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있는 풍경

삼성테크노글라스 2017. 9. 2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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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이동열입니다.

벌초하러 산청을 다녀왔습니다.

토요일에 벌초하는데 예초기가 시동이 자주꺼져서

일요일 아침 일찍 산청읍내 수리센터에 갔습니다.

7시 30분이라 아직 문은 여려있지 않았고..

그래서 차를 몰고 '한방 동의보감촌'에 갔습니다.

구절초가 가득 피어 있었습니다.

사진으로 찍어 왔습니다.

구절초를 볼 때마다 안도현 님의 <무식한 놈>이라는 시가 생각나 혼자 웃습니다. 


시를 읽다 보면 낯선 나무나 꽃 이름과 맞닥뜨릴 때가 있습니다.
처음 듣는 꽃 이름과 만날 때면 앞 뒤 문맥을 살펴서
꽃이 피는 시기며 꽃의 빛깔이며 모양을 짐작하기는 하지만
그 꽃을 두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마음이 영 개운치 않아요.
식물도감을 뒤적거려도 그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꽃은 또 얼마나 많은가요.

그러나 시에서 만난 꽃을 직접 보았을 때의 터질 듯한 기쁨을 당신은 아는지 모르겠습니다.
산수유 인동열매 쥐똥나무 후박나무 꽝꽝나무 석류꽃 복수초
능소화 개불알꽃 며느리밑씻개 얼레지 물봉선.....
나는 이런 이름들을 시에서 먼저 만난 뒤에 나중에서야 직접 대면할 수 있었습니다.
구절초도 마찬가지입니다.

박용래의 시 <구절초>를 맨 처음 읽은 게 열일곱살 때였습니다.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구절초 매디매디 나부끼는 사랑아
내 고장 부소산 기슭에 지천으로 피는 사랑아
뿌리를 대려서 약으로도 먹던 기억
여학생이 부르면 마아가렛
여름 모자 차양이 숨었던 꽃
단추 구멍에 달아도 머리핀 대신 꽂아도 좋을 사랑아
여우가 우는 추분秋分 도깨비불이 스러진 자리에 피는 사랑아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매디매디 눈물 비친 사랑아.

구절초 - 박용래

하지만 나는 정작 그 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시에 나타난 대로 가을이면 피는 꽃이겠지.
뭔가 청순하고도 서러운 느낌을 간직한 꽃이겠지 하고 어림짐작만 할 뿐이었지요.
나는 구절초를 모르고 시 <구절초>만 좋아하고 있었던 거지요.
내가 구절초를 보게 된 것은 그 후 이십여 년이 지나서였습니다.
꽃이 귀해서 만나지 못한 게 아니라
내가 무관심했기 때문에 꽃이 나에게로 오지 않았던 거지요.
어느 초가을 날 산비탈에 무리지어 피어 있는 구절초를 만났던 날
나는 참회의 시 한 편을 쓰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무식한 놈/이라는 제목으로 말입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 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絶交다.

그 이후 나는 꽃과 나무의 이름에 대하여 무식하기 짝이 없는
나 자신하고 완전하게 결별하였습니다.
또 하나 고백할 일이 있습니다.
한때 그 이름이 그냥 좋아서 내 눈으로 본 적이 없는 자작나무며 물푸레나무며
영산홍등의 이름을 함부로 시에다 끌어들인 적이 있습니다
꽃 모르고 오용하고 나무 좋다고 남용한 격이지요.
그러나 요즈음은 시를 쓸 때는 나는 국어사전과 식물도감을 항상 옆에 둔답니다.
꽃들에게 나무에게 사죄하기 위해서지요.

- 안도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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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 동의보감촌의 구절초입니다. 가을에 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