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starwoods 2006. 10. 20. 22:39

 

 

 

홍콩에서도 음력 8월 15일은 우리처럼 추석이긴 하지만 우리처럼 '민족 최대의 명절' 이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쉬는 날도 아니어서 사람들은 정상적으로 근무해야 한다. 그러나 휘영청 밝은 보름달을 맞이하는 건 한민족과 다름 없는 것 같았다. 저녁에 빅토리아 파크와 인근 운샤(Wun Sha) 거리에서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특별 행사가 열리고 있어서 와이프와 함께 찾아가 보았다.

 

1. 빅토리아 파크 Lantern 축제

 

홍콩섬 코즈웨이베이(CWB)에 있는 빅토리아 파크에서는 랜턴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공원 전체를 연등으로 밝히고 다양한 전통 및 현대 공연이 벌어지고, 또한 손금같은 점을 봐주는 행사도 열렸다. 역시나 홍콩 사람들은 점보고 복을 빌고 하는 일들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공원은 엄청난 인파로 북적거렸다.

 

뒤에 점점이 보이는 빛이 우리식으로 하면 연등과 같은 전등을 걸어놓은 것이다. 앞에 있는 물체들은 산의 분화구를 형상하고 있는 듯한데, 안에 들어있는 기계 장치로 인해 접혔다 폈다를 반복하고, 배경음악으로는 우르르 컹컹 하는 소리가 계속되었다. 본 설치물의 정확한 의미는 파악하지 못하였다.

 

경극(Chinese Opera)

 

 

공원 중앙에 마련된 무대에서 경극 공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노래나 무대의 수준으로 봐서는 최상급 경극단은 아닌 것 같았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하고 있었고, 특히나 노인들이 앞 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구경들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배경음악 레코딩을 틀어놓고 하는 줄 알았지만, 앞에는 악사들이 앉아서 직접 연주하고 있었다. 또한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발음만 들어봐서는 만다린(북경 보통화)이 아니라 칸토니즈(광동어)가 아닌가 싶었다. 아무래도 광동어로 해야 현지 인들도 알아 듣지 않을까..

 

 

 

 

 

大唐盛世 - Tang - The Era of Prosperity

 

매해 연등행사의 주제가 바뀌는지 금년의 주제는 당나라였다. 당은 중국 역사상 가장 영화를 누린 시기이며, 문학과 경제에 있어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시기가 또한 당 때라고 한다. 이 시기의 여성들의 복장인지 한쪽 벽면에 위의 벽화가 거대하게 설치되어 있었으며,

 

 

이 여인들이 직접 내려와 사람들과 사진을 찍고 있기도 했다. 우리들이 보통 선녀들의 복장으로 생각하게 되는 그러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또한 당은 유명한 시인들을 많이 배출한 시기이기도 하다. 공원의 가운데 부분에는 당의 4대 시인들의 형상이 저들의 특징을 잘 묘사한 모습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이 중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사람도 있고,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백(李白 또는 李太白, Li Bai, 701-762): 예전에 듣기로 그는 술이 없으면 시를 쓰지 않았다던데, 역시나 술을 끼고 앉아 있어서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두보(杜甫, Du Fu, 712-770): 이백과 함께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당대 시인.

 

 

詩佛 왕웨이 (王維, Wang Wei, 701-761): 화가로도 유명한 그는 특히나 신실한 불교도여서 자신의 작품속에서 불교 사상이 깊이있게 드러난다고 하여 그를 시불이라고 한다.

 

詩鬼 리헤(李賀, Li He 또는 長吉 Chan Ji로도 알려져 있다, 790-816) : 당대 말의 시인, 짧은 생애를 살았으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상상력이 풍부한 작품을 남겼다.

 

2. Tai Hang Fire Dragon

 

연등 행사 구경을 일단락 짓고 따이항 Fire Dragon 축제를 보기 위해 자리를 이동했다.  위에 보이는 조형물은 홍콩에서 제사 같은 것을 할 때도 비슷한 모양으로 볼 수 있는 것인데, 전통적인 현수막 같은 것으로 볼 수 있겠다. 127th The Tai Hang Fire Dragon 이라 써있는 밑에는 여러 사람 이름들로 보이는 글자가 붙어 있는데, 아마도 협찬이나 찬조를 한 사람들 또는 단체, 회사의 이름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127주년이라고 하면 홍콩이 1842년부터 영국의 식민지로 할당받았으니, 영국 식민지화 이후에 시작된 축제라는 말이며, 그래서인지 행사 중간에 스카치 파이프 밴드가 출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전통행사이지만, 마치 우리나라의 여의도 벚꽃축제마냥 인파가 엄청났다. 홍콩 사람들은 이런 행사가 있으면 열심히 구경하러 나온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는 기복신앙이 강한 홍콩 사람들의 종교심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인다. Fire Dragon은 엄청나게 긴 길이의 용 모양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향꽂이에 다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향을 받고 복을 빌기 위해 열심이었다.  

 

 

 용이 지나는 중심 거리인 Wun Sha Street

 

 

 

한 번 나타났다가 저 멀리로 훌쩍 가버려서 많은 사람들이 다시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스카치 복장을 한 홍콩 사람들의 등장, 이 부분 역시 이 축제의 한 대목인 것 같았다.

 

 

저 멀리로 가버린, 좀처럼 오지 않는 '용을 기다리며(Waiting for Dragon)' 

 

 

열심히 머리 높이 디카를 들고 찍는다. 손떨림과 ISO가 높은 최첨단 제품일 수록 전통은 더 오래, 선명하게 흔들림 없이 기억된다.

 

 

 

열심히 찍어들 보지만

 

 

그러나 용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이 처럼 순식간에 지나간다.

 

용의 모습은 동영상으로 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