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starwoods 2006. 2. 14. 21:41


지난 번 스크린쿼터 관련 글을 쓰면서 필름 공탁 제도에 관해서 생각해보았는데, 이 내용에 대해 문화관광부에 질의를 해보았습니다. 몇 일 후 문화관광부 영상산업진흥과 박정후님으로부터 답변이 왔는데, 현재 이러한 공탁제도는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시장원리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기에 새로 도입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요지의 답변이 왔습니다. 질문과 답변의 원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질문원문]

 

안녕하세요. 평소 문화정책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시민입니다. 지난 1월 스크린쿼터 축소에 대한 발표 이후 영화계와 시민들이 이 문제에 대해 많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어, 저 또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으며, 인터넷 상으로 토론을 하기도 하면서 현행 제도에 대해 많은 것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저는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시행에 대한 불가피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밝힙니다. 여러 매체를 통해 알게된 점은 영화와 같은 문화산업의 경우 교역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미국을 제외한 다른 여타 국가들이 일반적으로 동의하고 있어서 영화 산업의 보호가 자유무역의 원칙을 위배한다고 볼 수 없지만, 우리나라의 현재 위치에서 미국의 압력이 계속적으로 가해지는 영화 산업 분야에 대한 개방이 어쩔 수 없이 진행되는 점을 유감스럽지만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저의 문제 인식입니다.

 

한편 영화계 일반의 위기의식은 현재 영화 국내 영화의 점유율이 50%를 상회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스크린쿼터가 축소되면, 영화 제작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어, 영화 제작 편수 자체가 줄어들고, 결국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한 헐리우드 영화를 도무지 상대할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아 영화시장이 잠식되는 것이 불보듯 뻔한 일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감을 저 개인적으로는 100% 공감할 수 없는 점이 있었습니다. 먼저 미국 영화에 대한 압박이 영화인들이 말하는 상황이 사실이라면, 현재 우리 나라 영화 점유율이 스크린쿼터로 저지되는 40%를 넘어설 수 없는 구조가 증명되어야 하는데, 실제 점유율은 2001년 이래 40%를 훌쩍 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 점이 미국이 스크린쿼터 축소를 정당화하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지 않나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화인들의 위기감을 허구적인 것으로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극장주들이 배급사에게 철저히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구조가 존재하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영화계 담당자의 말을 언론을 통해 들어보면, 헐리우드 영화 배급자들이 공정거래법을 교묘히 피해가는 수준에서 극장주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영화를 틀지 않을 수 없게끔 압력을 행사하고, 헐리우드 대작을 B,C급 영화 여러편과 끼워팔기 식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극장주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흥행하고 있던 한국 영화도 내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이 것이 사실이라면 영화 배급에 있어서 공정거래는 불가능 할 것이며, 아울러 국내 메이져 배급사의 헐리우드와 근본적으로 동일한 횡포에 의해 자국의 비상업적인 영화들도 보호받지 못하여, 결국 국민들로 하여금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말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저의 생각을 간단히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저는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와는 별개로 극장주들의 작품 선택과 필름 확보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정부 차원의 '간섭'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배급사의 의무 규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제가 잘 알지 못하지만, 예컨대 국내에서 영화 장사를 하려는 국내외 배급사는 극장주가 원하는 영화를 무조건 공급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을 만들어, 극장주들이 배급사의 압력에서 자유롭고 관객의 요구에 충실히 부응하여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문화관광부에서 관리하는 영화 배급 시스템을 설치하고, 배급사가 국내에서 상영되기 희망하는 영화를 이 기관에 등록하고, 필름을 공탁 또는 제공해 놓은 상태에서 극장주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영화에 대해 상영 신청을 하면 필름을 이 기관에서 공급하거나, 배급사에게 공급을 요청하는 형태로 극장과 배급사 가운데서 필름 공급에 대한 보이지 않는 압력을 사전에 차단 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는 국민의 자유로운 문화 향유의 권리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정부 차원의 관리가 정당하며, 또한 영화의 경우 재화의 성격상, 무한정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배급사에서 필름이 없다는 등의 핑계로 공급을 거부할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제도의 도입이 이미 실현되고 있는지, 아니라면 실현 가능/불가능 여부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부측의 합리적인 대안으로 국내 영화 산업을 보호하고 국민들의 볼 권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정책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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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원문]

 

ㅇ 먼저, 우리 영화산업에 대한 귀하의 깊은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ㅇ 귀하께서 제안하신 영화필름 공탁제도는 현재 영화배급 분야에서는 시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ㅇ 영화부분은 이미 시장원리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분야로서 이와 같은 제도를 새롭게 도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ㅇ 귀하의 의견은 향후 영화산업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참고토록 하겠으며, 앞으로도 영화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ㅇ 감사합니다.

영화필림 공탁 제도! 아주 기발하고도 현실적인 제안입니다.
지금의 한 영화관에 여러개의 소극장 운영이 많은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결국 영화 제작과 배급도 보는 관객의 수준을 따라가기 마련인데 우리의 수준을
올리고 믿는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