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소설(小說) ◈

스파이크 2017. 11. 27. 17:10

늙은여우의 이런 짖음에 눈먼늑대는 나무로 된 탁자를 때가 낀 발톱으로 날을 세운 후 못 참겠다는 듯 박박 긁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짖음이 더 나왔는지를 계속 불라며 늙은여우를 독촉하기 시작했지요. 그러자 늙은여우는 풍성한 자신의 꼬랑지에서 도청생쥐를 꺼내 미리 주지시킨 내용만을 찍찍대도록 머리를 살짝 눌렀습니다. 그렇게 앞 뒤가 엮겨진 짖음만을 듣게 된 눈먼늑대는 더욱더 격분하였고 포효하듯 마구 으르렁댔지요. 그런 모습으로 보고 늙은여우는 눈먼늑대에게 쐬기를 박으려는 듯 이렇게 덧붙였습니다총무여우가 또 뭐랬는 줄 아셔요이곳 정치외양간 생각싸파리에 일반 동물들이 들어오려면 조그만 고깃덩이 하나씩은 가져와야 하는데, 여지껏 쟁겨 두웠던 고기들은 누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요. 혹시나 이런 단체 소유의 고깃덩이를 횡령하여 눈먼늑대 선생님이 마음대로 활용하는 건 아닌지 의심 된다고도 했습니다.


그 짖음을 들은 눈먼늑대는 가슴 한 켠이 뜨끔하여 순간적 표정을 들킬까 총무여우가 그런 짖음을 했는지에 대한 근거인 도청생쥐의 찍찍임을 확인 할 생각도 하지 않은체 벌떡 두 앞발을 정면으로 뻗어 허리를 굽혀 털을 세우곤 미친 듯 마구 으르렁대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고깃덩이 문제에 있어선 총무여우가 늙은여우 앞에서 전혀 언급한 적이 없었음에도 나쁘고 사악한 여우로 몰아 세우기 위해 꾸며낸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늙은여우는 이번 눈먼늑대 선생님이 계획중인 단독 노래 발표회 준비를 총무여우가 방해하려 하는 것 같다며 악의적으로 짖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 말이지요, 제가 저의 고깃덩이를 들여서라도 선전용 찌라가죽을 원래 50개 하기로 미리 총무여우에게 귀뜸해줬었어요. 근데 총무여우가 그게 어렵다며 30개만 하자더군요.



그런데 저번 생각싸파리에선 회원 동물들 앞에서 갑자기 30개도 많다며 눈먼늑대 선생님 앞에서 짖어대시는 걸 들으셨지요. 그 때 이 늙은여우가 얼마나 당혹스럽고 황당했던지. ...정말 무서운 동물이네 저 여우라고 생각했었답니다. 그리곤 사사껀껀 대형 고급 코끼리 문제도 그렇고 계속 딴지를 걸더라구요. 그런 모습을 함께 지켜 보셔서 아시잖아요. 이런 거짓 짖음에 격분한 눈먼늑대는 당장 총무여우의 목을 물어버리겠다며 크게 짖어대기 시작했습니다. 그 소리에 놀란 묵묵과 구마늑대가 정치외양간 눈먼늑대의 우리 안으로 달려 들어와 일단 진정하시고 무슨 일 때문에 그러는지를 되 짖었지요하지만 늙은여우의 거짓 짖음에 눈이 돌아버린 눈먼늑대는 그들의 물음엔 대답할 가치조차 못 느끼겠다는 듯, 지금 당장 총무여우년을 불러들이라며 마구 으르렁댔습니다이때 계획대로 돌아가는 풍경을 기분 좋은 마음으로 지켜보던 늙은여우는 일단 자신으로 인해 눈먼늑대 선생님이 화나신 것에 너무나 죄송하다며 엄청나게 미안 하다는 듯 묵묵, 구마늑대와 함께 눈먼늑대를 진정 시키는 척 하였습니다.


그 후 눈먼늑대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묵묵과 구마늑대를 우리 안에서 물리자, 늙은여우는 기다렸다는 듯 입에 물고 다니는 이름난 가방에서 고깃덩이를 꺼내 눈먼늑대 앞에 바치며 다시금 머리를 조아렸지요. 그렇게 눈먼늑대를 진정시킨 늙은여우는 눈먼늑대 앞에서 온갖 아양과 애교로 아부하며 바짝 올려놨던 분위기를 침착하게 가라 앉혔습니다. 그리곤 종편 사육장에 노래를 위해 나가야하니 일단은 내일 총무여우를 불러 자초지종을 듣고 잘 타일러 보시라 도청생쥐를 쥐어주며 설득하였지요. 그리곤 태양의 움직임에 맞춰 자신이 부리는 코뿔소를 이용, 사육장이 있는 곳까지 모셔다 드린다며 함께 가기를 권유 했습니다. 그 배려에 기분이 좋아진 눈먼늑대는 흐뭇한 미소를 또 한 번 머금고는 늙은여우 꼬랑지를 따라 졸졸 뒤를 쫓아갔습니다.  



그렇게 눈먼늑대와 늙은여우가 정치외양간에서 나가자 구마늑대는 긴장하며 앉아 있던 방석을 뒤로 빼곤, 두 앞발을 서로 깍지낀채 뒤통수에 대고 두 발과 허리를 쭉펴고 편하게 앉았습니다. 그리곤 생각했지요. 오늘 또 저 늙은여우가 온 이후로 눈먼늑대 선생님이 격분을 했단 말이야. 이것 참...우연이라고 보기엔 쫌 심하군. 도대체 저 늙은여우는 뭐야. 매번 올 때 마다 뭔가 문제를 왜 일으키는건지 알 수가 없네라며 다시금 자세를 바로 잡고 불덩어리 저장소 자료 가죽들을 괜시리 뒤적 거리기 시작 했지요. 그리곤 툴툴 거리며, 여기가 지저분 하거나 말거나 자기가 무슨 상관이람. 그렇게 보기 싫음 여기에 와서 청소나 해주고나 갈것이지...라고 중얼 거렸습니다. 눈먼늑대가 종편 사육장 출연을 위해 늙은여우와 함께 나간 후, 얼마 안 있어 다시금 늙은여우가 정치외양간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눈먼늑대가 자리에 없으면 이곳에 안 올줄 알았던 묵묵, 구마, 잡초 동물들은 갑작스런 늙은여우의 등장에 약간 당황하였지요.


이런 분위기는 아랑곳 아니하고 늙은여우는 3마리 동물들에게 다짜고짜 자신의 주장을 짖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저기요, 묵묵, 구마늑대님. 우리 생각모임에서 이번에 눈먼늑대 선생님의 단독 노래 발표회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것이 성황리에 끝 맺는 것으로만 기뻐하지 말고, 이것을 준비하면서 다음번엔 노래 발표회가 아닌 동물의 왕국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 비판하는 공동 목적의 투쟁 모임을 크게 벌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우리 정치외양간의 눈먼늑대 선생님과 생각모임 동물들이 일치단결하여 동물의 왕국 만방에 힘을 과시할 수 있을 것 아닙니까. 또한 아까도 짖어댔지만 정치외양간 청소와 정리도 좀 알아서 하시고, 자발적으로 둥물들이 고깃덩이를 기부할 수 있게 여기저기 알려주셨음 합니다. 이 말을 들은 묵묵늑대는 가만히 침묵하였고 아직 어린 동물인 잡초 강아지는 눈치만 보며 묵묵, 구마늑대가 어떤 짖음으로 답할지를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