사를 당하게 되었고, 2소대 김경재에겐 '황준도'라고 말련 병장 계급에서 가장 더럽게 생긴 녀석이 그를 맡아 2소대 침상 끝으로 끌고 올라 갔습니다. 그들은 신병 떠블백 검사 자체가 자신들에게 떨어진 장난감을 마구 가지고 노는 살아있는 오락게임인냥 신이났는지 싱글 거리며 침상 끝에 비스듬이 엉덩이를 대고 앉아 한 쪽 다리를 올리곤 딸딸이라 불리는 슬리퍼를 발에 걸치듯 신은체 살랑살랑 흔들며 나에게 말했지요. 야, 신병. 그 신호에 네, 신병 이한성이라고 나는 바로 관등 성명을 댓고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최뱀은 떠블백 푸는데 영쩜 오초, 실시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 한 마디에 오른쪽 무릎을 꿇고 왼쪽 발을 바닥에 대며 반쯤 무릎 꿇은 자세로 떠블백 주둥이를 열고 물건을 하나 하나 꺼내려던 나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지 못 했지요. 그래서 바로 '동작그만' 이란 소릴 듣게 됐습니다.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모든 동작을 순간 멈춘 나는 최뱀이 어떤 소릴 할지 긴장한체 그를 주시했지요. 그러자 최뱀은 실실 거리며 지금 가방 안에서 엄마가 싸준 도시락 꺼내냐 씹쎄끼야라며, 요즘 신병 새끼들은 느려터지고 졸라 빠졌다고 지껄였습니다. 그러면서 대가리박아라고 조용히 말 했지요.

 

떠블백 주둥이를 열다가 물건도 꺼내기 전에 갑자기 대가릴 박으라는 소리에 기겁을 하고 일단 머리부터 시키는데로 박자 최뱀은 침상에서 몸을 양손으로 지탱하듯 앉아 발을 아까보다 더 깔짝거리며 원위치라고 명령 했습니다. 그 말에 발딱 일어나, 서 있던 떠블백 주둥이를 다시 열려는 동작을 취하자 바로 떠블백을 푸는데 영쩜 이초라며 아까보다 시간을 더 단축 해 쏘아 붙였지요. 그 명령에 최대한 빨리 주둥이를 열고 물건을 꺼내려는데 최뱀이 벌떡 일어나 딸딸이를 벗고 침상으로 뛰듯 올라 서더니 갑자기 떠블백을 잡고 있던 나의 좌측 옆구리 부분을 강타 하였습니다. 그 강한 충격에 반쯤 무릎을 꿇고 있던 나는 뒤로 발라당 나동그라짐과 동시에 관등 성명을 대며 발딱 일어서 앉았습니다. 그러자 최병장은 야이 씹쎄끼야, 소풍왔어. 개새끼가 떠블백을 영쩜 때에 풀라면 주둥이 클립을 풀고 꺼꾸로 들고 쏟아 부어야지 개새끼야라며 귀싸대기 한대를 친 후, 침상 밑에 엉글어진 슬리퍼 한 짝을 들어 내 몸둥이에 던지며 자신이 직접 떠블백 밑을 잡고 꺼꾸로 들어 물건을 침상에 마구 뿌려 댔지요.

 

그렇게 물건이 와르르 다 쏟아지자 이번엔 빈 떠블백을 내 얼굴에 집어 던지며 개 씨발 새끼야 원상복구 하는데 영쩜 오초라고 또 지껄였습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긴장감이 초절정에 달해 맞은 배가 아픈지도 잊은채 미친듯이 물건을 마구 주둥이에 쳐 넣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본 최병장은 다시 아까처럼 앉아 여유있는 웃음끼를 띠며 딸딸이를 발에 걸쳐 흔들어 댔지요. 그렇게 다시금 떠블백에 물건을 몽땅 집어넣자 또 다시 떠블백 푸는데 영쩜 오초라 명령했습니다. 이젠 떠블백의 물건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알게된 나는 떠블백 주둥이를 바닥에 대고 와장창 물건들을 토해낼 수 있도록 마구 흔들었지요. 그렇게 물건들이 침상에 흩어지자 열고 넣기를 2번 더 반복시킨 최병장은 이제 진짜 떠블백 검사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란듯 어디보자~어디보자를 흥얼거리며 저의 물건을 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해서 처음 최병장의 눈에 띤 물건이 하필이면 전투식량이었는데 이건 논산 훈련소에서 받은 것을 다 먹지 못 해 그냥 떠블백에 넣어 가지고 오게된 것이었지요. 그것을 손에 든 최병장은 이건 뭐냐라며 내게 물었습니다. 그래서 전투식량입니다라고 대답하자 그걸 몰라서 물어 이 씨발새꺄, 그러니까 이걸 왜 가져 왔냐고, 받았음 다 처먹고 왔어야지 개새끼야라며 전투식량을 박찬호가 강속구를 뿌리듯 내 얼굴에 패대기 치더군요.

 

그 때 던진 전투식량이 흰밥과 김치였는데 너무나 쎄게 얼굴에 던져 퍽 소리와 함께 김치봉지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김치와 국물이 냄새를 풍기며 사방으로 튀었고 자신이 던져 터트린 김치로 인해 오히려 본인이 더 열받은 최병장은 아이 씨발, 개 좆같은 씨발 새끼가라며 오히려 더욱 방방 뛰었습니다. 그리곤 침상 청소 담당에게 야 걸레로 닦아 빨리라고 소리친 후, 치약으로 냄새 안나게 박박 닦아 새끼야라고 마구 떠들어 댔지요. 그리곤 나에게 두루마리 휴지를 던져주며 빨리 얼굴 닦아 개새끼야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김치적 소란이 가라앉자 또 다른 물건을 살펴 보던 최병장은 손바닥 보다 작은 수첩형 성경책을 찾아냈지요. 그러더니 나한테 너 예수 믿냐 씹쎄야라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 나는 천주교도 개신교도 아닌 친구들과 일요일에 여자나 보러 놀러다니는 엉터리 신자였고 딱히 신앙심이 마음에 있는 것은 아니었지요. 하지만 친구 중 열혈신자가 하나 있어 군생활이 힘들 때 읽어 보라며 논산 훈련소에 들어가기 전, 선물로 사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논산 훈련소에서도 성경은 별 문제가 되질 않아서 그랬는지 딱히 가지고 있는것에 대해 뭐라 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최병장은 그 성격책을 쫘르륵 한 번 훑트며 너 예수 믿냐고 씹쎄끼야라며 같은 질문을 반복 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네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성경책 끝을 잡고는 그것으로 내 뺨을 짝짝짝 3대 연거푸 때리면서 씹쎄끼야 신이 있어, 신이 있는데 이런곳에 오냐, 내가 지옥에 있는 저승자사다라며 성격책을 펼치더니 가운데를 잡아당겨 내 눈 앞에서 찢어 버리곤 제 면상에 집어 던졌지요.

 

왠지 모르겠지만 그 상황이 나에게는 꽤나 충격적이였는데 지금까지도 최병장 그자식이 왜 그렇게까지 해야했나 하는 생각을 가끔씩 하곤 합니다. 그리곤 '군인수첩'을 꺼내 수첩을 이리저리 살펴 보던 최병장은 뒷 면 메모란에서 달력을 그려 숫자에 엑스표를 한 것을 발견하였지요. 그러더니 혼자 낄낄 거리다가 근처에 있는 일병한테 수첩을 보여주며 이 씹쎄끼 졸라 빠졌다, 훈련병 새끼가 달력 그려서 엑스표를 해, 완전 똘아이 새끼네라며 마구 떠벌렸지요. 그러자 침상 앞에서 최뱀의 얘기를 듣고 수첩을 힐끗 살핀 일병이 눈에서 레이져 광선이라도 뿜듯 저를 꼬라봤습니다. 그 녀석이 바로 아까 전투화를 닦을 때 나지막히 욕을 했던 '박충석'으로 그 밑의 쫄따구들은 전쟁만 나면 북한군보다 제일 먼저 저새끼 뒤통수에다 대고 총을 갈겨 죽여 버리고 싶었던 가장 잔인한 놈이었지요. 암튼 최병장은 그 달력 부분만 쫙쫙 찢어 손으로 공처럼 말아 내 얼굴에 농구를 하듯 던졌고 다시 떠블백 원위치라며 짐을 싸도록 명령했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짐을 챙기라는 명령이 떨어지자 몸이 금방 반응하지 않아 순간적으로 움찔하며 엉거주춤 거렸고 그것을 기다렸다는듯 최병장은 동작그만을 작게 전달했지요. 그리곤 아직도 몸이 덜 풀렸구만, 안돼겠네라며 쪼그려 뛰기 20회 실시라고 말 했습니다.

 

쪼그려 뛰기라 함은 일명 '토끼뜀'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양 손을 허리춤에 대고 쪼그려 앉아 하체 외측두인 하체전면 바깥쪽에 자극과 혈류를 증가시켜 조금만 움직여도 종아리와 허벅지가 터질듯한 고통을 느끼게 만드는 하체단련 운동이지요. 하지만 군에서는 가혹행위의 가장 낮은 단계에 위치한 고문 방법으로 좁은 공간에서 최대한의 고통을 느끼게 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나 둘 셋 '하나', 하나 둘 셋 '둘', 하나 둘 셋 '셋', 하나 둘 셋 '넷' 이런식으로 시계방향으로 돌아 20번까지 해야 쪼그려 뛰기가 끝나게 되는데, 특히 마지막 구호를 생략한다거나 일정 숫자 3이라던가 7이라던가 하는 것이 들어간 숫자에 구호를 외치지 말라고 명령하는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그것을 잊고 얼떨결에 13이라고 외친다거나 17이라고 소리치면 고참과 동료 및 쫄따구들에게 욕은 욕대로 먹고 처음부터 다시 토끼뜀을 시작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게 됩니다. 아무튼 쪼그려 뛰기 20개를 마치자 나는 허벅지가 탱탱해 짐을 알 수 있었고 몸이 뜨거워짐을 느꼈지요. 또한 떠블백 열고 닫고 뚜들겨 맞은터라 정신이 혼미하고 세상은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습니다. 그 때 최병장이 또 다시 저에게 물었습니다.


야, '복무신조' 외워 봐. 


분명 선배님은 예삿분이 아닌듯 싶습니다. 문단에 등극하셨거나, 아님 강의하시는분??? ㅎㅎ
전 업무중 짬짬히 보고 있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자대배치받고 6개월 이등병시절 너무도 힘들고 제정신 제몸이 제것이 아니죠.
항상 경직되어 있고, 항상 눈치를 봐야되며, 항상 뛰어야 되며,,,이등병은 절대 걸어다녀선 안된다!ㅎ 기억납니다.
그런데 선배님 그시절엔 다 구타 있었겠지만, 유독 28XX가 심했던건가요???
신교대 입소날부터 상병달기전까지 거의 매일 맞고, 박고 했던것 같습니다...
저보다 연장자들이나 또래들한테 그런 얘기하면 무슨 90년대중반이 60~70년대냐고들 하던데요,
그리고 예전 기억을 더듬어보면 고참이 신병하나 고문관 만드는건 일도 아니었습니다.
물론, 간혹 고문관 기질이 있는 사람도 있지만, 고문관이란게 고참이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만들어졌었거든요,
그런 얘기들도 전혀 공감을 못하던데요,,,사단마다 생활이 다르다고 해도 모든 군바리 일상은 도찐개찐(도긴개긴)인데 말이죠.
과찬이십니다.(^_^) 문단은 등극한 적 없구요...강의도 한 적 없습니다. ㅋㅋ 예전에 얘들 미술을 가르친 적은 있어요.
아무튼 바쁜 업무 시간에 이렇게 찾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도 이등병 때 걸어다니면 안된다는 것에 이해할 수가 없었지만
그 문제는 앞으로 반영될 이야기라 천천히 글로 즐겨주셨으면 하네요. 28사단이 사단본부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구타가 심했다는 소리가 있는데 그것도 심도 있게 생각해서 찬찬히 하나하나 풀어갈 생각입니다. (^_^) 즐겁게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고
세상의 고문관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그리고 건강하고 즐거운 병영생활을 아주 어린 후배들이 영휘하길 기대하며...(^_^)
14중대 제 한기수 위인 양진호씨나 두기수 위인 홍우성씨 동기로 보이네요,,, 저는 14중대에서 생활하다가 , 취사장에서 파견으로 일한 조규호 라고 합니다.. ㅋㅋㅋ 재밌게 읽었습니다.
헉...그렇게 자세하게...암튼 함께 군생활을 했던 분이라 반갑습니다. 저는 두 분은 잘 모르겠고요...얼굴을 보면 알 수 있을지도...이름을 거의 다 잊어서 가명으로 썼어요. 성만 기억해요. 어렴풋한 얼굴이랑...그 때 있었던 일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