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starwoods 2005. 12. 21. 13:35
서울 공연예술제 해외초청작인 러시아 극단 리테이넘의 <오이디푸스 왕>을 관람하였다. 놀자티켓이라는 기획티켓으로 봤는데, 예술극장 2층 가운데 맨앞은 생각보다 자리가 좋지 못하다. 난간과 조명들로 인해 시야가 가리기 때문이다. 결국 자리를 옮기고...

이 작품은 몇 해전 역시 공연예술제(그때는 연극제) 출품작으로 <오이디푸스 그것은 인간>이라는 작품을 생각나게 했다. 그 생각이 분명히 난것은 바로 (정확히) 코린트식 기둥을 사신이 매고 나왔을 때였다. <~그것은 인간>을 보면서 무대에 대해 말하며, 나는 기둥 양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가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그 당시의 무대는 무너진 희랍식 신전이 회전하면서 다양한 무대를 펼치게 되었다면, 이번 무대는 꼭 씨름판-아마도 오케스트라라고 볼 수도 있겠다- 같은 원형무대를 한가지 장소로(테바이의 왕궁 앞) 한정하여 전통 희랍극적인 양식을 준수하고 있었다. 이같은 희랍극적인 양식은 배우가 단 세 사람이었다는 점, 또한 코러스의 등장(단 코러스는 이들 세 배우가 하고 있었다), 액션보다는 대사로 감정을 드러내며 사건(이오카스테의 자살이나 오이디푸스가 눈을 찌르는 것등)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그러하였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이 러시아 극단의 작품을 몇 번째로 관람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시금 그들의 배우로서의 매력에 감탄하고 돌아왔다. 서양인으로서의 잘 발달된 몸과 신체의 사용, 뮤지컬 배우같은 노래실력까지.. 엄청난 훈련이 필요한 작업이 아닌가 생각된다. 더군다나 세 사람이 두 시간동안 (거의) 퇴장도 없이 연기를 해야 하니 말이다.

돈이 없어 프로그램을 못산채로 바로 작품을 대하면서 도대체 저게 어느 나라 말인가를 처음부터 끝까지 고민했다. 불어? 독일어?.. 러시아말을 좀 배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실천에 옮기기가 지난 몇 해동안 쉽지 않음을 확인하기도 한지라 기약없는 다짐에 그치지 않을까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잘된 공연이라 생각되면서도 "so what?"하는 물음이 남는다. 휴머니즘,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과 긍정, 이런 사상에 함께 할 수 없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작품의 의미라는 문제를 신중히 다룰 수있도록 더 공부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