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소설(小說) ◈

스파이크 2017. 8. 7. 11:02

그러자 늙은여우는 기다렸다는 듯, 그건 우리 생각싸파리 회원들이 고깃덩이 10개씩을 자발적으로 내 준다면 충분히 가능하니 그렇게 하면 되고찌라가죽은 선전용 현수가죽을 걸 때 주변에 뿌리면 된다고 짖어댔습니다. 그 짖음을 들은 총무여우는 매우 놀랐습니다. 아니 어떻게 회원 동물들에게 고깃덩이를 내서 노래 발표회에 참여를 요구하고그것도 모자라 찌라가죽까지 붙이고 나눠주라 할 수 있는지를어쨌건 이 모든 주장은 눈먼늑대 자신에겐 손해 보는 것이 전혀 없을 것이라 판단, 그대로 받아드려 질 것이란 확신이 총무여우에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짖어봐야 무의미 하다는 것을 느껴 기분 나쁘다는 듯 뚱한 표정으로 가만히 앉아 귀만 쫑끗 세운체 가만히 앉아 있었지요.



그런 표정을 읽은 늙은여우는 바로 환한 얼굴로 싱글거리며 쾌활하게 짖어댔습니다. 괜찮아요, 괜찮아. 걱정 말고 저만 믿으셔요. 다 잘 될 테니까. 그렇게 짖은 늙은여우는 살살 총무여우의 눈치를 보며 다음에 어떻게 행동할 지를 재빨리 생각했습니다. 오호, 요것 봐라.  총무여우년이 강하게 반발할 줄 알았는데 별로 안 그러네. 그럼 내가 원하는 답을 못 듣게 되는데 어쩌지...그럼 얼른 작전을 바꿔야겠다. 그러면서 은근한 짖음으로 총무여우에게 화재를 바꿔 속삭이듯 앞으로 몸을 살짝 숙여 으르렁거렸지요. 저기...저번에 눈먼늑대 선생님이 언급한 영감늑대나 녹화여우가 어쩜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죠. 정말 눈먼늑대님을 길가다 만난 똥개쯤으로 아는 것도 아니고. 눈먼늑대 선생님은 세상을 향해 잘 못 된 것을 바로잡고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화 시키려고 노력하는 여왕사자를 도와 이렇게 모든 것을 다 받쳐서 노력하고 있는데눈먼늑대의 이름이나 팔아 자신들의 잇속이나 채우려는 동물들이 있다니 정말 어이가 없어요.


그 짖음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지금까지 모든 것을 양보하고 참고 있던 총무여우는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발끈하여 늙은여우를 쏘아보았습니다. 그리곤 차분히 또박또박 이렇게 짖어댔지요. 늙은여우님. 뭔가 잘 못 알고 계신 게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알고 있는 그분들은 절대 그럴 동물들이 아니랍니다그러자 늙은여우는 놀란 표정으로 대답했지요. , 뭐라구요그럴 동물들이 아니라니요... 그렇게 호기심이 가득한 듯 천진난만한 표정과 우려 섞인 물음으로 늙은여우는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 거렸습니다. 그리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풍성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총무여우 옆에다 슬그머니 내려 놓았지요.


저는 눈먼늑대 선생님을 평소에 존경했지만 이번만큼은 그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네요. 생각모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신 분들을 그런 식으로 매도해 다른 회원 동물들 앞에서 꼭 그렇게까지 곡해를 해서 으르렁거릴 필요까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특히 녹화여우 같은 경우, 아빠가 총에 맞아 무릉도원으로 영원히 떠나셨는데 제대로 앞 뒤 사정도 파악 안 하시곤 그런 식으로 짖어대신 것엔 굉장한 불쾌감도 들었습니다. 이 짖음을 들은 늙은여우는 속으론 쾌재를 부르며 얼굴엔 걱정과 불안감을 표출하는 표정으로 다시금 총무여우에게 물었습니다. 어머 어머, 정말 그런 일이 있었나요. 그렇다면 눈먼늑대 선생님께 제대로 말씀 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자 총무여우는 대답했습니다. , 물론이지요. 그런 악담에 대해 취소와 사과를 한 후, 쫓겨난 동물들에 대한 명예회복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또한 선제적으로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했을 경우 반드시 먼저 경위파악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 해야겠죠그리고 또 한가지. 이 점은 늙은여우님도 오해하지 마시고 들어주셨음 하네요.



그러자 늙은여우는 네, 뭘요라며 가식적 사악함을 감춘채 매우 궁금하다는 듯 밝은 표정으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눈먼늑대 선생님의 단독 노래 발표회에 선전용 현수가죽이나 찌라가죽, 코끼리 대절 문제는 솔직하게 총무인 저와 늙은여우님 사이에서 발생한 의견 차이에 대해 타협과 중재로 조정을 해 줄 동물들이 필요 했어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은 힘들어 보였고, 그렇다면 생각싸파리의 리더인 눈먼늑대 선생님이 의견을 조율해 통일 하셨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눈먼늑대 선생님은 생각모임의 고깃덩이는 전혀 생각지도 않고 무조건 늙은여우님의 의견에만 앞 발을 들어 주신 점에 총무로써 매우 섭섭한 기분이 들어요. 물론 늙은여우님은 많은 부분에 있어서 본인이 다 알아서 한다고 짖으시지만 우리 생각싸파리는 여러 회원 동물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동물조직인 것도 사실이잖아요그런 부분엔 동의 하시지요.


 이 질문을 들은 늙은여우는 속으로 하, 요년 보게, 아주 당돌한 년일쎄...라고 생각하며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총무여우님의 짖음도 일리가 있어요. 하지만 해 보지도 않고 무조건 안 된다고 하는 것도 문제 아닌가요라고 맞받아 쳤습니다그러자 총무여우가 바로 반박 했지요.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 우리 생각모임 형편상 가능한 부분에서 고깃덩이가 모자라지 않게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회원 동물들에게 폐를 끼치면서까지 일을 크게 벌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짖음에 늙은여우는 이왕 하는 거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니까 그렇게 추진한 것 아니겠느냐며 이제 고만하자고 총무여우의 짖음을 끊어 버렸지요그렇게 팽팽한 의견 대립만 확인 한 채 두 여우는 뼈다귀 국물이 완전히 식지도 않아 오로라 같은 엷은 김이 아직도 살짝 피어 오르는 예쁜 잔을 앞에 두고 일어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헤어질 땐 서로 방끗 웃으며 인사를 나눴지요. 그렇게 총무여우와 돌아선 늙은여우는 걸려들었어, 걸려들었어를 마음 속으로 웅얼거리며 도청생쥐를 입으로 가져가 물고는 신나게 꼬랑지를 흔들며 자신의 동굴로 횡 하니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