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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의 기원’ 간다라 불교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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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 24.

불상의 기원’ 간다라 불교를 만난다

  • 여태동 기자
  • 승인 2018.07.16 09:43
  •  

서울 아트링크, ‘미소로 나투신 부처님’展

2∼세기에 조성된 간다라 불상으로 동서양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간다라불교 발흥시킨
2∼3세기 쿠샨 왕조의
동·서양 문화 융섭 과정에서
출현한 작품 20여점 전시

불상조성 신앙은 돈황 등
실크로드 통해 동진해
중국 한국 일본 등 전파
대승불교에 영향 미쳐

서기 2세기에서 4세기 경 파키스탄에서 아프가니스탄에 이르는 간다라지역에서 발흥돼 불교를 통한 동서양 문물이 융합돼 불상의 시초가 된 간다라 불교미술의 걸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 종로 안국동 갤러리 아트링크(대표 이경은)는 오는 31일까지 ‘미소로 나투신 부처님-불상의 기원 간다라 미술’전을 열고 있다.

지난 5일 개막한 간다라미술전에는 지난해 예술의 전당에서 주한 파키스탄 대사관과 페샤와르 박물관, 라호르 박물관 주최로 열렸던 ‘알렉산더가 만난 붓다’전에 출품되었던 작품 중 박물관 소장품을 제외한 개인소장품 20여점을 모아 전시하고 있다.

간다라 미술은 간다라 지역을 평정한 유목민족인 쿠샨왕조가 불교를 중심으로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원정으로 이 지역에 정착한 서양의 그리스 문화와 조로아스터교(배화교)를 믿었던 동양의 종교와 문화가 평화적으로 융섭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내세의 구원을 받기 위한 불교적인 신앙방편으로 신을 인간의 형상으로 표현해 최초의 불보살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불보살은 때 마침 그 지역에서 발생한 대승불교 사상과 함께 실크로드를 타고 동쪽으로 전파되며 중국, 한국, 일본, 동남아 등 대부분의 불상의 기원이 되었다. 또한 전파된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수용하여 그 지역 사람들의 모습을 닮은 불상들이 조성되면서, 각각의 특색을 지닌 불교미술의 꽃을 피웠다.

당시 간다라 지역에서는 대승불교 출현을 반영하듯 많은 불상들과 보살상들이 조성되었다. 이 불보살들은 불법에 귀의하여 보살행을 통해 열반에 이르고자 하였던 당시귀족, 왕족의 장신구와 복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아직 도상(ICON)이 정립되기 전 보살상인 ‘미륵보살 교각상’과 ‘보살교각상’이 전시되고 있다. 이들 보살상은 당시 간다라 지역에 살았던 왕족과 귀족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간다라의 보살상은 머리다발형의 미륵보살 계통과 터번관식형의 석가모니불과 관음보살 계통의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모두 고대 인도의 신과 관계가 있다. 고대 인도에서는 범천과 제석천은 대조적인 성격을 지닌 신으로 범천은 우주를 관장하는 상징으로 신격화되고 의인화 되어 세계의 창조신이 되었고 정신계의 성자로 머리를 동여매고 수행자가 가지고 다니는 물병을 들고 있다. 이들 보살상들과 우리가 익히 아는 고려수월관음도의 보살도상의 장식을 떠올리며 비교, 유추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또한 불두를 비롯해 ‘부처님 쌍신변상’ 등 5구의 불상도 전시되고 있는데 모두 2∼3세기에 조성된 불상들이다. 이들 불상은 초기부터 인간적인 모습을 표현하면서도 현실적인 인간과 다르게 초 인간적인 양상을 띤 신격화된 인간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징은 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오른손을 들고 있는 시무외인(施無畏印, 중생의 모든 두려움을 없애고 위안을 주는 손 모양)의 수인(手印)을 하고 있다. 이 수인은 서 아시아에 있어 왕이 신에게 맹세를 하는 몸짓이고 로마에서는 황제가 전승을 기념하고 동시에 민중들을 축복하는 몸짓이었는데 불교도들이 이러한 상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쌍신변상’은 일명 ‘붓다의 기적’으로 불리는 작품으로 부처님이 선정에 들었을 때 베디야산이 타오르는 것 같았고 화염삼매에 들었을 때는 산이 온통 붉은 색이었다는 빨리어경전 <디가 니까야(Digha Nikaya)>의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처럼 간다라 미술에서는 양쪽 어깨에서 불이 솟고 발 밑으로 물을 뿜는 기적을 나타낸 장면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쿠샨왕조의 왕들이 새겨진 금화에서도 볼 수 있다. 결국 왕의 신격화와 위엄을 불상에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간다라 지역에서 조성된 스투파 사리함으로 당시의 건축양식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함께 전시되고 있는 ‘스투파 사리함’에는 전형적인 그리스 꽃줄문양이 남아 있다. 이는 그리스 로마로부터 죽은 자에 대한 존경과 영광, 부활을 나타냄으로써 죽은 자의 사리가 안치된 부분에 꽃줄을 장엄했다. 스투파 사리함은 주로 편암으로 만들어졌는데 당시 간다라 지방에서는 이러한 양식의 사리탑이 크게 축조됐음을 알 수 있어 당시의 건축양식도 추측할 수 있다. 전형적인 그리스 꽃줄 문양이 새겨진 스투파 사리함은 2000여년 전 간다라지역의 다양한 사상과 종교, 문화, 관습, 언어가 평화로운 공존을 하였다는 증거이자, 동·서 문화의 융합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전시회에 눈에 띄는 작품은 그리스 신전을 받치는 코린트식 기둥 안에 법륜, 연꽃, 삼보경배의 상징이 새겨진 ‘부처님의 발바닥(佛足, Buddhapada)’다. 이 작품은 부처님의 발은 진리를 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부처님의 발바닥은 불상이 만들어지기 이전에 부처님을 상징한 것으로 기원전 2세기 인도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간다라 지역에서는 진리를 상징하는 수레바퀴와 청정한 영혼을 나타내는 연꽃, 우주순환의 영원불멸을 상징하는 만자(卍), 삼보를 공경하는 문양들을 함께 새겨 넣었다.

둥근 돌 안에 여러 부처님을 새겨 넣은 ‘천불화현상’도 눈 여겨 볼 작품이다. 이 불상은 부처님이 인도 사위성(쉬라바스티)에서 천 명을 부처님을 출현시킨 ‘쉬라바스티의 기적’을 통해 이교도 집단을 교단으로 귀속시키는 장면을 연상하게 한다. 여기에서 천(1000)이라는 숫자는 우주공간에 무한한 부처님이 상주한다는 상징성이다. ‘천불화현상’의 모티브는 이후 불교가 실크로드를 거쳐 동쪽으로 전파되는 지역인 베제클리크, 돈황에 천불동 벽화나 석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경은 아트링크 대표는 “2000여 년전 동 · 서양 문화가 불교를 통해 화합하고 융합하는 과정에서 조성된 귀중한 유물이 대한민국 땅에 머물고 있는 것에 감동받아 좀 더 대중들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어 전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간다라 지역에서 조성된 '부처님 발바닥'.

이경은 아트링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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