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소설(小說) ◈

스파이크 2017. 3. 20. 00:02


옛날 옛적 한 옛날에 깊은 산 속의 토지 수호신이 있다는 동네 어귀에 '눈먼늑대'가 살고 있었습니다. 눈먼 늑대는 나이 많고 엉큼한 또 다른 늑대와 실제론 젊지만 약을 잘 못 먹어 늙어 보이는 늑대, 그리고 상냥하고 얌전한 강아지를 거느린 정치외양간의 우두머리였지요. 나이 많은 엉큼 늑대의 이름은 '묵묵'이고, 실제론 젊지만 애늙은이 같은 늑대는 '구마'얌전한 강아지는 '잡초'라 불렸습니다.


그 눈먼늑대는 세 마리 동물들을 거느리고 여러 종편 사육장에서 많은 동물들을 상대로 여왕사자에게 충성스런 목소리를 내며 노래하는 것을 생계로 꾸려가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그런 활동의 결과 때문이었는지 눈먼늑대를 알아보는 다른 애국동물들이 미비 하지만 조금씩은 늘어갔고 눈먼늑대 앞으로 적극적으로 그를 따르고 후원하는 또 다른 주도적 늑대와 여우, 작은 동물들도 하나 둘씩 생겨나기 시작했지요.  


그런 동물의 왕국에서 여왕 사자가 등극하고 조금의 시간이 지난 어느 날, 눈먼늑대는 자신이 이끄는 외양간식구들과 함께 더 많은 동물들이 다른 나라의 어느 동물원처럼 머리를 모아 연구 발전해 나가는 정치적 사파리를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이 떠올라 동물들을 모집 해 보자며 마구 짖어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누구든 들어와 볼 수 있는 자신의 동물농장 이야기 방에, 생각 있는 애국 동물들은 모두 모이라는 미끼를 올리며 동물들을 유혹하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눈먼늑대의 정치적 사파리에 들어오려면 조건이 있었습니다. 일단 조금의 고기도 후원하지 않으면 못 들어오게 막는 비밀 회원제 방식으로 동물들을 끌어 모았지요. 그렇게 궁금증을 유발, 동물회원을 찾아들 게 끔 성공한 눈먼늑대는 방문한 동물들에게 앞으로 '생각 사파리'는 정치적 연구를 목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란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동물 세계의 사회적 신분에 따른 위치나 자리를 상징하는 벼슬 따위는 머리 위에 달 생각이 전혀 없다며, 오로지 동물의 세계에 대한 조사와 생각의 진리를 따져 보는 일을 통해 여왕사자의 성공에 작지만 보탬을 줄 것이라며 자랑스럽게 짖어댔지요.


그 말에 눈먼늑대의 사파리 모임을 찾은 동물들은 그만 감동을 받아 크게 앞발을 마구 부딪쳐 주었습니다. 그리곤 그를 따르며 함께 살고 있는 묵묵, 구마, 잡초를 이곳의 주도적 동물들이라 소개하며 한껏 그들을 추켜 세워줬지요. 그렇게 만들어진 하나의 생각 사파리는 자연스럽게 눈먼늑대를 중심으로 조직화, 체계적으로 변모하는 듯 보였고 자기들끼리 직책도 만들며 생기 있고 활발하게 진행 되었습니다하지만 그 때 그들의 생각 사파리에 예쁜 조카 여우 그림을 걸어놓고, 수컷 동물들의 시선을 끌며 나타난 '늙은여우' 그들의 중심에 갑자기 들어왔어요. 늙은여우는 처음에 예쁜 조카 암컷의 얼굴이 그려진 그림으로 주도적 동물들과 일반 회원 동물들 사이에서 자신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생각 사파리에서 늙은여우의 활동이 두드러지면서 많은 수컷 동물들이 암컷인 늙은여우에게 관심을 기우리자, 나중에 그 그림이 거짓임이 들통날 것을 우려한 늙은여우는 스스로 그게 아님을 생각 사파리 이야기 방에 먼저 고백하였습니다. 그리곤 죄송하다며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면 정말 미안하다는 사과를 연신 해 대며 뭔가 의심을 피하려는 듯 생각 사파리에서 더욱더 열성적이게 활동을 펼쳤지요. 그 후로 주도적 동물들과 일반 회원 동물들의 많은 환심을 사며 갖은 아양을 떤 늙은여우는, 모든 동물들에게 칭찬도 듣고 주목도 받으며 어느 정도 인정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늙은여우는 그런 관심이 너무나 과분하다는 듯 살랑거리던 길고 풍성한 꼬랑지를 겸손하게 감추며 고개를 살짝 돌려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지요


그런 늙은여우 다리 밑에는 그녀와 함께 기생하듯 살아가는 작은 동물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동물은 늙은여우의 꼬리에 가려 다른 동물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았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느릿하고 음흉스런 '변태자라' 였습니다. 그 변태자라는 있는 듯 없는 듯 늙은여우를 목 빠져라 쳐다보며 사랑을 갈구하는 애틋한 눈망울로 늘 그녀 주변을 맴돌고 있었지요. 특히 늙은여우의 가랑이 사이를 천천히 배회하고 밑 냄새를 킁킁대며 대가리를 빳빳이 세우고 커졌다가 부르르 떨고는, 눈 안쪽에서 올라오는 눈꺼풀을 꿈뻑이고 그 야릇한 냄새에 미소를 머금으며 등껍질 안으로 작아진 머리를 쏙 집어 넣고 매우 흡족해 하는 모습은 다른 동물들을 질겁하게 만들곤 했습니다.


하지 그 누구도 늙은여우의 외모엔 별반 관심을 갖지 않았던 터라 변태자라가 그러거나 말거나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으려 했지요. 하지만 변태자라는 늙은여우가 내 것이니 그 누구도 근처엔 접근하지 말라는 듯 거드름을 피우며 한 발 한 발 느릿느릿 주변을 꼭 붙어 따라 다녔습니다. 아무튼 늙은여우의 무릎과 꼬리 사이를 걸어 다니는 변태자라의 마음과는 달리 그에게 별 관심 없는 그녀는 계속적으로 주도적 동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했지요. 그리고 그런 노력의 결실을 맺었는지 그녀는 생각 사파리 동물들에게 꽤 많은 인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생각 사파리 동물들에게 칭찬 받거나 선물 받으면 이곳 저곳에 자랑과 홍보를 해대며 자기 과시를 하듯 열심히 떠들어 댔지요. 그리고 자신이 생각 사파리에서 이정도 되는 동물이란 걸 부각 시키려는 듯 여기저길 쑤시고 다녔습니다.


그런 모습을 본 회원동물 몇 몇은 늙은여우가 뭔가 넘치게 행동함을 느끼고 인상을 찌푸리며 거리를 두고 가까이 가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게 됐지요.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환심을 사려한 늙은여우는 모든 일에 자신감이 붙었는지 생각 사파리 일반 동물들에게도 자신이 대단히 헌신적이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듯 눈먼늑대에게 여러 의견을 주장하고, 다달이 그의 저장고에 충분한 고깃덩이를 넣어주며 눈먼늑대를 흐뭇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 보게 된 순진하고 착한 '승합표범' 진심으로 감동하여 다른 동물들 앞에서 늙은여우를 칭찬하였지요. 그러자 어느새 가랑이 사이에서 소리도 없이 슬슬 기어 나온 변태자라 녀석이 승합표범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