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수궁원 2010. 3. 23. 14:29

새해 벽두의 뜨거운 정국과 달리

또다시

몰아친 한파가 있었던 어제는,

출근하여 재정신청을 마무리하고

탄원서 서명문제로 마포에 있는 사회복지회관으로 향한 날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김회장은 흔쾌히 서명에 동의하면서

지방선거에 앞서

도전이 있는 곳에 비약이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박민규의 ‘아침의 문’을 대상으로 선정한 이상문학상작품집을 사서

서울보증보험 직원 방문으로 점심도 거른 채 사무실로 향한 날입니다.

그러니까

어제는,

비교적 바쁜 하루였습니다.

 

서울보증보험 문제를 두고

처음 만난 팀장과 사무실에서 여러 사실을 확인하면서

새로이 확인한 것은,

그 계약보증금은 무슨 소송 후의 결과물이 아니라 계약상의 의무를 소홀히 하였을 때

계약해지와 더불어 환수조치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입니다.

물론 이것은 단장과의 대화에서 단서를 잡고 주계약서 및 국계법, 지방자치단체 계약일반조건을 검토하면서 다시금 파악한 것이었지만,

확실한 결론은 바로 어제였습니다.

이제 제 생각으로는 보상절차가 정식으로 이루어지고

보험 청구금이 입금되리라 예감하면서

이것은

또한

소송의 청구금과는 전혀 다른 성격이라는 것을 비로소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처음 겪는 일이라 제대로 이해하기까지 너무도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이렇게 방향을 잡은 것은

누군가가 속 시원히 쉽게 설명해 주지도 않았고

어떤 식으로든 보험금을 회피할려는 상황에서

참으로 '고투‘가 필요했습니다.

이렇게 안이하고 부정확한 상황인식은 

지금껏 시도했던 형사고소에서부터, 관청에 대한 대응방법, 문제해결 수순, 그리고 민사진행과정 등 모든 사안에서 총체적으로 드러나는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재정신청서를 작성하면서

그 기본을 인터넷에서 새로이 점검하고,

추후에

정확한 이해에 대하여 되묻는 그런 과정을 짚게 된 것입니다.

 

어제는,

이런 식의 어떤 결론과 더불어

강남개발은

우리 식의 근대화 과정이 어떻게 국가기관을 총동원하면서 중산층을 양산하며 욕망의 정치를 구현하는지 발견하는 지점임을 새삼 파악한 날이기도 하고,

이 ‘세종시’의 정치가

숨을 고르며

얼마나 많은 ‘암수’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 날이기도 합니다.

아니

오바마의 금융 규제가

결국

월가에, 유태인 자본에, 투자은행에 발목이 묶여

1년의 고비를 넘으며

세계의 자본시장이 요동치는 이 기막힌 현실에

민주개혁의 승부수로 정면승부를 걸었다는 점에서

또 한번 그 '결기'를 생각해 본 날이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불혹을 넘은 소설가 박민규가,

이 비루한 삶

그 삶의 진실은 누구나 어쩌지 못할 불가항력적인 삶의 무게가 짓누르듯 얹혀 있다는 것을 ‘아침의 문’을 통해 여실히 보여준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의 단편소설‘아침의 문’은,

삼년전에 징역에 간 아버지와

자살한 형을 둔 택배기사인 30대 옥탑방에 기거하는 나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인 그녀는

미혼모였고,

간섭은 지독하나 실은 딸에 대해 무엇 하나 아는게 없는 부모를 두었으며

임신한 사실을 아는 그 남자는 거짓말과 무책임, 폭력만이 있었습니다.

자살에 실패하고 자살할려는 나와

이제 막 아이를 낳고 있는 그녀는 아침에 옥상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나가려는 자와

 그곳을 나오려는 자는

그렇게 서로를 대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지금 현재 우리 삶이 떠안고 있는 깊은 상실과 불안에 대한,

그리고

어찌해볼 도리 없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부조리가 삶의 중력으로 다가서고 있음을 아프게 일깨워주는 것입니다.

이 삶의 저 우울한 진실을,

새벽녘에 이른

이 서투른 중년 사내는 당혹스럽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소설가 박민규는,

치매에 걸린 노모를 평택의 어느 요양원에 맡기고

어머니를 생각하며 '낮잠'을 쓰고

아버지에게 바친 '누런 강 배 한 척'이 있으며

서른두 살의 가을에

늦은 공부, 모순과 편견, 무지와 욕심, 실수와 후회...이 많은 장애를 떠안은

나라는 인간에겐 달리, 다른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서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고, 

춘천의 어느 주택가에서

외로히

혼자서

훨체어 위에서 자판을 두드리며 글을 씁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게 소설은 ‘그냥’ 쓰면 되는 ‘물질’입니다.

그러므로

자연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