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지식인 대학생의 먹물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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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雜다한 글

2012. 12. 20.

농가소득만 놓고 보자면, 박정희와 전두환 정부 시절에 계속 쭉쭉 오른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의 부모와 그 이전 세대들이 그렇게 번 돈으로 자식들 대학에 보내고, 시집장가 보내고, 집을 마련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대학에 간 일부의 자식들이 사회에 맞서 데모를 했죠. 그 시절에 대학을 나와 운동을 한 자신을, 지금과 같은 결과를 낳은 현실을 모르는 먹물이라 자책하신다면 그 부분부터 곰곰히 곱씹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농가소득이 도시가구보다 떨어진 시점은 올림픽을 전후해서입니다. 그러니까 86~88년 무렵이죠. 다른 말로 하자면 그 무렵이 농가소득의 최고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높이 오르면 떨어지는 법, 그 시기를 기점으로 농가소득이 도시가구의 소득에 비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도시에 비해 점점 가난해지는 자신들을 발견하고, 농사지으려고 농기계 사고 땅 사고 또 자식들 학비에 결혼자금을 위해 빌린 부채를 못 이겨 자살하고, 그도 아니면 도시로 이주하여 월세방에 들어가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그 무렵 우루과이라운드협상도 시작되었죠.


그러니까 한국 사회의 성격이 농업을 기반으로 하다가 상공업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로 급변하기 시작하는 시점이 70년대 중후반이고, 그것이 완성된 시점이 바로 86 아시아게임에서 88 올림픽으로 대표되는 그때라고 봅니다. 바로 그 무렵 87년 대투쟁이 일어났고, 정치적으로 그 성과라 할 수 있는 대통령 직선제가 시작되었죠. 그러나 현실은 글쎄요...


물론 그 당시 지식인(?) 선배들이 열심히 공장과 농촌으로 투신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고생도 많이 하셨고, 사회에 많은 영향도 미치고 변화도 이끌어내셨지요. 그 부분에 대해 감히 뭐라 평가할 수 없지만, 생활인으로 살아남지 못한 건 아닌지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건강한 생활인이 되어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주변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그런 어른으로 성장하지 못한 건 아닌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운동가는 되었지만 좋은 시민은 되지 못했다고나 할까요.


그런 모습이 그 시대를 지나오며 치열하게 살던 분들이 그냥 지금은 집값 걱정이나 하고, 애들 교육문제로 전전긍긍하며 일류대를 보내려고 남들과 다를 바 없이 일상적인 생활인으로 살아가고 계신 건 아닌지.. 뭐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만, 그런 게 아쉽기는 합니다. 80년대를 20대로 보낸 40대와 50대, 당신들이 만든 사회가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을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나는 어떤 사회를 만들게 될지 걱정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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