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의 볍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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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씨앗-작물

2019. 6. 5.

미국에서 유명한 희귀 씨앗을 판매하는 사이트에 "두보르스키안 벼"라는 게 올라와 있다. 스키안? 러시아 쪽인가 싶어서 설명을 보니 러시아인가 우크라이나인가 그쪽에서 재배하던 벼로서, 헝가리 사람이 밭벼로 재배하던 것이라 한다. 

https://www.rareseeds.com/duborskian-rice/reviews/?fbclid=IwAR1E2wHvb6l5H-O1AZPhX4mIfTz2tQL9dZsrG0zWby7cy5mmJSKk2ooTi-o


어떻게 거기까지 흘러갔을까? 과거 일제강점기 연해주 지방으로 이주한 조선 농민들의 짐보따리에는 볍씨가 들어 있었다고 한다. 만주 지방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물론, 연해주 지방으로 이주한 조선인들도 그곳에서 적당한 땅을 찾아 논으로 풀어서 벼농사를 지었다는 것이다. 그들 덕에 세계 농업사에서 벼 재배의 북방한계선을 가장 위쪽까지 끌어올린 일이 일어났다. 말이야 쉽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연해주에서 벼농사를 짓던 고려인들은 스탈린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태워져 중앙아시아 쪽으로 옮겨 갔다고 한다. 그때에도 그들의 짐보따리에는 볍씨가 들어 있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추위와 배고품에 시달리면서도 볍씨만은 절대 까먹지 않고 그대로 지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렇게 강제 이주된 곳에서 고려인들은 또, 적당한 땅을 찾아 벼농사를 지었다. 그들의 근면한 농사는 중앙아시아에서 명성을 크게 떨쳤고, 소련 정부에게서 많은 상도 받았다는 이야기를 텔레비전에서 본 기억이 난다. 

혹시, 우크라이나에서 헝가리로 건너온 것 같다는 이 볍씨가 당시 고려인들이 소중하게 가지고 갔던 그 볍씨에서 온 것은 아닐까? 그런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