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소설(小說) ◈

스파이크 2018. 1. 25. 14:04

그러자 눈먼늑대는 갑자기 더러운 이빨을 날카롭게 드러내며 위협을 가하듯 총무여우의 얼굴을 향해 다가가 크게 짖기 시작하였지요. 변명을 들어보라고. 이렇게 당신의 짖음이 담겨있는 확실한 근거가 있는데 잘못에 대해 이런저런 구실따윌 염치없이 지꺼리려 해. , 회원 동물들이 주고간 고깃덩이 관리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라고. 그것도 모자라 이 눈먼늑대가 단독으로 펼치는 노래 발표회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사사껀껀 딴지나 걸고 말이지. 그런일을 벌이고도 당신이 무사할 수 있을 것 같아.



이 으르렁 거리는 거친 짖음에 놀란 총무여우는 자신의 억울함을 눈먼늑대 앞에서 펼칠새도 없이 그만 다리에 힘이풀려 벌벌 떨고만 있었습니다그런 총무여우의 모습을 본 눈먼늑대는 확실히 이번 사건을 매듭짓겠다는듯 이렇게 짖어댔지요. 지금부터 당신이 생각모임에서 관련했던 모든 일들에 대해 발을 떼고초승달이 둥그런 달이 될때까지 일정 기간 짖음이나 행동을 삼가하며 반성하셔요. 그 후 총무여우에 대한 입장을 일반회원 동물들에게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이 짖음을 들은 총무여우는 너무나 어의없고 분한 감정이 마음 한구석에서 솟구쳐 나왔지만, 갑자기 아무일 없었다는듯 방석에 앉아 고개를 돌려 외면하고 딴청을 피는 눈먼늑대의 행동을 보자 더이상 여기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그렇게 총무여우는 조용히 방석에서 일어나 고개를 떨군듯 풀죽게 인사를 하고 뒤돌아 우리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런 총무여우의 눈가는 뜨겁도록 빨갛게 달궈져 있었고 우리 밖에서 안쪽 상황을 주시하던 묵묵, 구마, 잡초 동물들은 얼굴을 숙이고 나오는 총무여우를 숨죽여 지켜만 봤지요. 그리곤 안녕히계셔요란 힘없는 대답같은 작은 짖음만을 남긴채 총무여우는 옛날 옛적 깊은 산 속 토지의 수호신이 살았다는 눈먼늑대의 정치외양간을 나갔습니다


백로가 노닌다는 곳에 자신의 동굴이 있는 타로푸마는 넓다란 가죽 표면에 긁고 새기는 일을하며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창조하는 것을 통해 고깃덩이를 얻고 살아가는 동물이었습니다. 또한 이곳저곳을 혼자 돌아다니며 활동그림을 순간적으로 그려, 좋은 장소나 맛있는 고기가 있는 지역을 다른 동물들에게 공짜로 알려줌으로써 많은 호응도 얻고 있었지요. 그런 타로푸마는 6년간 일반 동물들과 접촉을 피해가며 살아가다 얼마 전 종편 사육장을 통해 우연히 눈먼늑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눈먼늑대를 처음 알았을 때만해도 타로푸마는 하는 일이 반복적으로 오래 지속 돼 삶이 무척이나 지루했지요



그 후 전파까페 생각모임에 바로 가입하여 그 안에서 활동하는 다른 회원 동물들과 친분이 쌓이게 되자 타로푸마는 아주 즐겁고 신이나서 활동을 열심히 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요즘은 생각모임 게시판에도 자주 들어가 새로운 게시물을 확인하고 쓰기도 하면서 웃는 날도 많아졌지요그러던 중 생각모임 게시판에 또 다시 눈먼늑대가 자기 자신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언자늑대라는 별명으로 게시글 하나를 올렸습니다타로푸마는 중얼거렸지요. 불만분자는 떠나시오... 뭐야 이건. 그 제목을 본 타로푸마는 곧바로 방석을 바짝 당겨 게시글을 앞 발로 살짝 눌러 열어보았지요


그렇게 게시글이 열리자 이번에도 저번 경우와 비슷한 경고와 협박이 뒤섞긴 눈먼늑대의 으르렁 거림이 적혀 있었습니다제 마음과 의도에 걸맞지 않는 동물은 어떤자든 나가기 바랍니다. 계속 이런식으로 머물며 뒷 말이나 하며 소란을 떨면 봐주지 않고 공개적으로 공격하겠소이렇게 장난치면 더는 좋은 짖음 없을 줄 알게 될 겁니다이 글을 눈으로 따라간 타로푸마는 또 다시 눈먼늑대의 으르렁 거림을 보자 생각모임 게시판 분위기 한동안 좋았는데 왜 또 이래라며 도데체 불만분자가 누군지를 알고 싶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