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씨앗은 지속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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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씨앗-작물

2017. 3. 31.

지속가능성의 3요소; 사회적으로 공정할 것. 경제적으로 돈벌이가 될 것.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토종 씨앗을 여기에 대입해 생각하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농법으로 토종 씨앗을 농사짓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 누군가를 착취하거나 억압하지 않고, 누구나 토종 씨앗으로 농사를 짓는 일도 어렵지 않다. 그런데 마지막 경제적으로 돈벌이가 되느냐로 가면 쉽게 수긍할 수 없다.

토종 씨앗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중에선 이걸로 생계를 해결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생계에 도움이 되도록 만들어보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다. 전업농인 사람들은 누구나 그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건 나쁘지 않다. 사회적, 환경적으로 의미와 가치가 있는 걸 지킴과 동시에 그걸도 생계도 해결하면 얼마나 이상적이고 좋겠는가. 하지만 현실은 아직 녹록치 않다. 그걸 사먹을 소비자들의 인식도 아직은 낮은 수준이고, 그 말은 곧 토종 농산물을 사먹기 위해 선뜻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정부 차원에서 이를 보전하고 활성화하기 위해서 정책적, 제도적,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건 아직 아무것도 없다. 그저 종자산업을 위해 토종종자를 찾아다 종자은행에 저장해놓고 그걸 연구자나 기업이 이용하도록 하는 일만 하고 있는 수준이다.
그래서 지금은 일부 뜻이 있는 개개인들이 각자의 현장에서,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 모임을 꾸려서 토종 씨앗을 지속가능하게 보전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노력하며 현실 속에서 답을 만들어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 사람들의 노력이 잘 결실을 맺으면 좋겠다. 토종 씨앗도 박물관의 먼지 쌓인 하나도 쓸모없는 그런 전시품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우리의 실생활에서 소비되고 유통되고 팔려야 한다. 요즘은 기업들이 앞장 서서 그짓을 하고 있어 아주 눈꼴이 시더라. 풀00에서 토종 오리알태 콩나물을 판매하고 있고, 이00에서는 아예 국산의 힘이라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고, C0에서는 종자부터 식품까지 아주 휘어잡고 있더라. 그렇게 가면, 토종을 지키는 개인은 그저 하청을 받은 계약직 노동자로 전락하는 셈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다. 그래도 그들이 끼면 판로도 확실히 보장되고, 그건 즉 생계를 유지하기에 참 좋은 수단이 되니 그걸 함부로 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게 약삭빠른 기업 말고 누가 그들의 그간의 노력에 대해 제대로 대우해주고 인정해주었단 말인가? 하지만 그렇게만 나아가다간 그냥 상품의 하나로 전락해 버리고 말 위험은 늘 존재한다. 상품은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 소멸되어도 상관없다. 기업이 토종을 지키는 일에 관심이 있어서 그 사업을 하겠는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새로운 좋은 상품을 만들었을 뿐이지.

주절주절 중구난방 잡설이 길어졌다. 토종을 지키는 사람들의 노력이 제대로 대우를 받고 그에 상응하는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만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