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소설(小說) ◈

스파이크 2017. 2. 3. 00:36



<고문관>

 

우리 병동엔 두 명의 똘아이가 있다.

 

정신과 환자냐고?

 

아니.

 

그럼 보호자?

 

아니.

 

그럼 간호사?

 

아니……

 

그럼 누구? 혹시 의사야?

 

정답!!

 

늘 바쁘고 정신 없는 외과병동에 개쌍수란 별명으로 불리는 녀석이 하나 있어. 내 얼굴도 그리 잘 생긴 게 아니라서 남의 얼굴 가지고 뭐라 하는 건 정말 잘 못 된 건데, 모든 여자가 비호 감으로 느낄 만큼 얼굴이 농구공이고 키는 난쟁이 똥자루에 뚱뚱하기까지 한, 일본 오타쿠 변태 새끼처럼 생긴 그런 이라고 말 할 수 밖에 없는 자식이야. 근데 걔가 개쌍수라 불리는 이유는 레지던트 1년 차 외과병동에서 근무할 때 수술 방에 들어 갔다가 바로 쫓겨나서 그런 별명이 붙은 거거든!! 원래 외과 병동은 의사들의 군기도 세고 근무 여건도 빡빡해 잠도 잘 못 잘 정도로 시간도 촉박하고 힘든 곳이야. 다들 알지?


그래서 기피 직종으로 분류 돼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지 않는 곳으로도 유명 해 외국 의사를 수입해야 한다는 방송도 가끔가다 나오는 경향이 있지. 근데 그 바쁜 와중에 이 자식이 쌍꺼풀 수술을 한 거야. 그것도 눈썹이 찔러 아파서 한 것이 아닌 순수 미용을 위해. 미친 거지 그 얼굴에...... 호박에 줄 그으면 수박이 되는 게 아니라 썩잖아. 아무튼 레지던트 1년 차는 수술 방에 잘 안 들어 가거든. 근데 그 때 사람이 부족했다나 봐. 그래서 할 수 없이 인턴이 하는 걸 도와주러 들어갔다가 수술 방 앞에서 문에서 꿍 하고 부딪치고 수술용 침대도 제대로 못 찾고 엉뚱한 방향으로 걸어가고 그랬어. 그리고 집도의를 간호사로 착각하고 옆에 있다가 그를 벙찌게 만든 거지. 그 모습을 옆에서 본 집도의가 녀석을 쳐다보니 두 눈은 띵띵 부어 들러 붙어있지, 꼬멘 자국은 선명하지 그래서 쌍꺼풀 수술 때문에 앞이 안 보이는 걸 알아차린 의사가 이런 미친 새끼.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수술 하러 들어 온 새끼가 수술하고 와 자빠졌어?! 꺼져 새끼야!!”라며 쪼인트 까고 발로 엉덩일 차 쫓아 버렸대.


그리고 한동안 그 새끼 수술 방 출입금지라고 공표까지 했다나 봐. 그래서 그 자식 별명이 쌍꺼풀 수술 첫 글자를 따서 쌍수가 됐고, 성질 머린 졸 더러운데 성품이 비겁함을 타고나 화풀인 자기보다 약한 간호사들에게 해대 쌍수 앞에 가 성으로 붙은 거야. 근데 이놈이 원체 일을 못 하는 고문관이라 모든 병동 근무자들이 다들 싫어했어. 의료사고 낼까 봐 조마조마 했던 거지. 잘 못 하면 싸잡혀서 욕 먹을 수 있으니. 그리고 일을 얼마나 못 하냐면 선배 의사들이 참다못해 환자 앞에서 멱살잡고 끌고 나가거나 뺨을 후려 갈 긴 적도 있을 정도로 분위기 파악도 못하는 그런 놈이었어. 그렇게 일을 못 하면 승질 머리나 좋던지, 아님 생긴 거나 잘생겼음 어느 정돈 커버가 될 것 아녀.


암튼 대박 사건이 하나 있었거든. 궁금하냐? 궁금하지? 지금부터 알켜줄께. 쌍꺼풀 수술이 괘도에 올라 막 자리를 잡기 시작한 어느 날 20대 초반의 여성환자 한 명이 자신의 언니와 함께 진료를 보기 위해 왔어. 그리고 진료를 모두 마친 후 결과를 봤는데 크론병(Crohns disease) 진단을 받은 거지. 크론병은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야. 이게 굉장히 아픈 병인데 연속적이지 않고 드문드문 발병 해 일상 생활에 힘겨움을 가중 시키는 질환이기도 하거든. 특히 대장과 소장이 연결되는 부위인 회맹부에 발생하는 경우도 흔하고 장과 장끼리 붙어서 엄청난 고통을 수반시키는 경우가 많아 수술하는 경우도 꽤 있어. 어쨌건 20대 초반의 여성환자가 그 병명과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듣곤 상당히 긴장을 한 상태에 있을 때 수술 동의서를 받으러 하필이면 개쌍수가 그녀들을 찾아 간 거지.


근데 이 환자가 일란성 쌍둥이였는데 엄청난 미인이였던거야. 그냥 보자마자 쌍수를 치켜들고 반해버려 생명과 관련된 수술동의서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답하며 작성해야 함에도 눈에 하트 뿅뿅을 남발하며 실없는 소릴 지껄인 거지. 환자랑 보호자는 수술은 해야 하고 엄청난 긴장과 걱정으로 개쌍수를 심각하게 쳐다보고 있는데 말이지. 암튼 그 자식이 그런 환자를 앞에 두고 "이렇게 아름다운 두 분이 그런 뜨거운 시선으로 자신을 쳐다보면 제 심장이 벌렁거려 민망하고 무안해 수술 설명이나 동의서에 대한 구체적 이야길 자세히 해 드릴 수 없다"고 했다나 뭐라나. 그러면서 실실 웃으면서 수술은 잘 끝날 것이니 나만 믿으라고 큰 소리 치곤 수술 끝나면 퇴원 해 식사나 함께 하자고 껄떡 거리며 전번을 따려 한 거야.


그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환자 언니가 자기들은 심각해 죽겠는데 이런 농담 따먹기 비슷한 말로 찝쩍대자 그에 격분해 , 이런 의사가 다 있어. 의사가 당신뿐이 없는 줄 알아욧!!”하며 소리치곤 동생을 데리고 가 버린 거지. 그리고 병원에 공식적으로 항의를 했대. 저런 의사를 어떻게 믿고 수술을 하겠냐고? 만약 사고라도 나서 생명을 잃으면 책임질 거냐며 아픈 사람 앞에 놓고 장난치지 말라고 엄청 펄펄 뛴 거지. 그래서 병원이 발칵 뒤집힌 거야. 이 새끼가 환자한테 해서는 안 될 짓을 한 거 아냐. 잘 못하면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고. 아무튼 그 날 개쌍수 이 자식은 비 오는 날 먼지나 듯 졸 까였다나 봐. 까일 만 하지. 지금 세상이 어느 땐데 지가 의사라고 여자들 꼬시면 다 넘어 갈 줄 아는 자신감에 충만해 그런 똘아이 짓을 하냐고.


어쨌건 그 때 개쌍수를 쎈드백으로 여기고 줄기차게 까대며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던 선배 여의사가 한 명 있었어. 이름은 행수인데 행주란 별명으로 불리다 나중엔 걸레로 자리매김 한 얘가 바로 그 두 번째 똘아이 의사야. 얘도 생긴 대로 노는 꼴깝형 스타일로 띵띵하고 못생겨서 간호사들에게 막말이나 퍼붓는 평판이 아주 안 좋은 인성 저렴한 인간이라데. 헌데 요년이 레지던트를 모두 수료하고 전문의를 딴 후 펠로우를 하는 기간에 생리가 365일 매일 터지는지 밑에 애들을 달달 볶은 거야. 그 중에 제일 심하게 당한 게 우리의 개쌍수고. 워낙 녀석이 일도 못 하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마 생긴 게 맘에 안 들어서 졸라 갈굼을 당한 건 아닐까 추정도 돼. 둘 다 흙으로 버무려져 돼지로 성장한 몸뚱이와 상판이 비슷하게 닮아서 그런가?


어찌됐건 요년이 녀석을 매번 사정없이 졸 갈궈 개쌍수도 열 받아 맘 속으로 늘 복수(復讐)를 다짐 했었나 봐. 근데 마침 한동안 한국을 질병의 광풍으로 몰고 갔던 공포의 메르스가 찾아 온 거야. 그래서 병원이 비상 상황에 직면하고 다들 긴장하고 바쁜 와중에 간호사실 앞에 걸레가 자신의 가방을 지퍼도 안 잠그고 잠깐 볼 일 때문에 놔 둔거지. 거기에 스마트 폰이 삐 져 나와 있었던 걸 마침 개쌍수가 본거네!! 그래서 올 탔구나, 복수다 하면서 메르스로 병원에 손 세정을 하라며 보급된 알코올 젤이 눈에 띠여 그걸 꾹꾹 눌러 짜 스마트 폰에 범벅을 해 놓고 사라졌어. 그렇게 자신의 볼 일을 보고 가방을 들고 가려는 걸레가 스마트 폰을 집는 순간 기괴한 감촉에 둘러싸인 핸드폰을 발견하고 이거 누가 그랬냐며 길길이 날 뛰기 시작한 거야.


근데 메르스 비상시국에 누가 그런 일에 신경이나 쓰겠냐고. 그래서 간호사들이건 그곳에 일을 하는 상주 직원들이건 자신들이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라 잘 모르겠다 하였고 걸레의 방방 뛰는 모습만 입 다물고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던 거지. 그런 분위길 알아차린 걸레는 그 즉시 방송실로 달려가 CCTV를 확인했대. 그런데 이런 일이 발생하면 어떤 미친놈이 이랬어 하고 화 한번 내고 그냥 대충 넘어가거나 혼자 삭히잖아. 근데 이 걸레의 집념은 꼭 범인을 잡아 처벌하겠다는 의지가 넘쳐 메르스고 나발이고 다 불식 시키며 셜록으로 변신 한 거야. 그래서 사건 발생 시점을 꼼꼼하게 따져 CCTV를 확인 해 보니 개쌍수가 알콜젤을 찍찍 뿌리는 게 화면에 그대로 잡힌 거야. 그래서 걸레가 격분해 병동까지 한달음에 씩씩거려 뛰어 올라가 당직 실에 개쌍수를 가두고 쌍꺼풀이 뒤집어 질 정도로 두들겨 팼다더군. 근데 별수 있어? 자가기 벌인 일로 매를 맞았으니 여자가 때려도 가만히 받아들여야지.


그런 굴욕을 당한 개쌍수는 언젠가 다시금 복수를 하겠다는 결심 하에 증오의 마음을 활활 불타 올렸고 어떡하든 방법을 찾기 위해 골몰 했었나 봐. 그래서 찾아 낸 방법이 직원용 엘리베이터 큰 거울 옆 구석에 낙서를 하는 소심함 작전이었어. 거기다 실명을 거론하며 외과병동 김행수 펠로우. 일도 졸라 못하고, 환자 막 대하고, 간호사들 괴롭히고, 성격 더러운 년이라고 네임펜이로 작게 써 놓은 거지. 근데 그걸 쓰면 일반 엘리베이터도 아니고 직원용인데 누구 한 사람은 발견하고 그런 내용을 전달했을 것 아니야. 그래서 걸레가 그 소식을 듣고 총알같이 달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낙서를 확인한 후 다시 CCTV를 보고 범인을 잡으려 방송실로 뛰어 내려간 거지. 거기서 모니터로 낙서를 하고 있는 개쌍수를 또 찾아 낸 거야. 그래서 당직실에 또 몰아 넣고 무릎 꿇키고 졸라 뚜들겨 팼댜.


헌데 따귀를 얼마의 강도로 올려 붙였는진 모르겠는데 이 자식 쌍꺼풀이 터진 거야. 그러면서 혈은이 작렬하며 사방에 튀고 얼굴을 따라 피가 마구 흘러서 굉장히 쇼킹한 장면이 연출됐어. 그런 모습을 본 걸레가 그제서야 멈짓하고 거즈로 눈 부위를 응급처치 해 주려 했는데 개쌍수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얼굴을 들여다 보고 쌍꺼풀이 터진 걸 확인하자 확 돌아 버린 거지.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어떻게 되긴 뭐가 어떻게 돼. 아이고 나 죽는다며 당직실 바닥에 드러누워 발 동동 구르고 몸을 빙글빙글 돌리며 아이처럼 펑펑 울었지. 여자 앞에서 졸라 찌질 하게. 그런 모습에 당황한 걸레도 자신이 조금 너무했나 싶어 응급 수술을 통해 쌍꺼풀 봉합 수술을 해야 한다며 결국 자기 손으로 조치 해 줬어. 그 때 걸레가 열 받아서 수면 마취과 선생에게 부탁해 전신 마취 시킨 다음 개쌍수 포경수술도 해 버렸다더라. 그래서 지금 그 새끼 눈도 못 뜨고 당직 실에서 좆 까고 자빠져 있어. 이상한 신음소리 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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