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소설(小說) ◈

스파이크 2016. 11. 17. 01:57


<일루젼>


 

주상복합 아파트에 위치한 지하 헬스클럽에 건강을 생각 해 찾아 갔다. 너무나 환한 조명에 수 많은 운동 기구들. 그리고 벽면 가득 꼼꼼하게 붙어진 거울들을 바라보며 젊은 남성들은 자신의 몸을 최대한 부풀리기 위해 벅 찬 무게를 가열차게 펌프질 한다. 또한 많은 남녀노소는 각자 무엇을 위해 운동을 하는지 알 수 없지만 다들 땀을 뻘뻘 흘리며 내외적인 건강을 위해 에너지를 쏟아 분출하고 있다. 그럼 나는 무엇 때문에 지금 이 순간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인가 


운동의 리듬을 조금 더 경쾌하게 만들기 위한 최신 음악들은 잔잔한 노래보단 빠른 템포로 몸을 더욱 조여 움직이게 만들고 런닝머신, 자전거와 같은 유산소 운동 기구들은 함께 붙어 있는 TV를 통해 즐겁게 뛸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특히 유산소 운동은 지겨움과 무료함을 동반하는 괴로운 것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꺼려 할 수 있는 기구지만 TV라는 소품이 붙어 있어 반대로 가장 인기 있는 운동기구로 쓰이고 있다. 그렇게 가쁜 숨을 몰아 쉬며 운동을 하고 있는 사이 시간은 어느새 30분이 흘러갔고 살짝 루즈함이 엄습해 오던 찰라 내 앞으로 어떤 아가씨 한 명이 스르륵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20대 초 중반으로 보이는 여성이었고 운동을 위해 긴 생머리를 반짝이가 붙은 고무밴드 머리 끈으로 묶어 올리는 중이었다. 그 때 머리를 쫌 메며 양 팔을 들어 올리자 펑퍼짐한 노란 티셔츠는 어깨를 따라 위로 올라갔고 그녀의 탄탄한 복근이 살짝 들어간 배꼽과 함께 빛나듯 노출 됐다. 그리고 검은색으로 보이는 탱크 탑이 불룩하게 솟아 팽배한 둥근 모양으로 살짝살짝 나타났는데 그로 인해 나의 심장은 바닥으로 떨어 지 듯 덜컹거렸다. 그렇게 복장착용을 끝낸 그녀는 준비운동을 하기 시작했고 워낙 늘씬한 몸매와 탄력 있는 라인을 가지고 있어 회색의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레깅스를 입고 제자리에서 통통통 뛰는 그녀의 행동에 따라 내 심장도 함께 요동치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야하고 섹시 하던지 나는 그만 런닝머신에서 스텝이 꼬여 하마터면 중심을 잃을 뻔 했고, 그런 그녀의 뒷 모습을 몰래 관찰하던 행동을 다른 사람들이 눈치 첼까 두려워 정색을 하고 열심히 걷은 척을 했다. 그리곤 몰래 몰래 그녀의 바디를 힐끗힐끗 고양이 혀로 햘 듯 쓸어 담으며 조금이라도 더 훔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는 온 몸을 모두 가렸지만 착 달라붙는 레깅스를 입어 노출이 심하게 느껴질 만큼 자극적이었고 주변에 있는 모든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 순간 그녀는 허리 스트레칭을 위해 양 다리를 어깨 넓이 보다 조금 더 벌려 허리를 꼿꼿하게 세워 90도로 인사하듯 숙였고, 그 때 두드러지게 나타난 엉덩이는 반짝이는 태양보다 훨씬 더 도발적 아름다움을 뿜어냈다.


그 순간 운동을 하던 모든 남성들은 일순 호흡이 일시 정지 상태로 멈춰진 듯 하였고 그런 분위기에 아랑곳 없이 그녀는 손가락 깍지를 끼고 바닥에 손이 닿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의 엉덩이 중심부 소음순의 갈라진 모양이 너무나 뚜렷할 정도로 분명하게 나타나 정말 눈을 어디다 먼저 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내 이마엔 땀이 삐질 삐질 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운동복에 대해 아무 거리낌 없다는 듯 너무도 당당하게 준비 운동을 계속 하였고 옷차림에 대해 그 누구도 지적 하거나 핀찬을 주는 사람들은 없었다.


심지어 그 옆을 지나는 헬스클럽 여성회원들이 오히려 한 마디 정도는 할 줄 알았는데 별 관심 없이 보고 지나가는 모습에 오히려 놀랄 뿐이었다. 그런 그녀의 떳떳한 행동을 오히려 정정 당당히 지속적으로 관찰 할 수 없던 나는 헬스클럽 내부 기둥과 벽면에 붙은 유리 반사각들을 이용 그녀의 얼굴과 몸매를 스토커처럼 따라 붙어 계속 탐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가 저런 운동복을 입고 저런 자세의 운동을 하는 것은 오로지 이곳에서 나같이 괜찮은 남자를 유혹하기 위한 하나의 행위라 판단, 기회를 봐서 반드시 번호를 딸 것이라 다짐했다. 그 때 런닝머신을 보통 걸음으로 걷고 있던 내 쪽으로 체조를 끝낸 그녀가 걸어 왔고 순간 나와 눈이 0.1초간 마주친 상황에서 난 분명하게 확신할 수 있었다. 


“‘쟤 나한테 반했네!!’” 


그런 확신에 찬 생각을 하며 런닝머신을 걷고 있는 내 옆으로 수 많은 기계 중 그녀가 우측에 있는 런닝머신 위에 올라 주먹을 꼭 쥐고 두 팔을 흔들며 파워 워킹을 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자, 나는 그녀가 분명 나한테 관심 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고 자신의 존재를 나에게 강하게 어필하고자 저렇게 열심히 걷기 운동에 매진하는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 그렇게 양 쪽 런닝머신에서 함께 걷기 운동을 하고 있을 때, 여러 거울 반사각 사이로 그녀의 얼굴을 관찰하던 나는 그녀와 잠깐 잠깐 눈이 마주쳤고 그때마다 나와 눈이 마주친다는 것은 내게 흥미가 있어 그렇탄 것이니만큼 앞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를 골몰하기 시작했다 


“‘, 어떡하지? 일단 인사부터 해야 하나? 무조건 전번부터 달라 할 순 없잖아. , 내가 알려 달라면 잠깐 빼는 척 하다가 잠시만요하고는 전화기를 락커에 놓고 와서요라고 하면서 전화기를 가져 오는 척 하곤 알려 주겠지만…… 암튼 일단 무슨 말로 첫 스타트를 끊지? 그렇게 내가 맘에 들면 먼저 와서 말 걸어도 상관 없는데. 그러면 숙이고 들어가는 척 하면서 만나 줄 수도 있고. 근데 얘 나한테 잘 보이려고 너무 애쓴다. 저렇게 땀 삐질 삐질 흘리고, 팔 팍팍 흔들면서 까지 관심 받고 싶은 것 아냐. , 웬만해선 꺾일만한데도 전혀 식지 않는 이노무 인기. 어쩌면 좋아. 일단 얘 파워 워킹을 하는 척 하며 겨드랑이에서 페로몬 팍팍 뿌려 나에게 강한 어필을 하는 거니까 좀 지켜 보다가 런닝머신이 끝나면 식사나 한 번 하자고 간단하게 물어보지 뭐. 그리고 운동기구 사용법이나 슬슬 알려줘 가면서 데이트 모드로 유도해 볼까나. 진짜 얘는 오늘 날 만날 걸 행운으로 알아야 해. 나 같은 놈 진짜 농담 하나 안 보태고 만나기도 힘든데 어쩜 좋아. 인생 그냥 로또 맞은 거잖아. 쟤 친구들은 부러워서 배 아파 뒤지겠다. , 이 몸이 너무 잘 난 것이 죄라면 죄 일 테니 어쩔 수 없는 거지만…… 그렇게 부러워하는 친구들 있음 내 친구 새끼들이나 엮여 줘야지. 그리고 일주일쯤 지나면 너 때문에 내가 폭발 직전이야라면서 모텔 데리고 가, 저 빛나는 엉덩이에 나의 또 다른 분신 켄타로우스의 짐승 같은 매력을 와장창 선사해 주는 거야. ‘오빠, 대단해. 스고이. 살살, 살살, 한 입에 안 들어가크핫하하하!! 아따, 오늘 운동 하는데 기운 팍팍 들어가네. 런닝머신에 속도 좀 올려볼까.’” 


그렇게 흡족한 미소를 감출 수 없던 나는 피식 피식 웃으며 런닝머신을 걷고 있었고 그 옆으로 누군가 쓱 들어와 내 뒤통수를 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행복한 상상을 방해 받았다는 느낌에 몹시 불쾌해진 나는 무지 기분 나쁜 얼굴로 옆을 쳐다보았고 그런 얼굴을 확인한 녀석은 이렇게 말 하였다. 


런닝머신 하면서 TV도 꺼 놓고 뭘 그리 실실 거리고 있어 븅신아. 고만해 씻고 집에 가게. 힘들어.” 그 말을 들은 나는 창렬에게 목소릴 낮춰 야이, 개새야…… 쫌 만 더 하다 가. 고지가 코 앞이야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븅신아, 지금 등산하냐? 빨 내려 와. 나 먼저 씻고 간다라며 수건을 어깨에 휙 올리곤 문을 열고 샤워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 모습을 고개를 돌려 쫓던 나는 슬쩍 오른쪽을 바라 봤고 그녀는 그런 대화엔 신경조차 쓰지 않는 듯 이어폰을 끼고 계속해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 아무튼 아쉬운 마음에 기계 작동을 멈추고 서둘러 샤워를 마친 나는 다시 헬스장을 크게 살펴보며 그녀를 찾아 보았다. 하지만 레깅스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았고 앞서가는 창렬을 따라 분한 마음을 품으며 밖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현관을 나와 집으로 향해 가는 길에 나는 , 그래도 졸 고맙지 않냐?”라고 창렬에게 물었고, 그 질문에 뭐가?”라고 녀석은 반문 했다 


헬스클럽 오픈 기념 3일 무료사용 쿠폰 받아다 준 거 개새야.” 


고맙긴 븅신아.” 


안 고마워?! 나 땜에 운동 해 건강 해 지고, 샤워까지 할 수 있어 난방비 줄고, 온 몸이 맑고, 자신 있고, 깨끗하게 변했는데 안 고마워?”  


그래 졸라 고맙다 븅신아.” 


근데 레깅스 입은 애, 졸라 섹시하지 안냐?” 


누구?” 


누구긴 누구. 레깅스 이 개새야.” 


남자 트레이너 여자친구?” 


? 트레이너 여자친구??” 


그래 븅신아. 아까 카운터에서 둘이 딱 달라 붙어 좋아 죽더만. ? 간만에 쭉쭉 빵빵 레깅스 보니 꼴려?” 


“………………” 


암튼 영철이 새끼 불러서 당구나 한 게임 치자.”


“………….” 


이 븅신. 왜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야!! 뭐야, 너 진짜 꼴린 거야?” 


......닥쳐 개새야.” 


그렇게 둘은 뭔지 모를 비참함을 피하기라도 하듯 말 없이 레깅스 여인의 찬란히 빛나는 엉덩이를 떠올리며 터벅터벅 영철이 집 방향으로 걸어갔고 중간에 철기의 갈릴레오 같은 중얼거림을 들을 수 있었다. 


내일이랑 모래까진 그래도 볼 수 있는 거잖아……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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