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송씨네 2014. 5. 14. 00:49

 


10분 (2014)

10 Minutes 
9.3
감독
이용승
출연
백종환, 김종구, 정희태, 이시원, 장리우
정보
드라마 | 한국 | 92 분 |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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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TV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것은 잘 아시리라 봅니다.

SNS나 블로그로 '무도'에 관한 애정을 자주 이야기했던 것 같긴 한데요.

'무한도전'을 이야기할 때 가장 인기가 많은 시리즈라면 다름아닌 '무한상사'라고 생각됩니다.

온갖 사회생활에서 볼 수 있는 '탑 오브 더 진상'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죠.

윤태호 작가의 '미생' 역시 인기를 끌었던 것도 같은 이유일 것입니다.

직장인의 삶을 하나의 바둑경기에 비유했다는 점에서 아마도 이 작품이 인기를 끌었을지도 모르죠.

 

그런점에서 얼마전 봤던 이 영화가 저에게 큰 공감을 일으킨 것은 비단 저만의 생각은 아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영화 <10분>(영문원제 10 Minutes)입니다.

 

 

 

방송국 PD 시험을 준비중인 호찬(백종환)은 시험도 준비할겸 남는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한 공공기관의 인턴직으로 근무하기로 결심합니다.

어차피 지방으로 이전을 할 것인지라 의외로 이 곳의 사람들은 친절하긴 하지만 지방으로 이전하는게 그리 유쾌하지는 않나 봅니다.

딱 6개월... 그냥 눈감고 일해보자는 심정으로 일을 하지만 직원들이 호찬에게 너무나도 잘해줍니다.

더구나 자리 하나가 공석이 생기면서 부장(김종구)은 그에게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제안하죠.

아버지는 명퇴로 아직도 새로운 직장이나 창업에 대해 고민중이고 호찬의 동생은 성적도 안오르는 것은 물론이요, 큰 방황중입니다.

어머니의 보험일로 집안이 돌아간다고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이상합니다.

그런점에서 호찬의 정규직 소식은 희소식과도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같이 방송국 시험을 준비중이던 호찬의 여친은 그런 그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똑같은 환경에서 면접을 보고 잘되가나 싶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낙하산 은혜(이시원)의 등장으로 그는 다시 인턴직이 됩니다.

그리고 그를 응원해줄 것 같았던 동료들, 심지어 부장까지도 은혜 편입니다.

그런 와중에 중요한 브리핑 자리에서 망해도 확실히 망해버린 브리핑...

은혜가 자체 감사 결과 결국 회사에서 다시 잘리게 되면서 호찬에게는 절호의 찬스를 맞이하게 됩니다.

단 10 분... 그는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요?

 

 

 

 

 

 

'무한상사'에는 비정규직 인턴이 등장하죠.

계속 인턴으로만 지내던 그에게 정규직으로 갈 수 있는 면접기회가 찾아오지만 스마트한 젊은 신입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다시 인턴 생활로 돌아갑니다.

영화 <10분>의 호찬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업무능력에 감탄하며 호찬 역시 사회생활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 억지로 없는 돈에 아웃도어 매장에서 등산복을 사고는 어머니에게는 회사에서 사줬노라 거짓말을 합니다. 그리고 원하던 원치 않던 간에 회사 산악회에서 등산을 하게 되지요.

비전도 없고 미래도 없는 PD 시험을 준비하느리 차라리 그에게는 정규직에서 일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에게 시련이 닥처오고야 말았으니 그 이름하여 '낙.하.산.'입니다.

면접장에서 주차권을 달라며 떼를 쓰는 이 사람이 자신의 신입이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밉상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노련하게 사는 법을 낙하산 사원 은혜는 알았을까요?

직원들의 마음을 돌려놓는데 성공하지만 정작 호찬은 그녀가 더 미울 뿐입니다.

 

영화 <10분>의 전반부가 이런 호찬이 비정규직이지만 나름 PD의 꿈을 안고 인턴으로 나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 그 부분이라면 후반부는 갑자기 나타난 새 직원과 숙명의 라이벌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이야기 합니다.

호찬을 돕겠노라면서 은혜에게 적대감을 보였던 노조지부장(정희태)나 영미(장리우)를 보면 사람이 변하는 것은 쉬움을 보여줍니다.

특히 위원회에 알리겠다고, 도와주겠다고 하던 노조지부장이 호찬에게 자신이 언제 그랬냐고 발뺌하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나기까기도 하죠.

은혜의 서글서글함에 녹아내렸는지도 모르고 그녀가 낙하산인 것을 알기에 윗선에서 자신의 몸이 언제 날라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녀에게 잘해줬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영화속 부장은 이야기합니다. 자신은 정말 그럴 마음이 없었는데 윗선에서 그랬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정말 진상은 호찬과 더불어 인턴 생활을 했지만 1년을 인턴을 했던 정래(성민재)라는 인물이죠.

같은 인턴처지에 서로 보듬아주고 위로해주면 좋겠지만 잘난척만 일삼고 은혜에게 접근해 온갖 진상짓을 일삼고 있습니다.

그의 스팩이 뒤늦게 알려졌을 때 상황은 싹싹한 은혜에게 더 잘해주는 그 상황과도 크게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여전히 우리의 주인공 호찬은 찬밥 신세였죠.

 

 

 

 

 

 

 

무엇보다도 아들의 고민을 몰랐던 호찬의 가족들을 보면 안타까움이 밀려오며 화가 나기도 합니다.

호찬의 아버지는 호찬이 정규직이 된 줄 알고 돈을 대출받아 창업을 하려고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아버지 때문에 속이 상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거기에 그의 어머니는 없는 살림에 보험에 억지로 가입했는데 정작 부담은 자신이 하고 가입동의서만 들이미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 속이 상하긴 마찬가지죠.

사실 (이건 제 이야기지만) 저희 아버지도 전후사정 안보시고 홈쇼핑의 보험상품만 보시고는 덜컥 제 이름으로 보험을 가입하셨는데 정작 가난한 아들은 돈을 못내서 이러는 상황까지 오고 있습니다. (제가 왜 이 영화에 열광할 수 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아시겠죠? 이건 딱 내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이 영화를 만든 이용승 감독의 이력이 재미있습니다.

그는 실제로도 인턴 생활을 오래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영상자료원, CJ, 부산영화제 등의 곳에서 인턴 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골이 날 정도로 인턴생활이 싫었을 것 같았던 그가 장편데뷔작으로 만든 영화가 인턴직의 이야기라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 않나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그런지 몰라도 온갖 사회생활(직장생활)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이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에게 초공감을 줄 것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배우들은 그렇게 익숙치는 않지만 출연작을 보면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작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호찬 역의 백종환 씨는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Jiseul, 2012)에서 제주도민을 못살게 굴던 백상병 역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아주 고뇌하는 인턴직의 모습을 보여주어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지요.

드라마와 연극, 영화무대에서 알려진 김종구 씨나 <계몽영화>(Enlightenment Film, 2009)의 정승길 씨도 반가운 얼굴입니다.

무엇보다도 밉상이긴 한데 저걸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면서 같이 생각했을지도 모르는 낙하산 여사원 역의 이시원 씨의 경우 다작은 아니지만 연극무대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으며 드라마 <대왕의 꿈>(2012)에 출연하기도 한 배우입니다.

 

 

 

 

 

이 리뷰를 준비하던 와중에 재미있는 뉴스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한 직장인으로 가득찬 빌딩에서 모의 대피 훈련을 했는데 실제와 비슷한 훈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인들 중에서 건물을 빠져 나와 안전하게 대피한 이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는 내용의 뉴스였습니다.

영화 <10분>의 마지막 장면은 바로 이 모의 훈련을 벌이는 장면으로 끝을 맺습니다.

살기 위해서 자신의 몸을 웅크린 사람들도 있지만 대충 숨는 시늉을 하는 사람도 있었지요.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안전불감증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에서의 그 훈련이나 실제 훈련의 모습이 대비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나만 아니면 돼'가 만연한 이 사회에서 우리는 절대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것이죠.

 

10분의 대비 훈련 시간... 우리의 주인공 호찬은 현실을 택했을까요? 아니면 꿈을 선택했을까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뭘 선택해도 그에게는 지옥같은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제 싸이렌이 울리고 여려분에게 대피명령이 떨어질 것입니다.

이는 이 어려운 현실속에서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에 대한 나 자신에 대한 실전 대비훈련인지도 모를 일이죠.

 

PS. 이 영화의 배급은 롯데가 맡았는데요.

배급을 한게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상영관이 적습니다.

정중히 말씀드립니다. 독립영화나 다양성영화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배급을 하겠다면 차라리 때려치우는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좋은 영화를 배급할 능력이 없다면 하지 않는게 옮겠죠.

 

140자로 말해봐!

보고나면 혈압상승...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더 공감할 오피스 무비입니다.

직장생활에서 보여질 수 있는 온갖 진상들과 상황들을 리얼하게 그려냈습니다.

비정규직들이 왜 수모를 당하는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 영화는 경기 다양성 상영관 G 시네마와 함께합니다.

 http://blog.naver.com/gcine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