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이야기

하늘나라 -2- 2018. 1. 12. 21:52



무명생활 10년 … 얻어먹은 고마움 ‘나래바’에서 갚죠

10일 『웰컴 나래바!』 출간 간담회에서 방송인 박나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JDB엔터테인먼트]

10일 『웰컴 나래바!』 출간 간담회에서 방송인 박나래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JDB엔터테인먼트]


신장 149㎝의 작은 거인 박나래(32)가 또 한 번 ‘작은 공’을 쏘아 올렸다. 각종 TV 프로의 대세 예능인과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디제이 등으로 활동하는 가운데 에세이 작가로 변신, 단행본 『웰컴 나래바!』를 펴냈다.
 


방송인 박나래 에세이집 출간


극단적 망가짐, 시원한 입담 인기
남성 중심 예능계에 새로운 바람



10일 서울 서교동에서 열린 출간 간담회에서 박나래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에세이는 멋있고 잘난 사람이 쓰는 건데 나는 잘난 게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하고 싶은 얘기를 편하게 쓰면 된다고 해 많은 분이 사랑해주시는 ‘나래바’에 얽힌 내 얘기를 하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책에는 그의 평소 신념대로 ‘내일이 없는 것’처럼 노는 방법, 지금의 박나래가 있기까지 과정과 생각이 짤막하게 담겼다. 에세이, 게임 방법, 요리 레시피, 박나래의 분장 사진 등이 각양각색으로 실린 점이 그간 보여온 ‘좌충우돌’ ‘천방지축’ 캐릭터와 묘하게 맞닿는다.
 
제목에 나오는 ‘나래바(bar)’는 그의 집 한 쪽에 바 형태로 꾸며진 공간이다. 박나래는 이곳에 지인들을 초대, 보통이 아닌 요리 솜씨로 음식과 술을 대접하곤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람을 좋아한다”는 그는 “돈 못 벌던 무명 시절, 수없이 많이 얻어 먹었던 선배들, 동기들에게 신세를 조금이나마 갚기 위해 만든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그의 무명 생활은 길었다. 2006년 K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 본격적으로 주목받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2015년 tvN ‘코미디빅리그에서 통아저씨와 영화배우 마동석·이병헌 등 성별을 넘나드는 분장 개그로 눈길을 끈 것이 큰 계기다. 이른바 ‘망가짐’을 극단적으로 구현하는 그의 연기는 MBC ‘라디오 스타’ 등에서 보여준 시원한 입담, 자신의 약점이나 민망한 경험까지 솔직히 드러내는 태도와 더불어 인기와 화제를 더해왔다. 뱃살이 있어도 비키니를 입었고, 술주정을 부리다 동료에게 김치로 맞은 이야기나 증거 사진도 가감 없이 공개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제53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예능상을 받은 데 이어 연말 MBC 방송연예대상에 여성으로는 8년만에 대상 후보에 올라 버라이어티 부문 여자 최우수상 수상자가 됐다. 최근 만화가 기안84와의 핑크빛 관계가 화제를 더한 MBC ‘나혼자 산다’를 비롯해 tvN ‘짠내투어’, SBS ‘내방 안내서’, 웹예능 ‘박나래의 복붙쇼’ 등 지난 한 해 그의 활동은 채널과 매체를 가리지 않고 펼쳐졌다.  
     
박나래의 이런 활약은 남성중심적인 한국 예능계에서 단연 주목거리다. 동시에 그 자체로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박나래는 자기 자신은 한없이 내려놓고 낮추면서도 다른 이들을 깎아내리는 독한 개그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박나래는 ‘개그우먼’이란 말을 쓰지 않았다. 책에서도 “연예인이면 연예인이지, 꼭 여자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 안에 여성다움을 바라는 뜻이 있는데 나는 그 틀을 깨고 싶다”고 밝혔다. 박나래는 “여성 개그맨이 센 이야기로 웃겼을 때 ‘여자가 왜 이런 얘기를 해, 시집은 갈 수 있겠어’라는 시선이 있는 것 같다”며 “예전보다 편견들이 약화되면서 ‘박나래’도 주목을 해주는 것 같다. 앞으로도 에너지를 가진 지금처럼만 살아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박나래 이마에 뽀뽀하는 로맨티스트 기안84  

게시일: 2017. 12. 29.

진짜 둘이 잘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