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된장/2020-11-26
댓글 24
日常
2020. 11. 28.
◈날씨는 춥고
집안에서 이것저것 뒤지다가
오래전 일기를 발견, 남편에게 읽어주니 감동받은 눈치. ㅎㅎ
난데없는 된장 이야기를 하게 된 까닭은?
어제 친구와 여행길에서 대화를 나누는 중에 나에게,
넌 아직도 남편을 엄청 사랑하나 보다 라고 했다.
그야말로 쉰세대 쉰냄새 나는 나이에 남편을 엄청 사랑한다느니
죽도록 사랑한다느니 그건 대외적인 표현이라 할지라도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곰곰 생각해 보았더니
남편이란 된장과 같은 존재였더란 말이다.
고운 빛깔의 고추장도 아니고
왜 하필 때깔 덜 나는 된장일까?
간단하다.
된장은
폼은 안나지만 집에 없어서는 안 되는 기본양념이며
늘 그 맛 변하지 않고
속이 덧 나도 된장찌개 하나면 곧 가라 앉고
한여름 더위에도 된장쌈이면 더위는 저만치 달아나고
순수 우리 식품이라 진력나지 않으니 이만한 믿음이 또 있으랴.
남편
집에서는 내편 나가면 남의편이 남편이라 하지만
명배우 같은 폼나는 얼굴은 아니라도 20년 넘게 날 지켜주니 든든하고
내가 밖에서 속 뒤집혀 오는 날이 어쩌다 있다 해도 남편의 위로에 치유받을 수 있고
내가 부족함을 느끼거나 SOS를 칠 때 맨발로 달려 와 줄 119 구조대이고
무엇보다 우리 가족을 지켜줄 마지막 믿음을 주는 사람.
곧 남편이다.
그러기에 그 고마움을 사랑하고 안하고와 견주는 일은 부질없다.
삶 속에 사랑도 녹고 미움도 녹고 원망도 녹아서 발효되어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그 무엇,
그게 부부인 것 같다.
늘 변함 없는 우리 집 된장 맛이나
남편이나 고마울 따름이다.
이제는 정에 살고 정에 죽을 때이다.
아름다운 꽃빛이 첫사랑이라면
오래 두어도
언젠가 또 다른 큰 세상을 펼칠 씨앗 같은 사이가 곧 부부라고 생각된다.
오늘 점심은 구수한 향기가 있는 된장을 한종지 담고
연한 상추 씻어 점심을 먹어 봐야겠다.
밖에 있는 남편은 점심이나 챙기고 일을 하는 것일까?
-
구수한 된장,,
답글
오래묵어야지 맛이 나는 된장이지요
옆에 있어면 든든한 버팀목이지만
어쩔때는 내가 더 버팀목이 될때가 가끔 느껴집니다 ㅎㅎ
꼭 어린아이 같을때가 가끔씩 보이더라구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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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이님
답글
된장이 아니고 고추장이면 예쁜이름인데 ㅎ
남편일등으로 자랑하시는 좋은 글 담고 갑니다.
감동적인 한마디 주이님 후훗 멋쟁이 ^^^
항상 건강조심 행복가득 하시고
오늘도 행복 담는 고운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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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속에 행복이 묻어나는 주이님의 일기네요.
답글
된장같은~~~
더 믿음이 가는 표현이 있을까??싶습니다.
저는 된장같은 사람도 없지만
이 나이 먹도록 장도 담궈본 적이 없네요.
어떤이가 그런 얘기 했더니
살림하는 여자 맞나고 하더군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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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란 미운정 고운정이 듬뿍 들어서 살아갈수록 안스럽고 고마운 존재죠.
답글
된장도 오래 묵어서 발효되면 더 맛이 깊어지는~~
남편과 된장의 공통점을 감칠맛있게 표현해 주셔서 공감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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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된장이다
답글
화두 풀이 하는 것 같네요
외국에 오랜 여행 할 때면
제일 생각나는 것이 된장과 김치인데
바로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저도 된장찌개 좋아하는데,
답글
된장 더 많이 먹고 된장 냄새 풍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도 주이님 남편분처럼 된장같은 남편되긴 힘들겠지요.
추운 날씨에 건강하세요. ^^ -
집안의 잘 익은 된장은 늘 변함없는 맛을 느끼게 하지요..
답글
주이씨 남편 또한 늘 한결같은 마음을 풍기게 하나 봅니다..
늙어면서 부부는 애정보다는 정으로로 연결된 끈처럼 살아가지요.. -
참 좋은 비유 입니다.
답글
장맛이 좋아야 집안이 평안하다는것 아닙니까?
행복한 가정이자 훌륭하신 부부 이십니다.
늘 좋은일 가득 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