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의 숲과 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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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농-문화

2019. 10. 23.

마라도의 입경인들은 울창한 수림을 한 그루도 남김없이 베어냈다. 나무가 울창한 수림을 베어내고 불을 붙여 화전을 일구듯이 마라도의 땅을 갈아엎었다. 이때 마라도의 뱀들은 서로 몸을 의지하여 제주도로 헤엄쳐 빠져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동서로 돌담을 놓아 섬을 구획했다. 마라도 북쪽에는 목장, 그리고 남쪽에는 인가와 밭을 배치했다. 마라도의 목장 지대를 켓밭이라고 했다.
입경인들은 왜 한 그루의 나무도 남겨두지 않고 모두 베어냈을까. 나중에 불어닥칠 땔감 마련의 고통을 예견하면서도 말이다. 바로 방목지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제주대 국문과는 1974년 8월에 가파도를 답사해 보고서를 남겼다. 그 속에는 '나무 없는 마라도'라는 전설이 들어 있다. 전설의 전승자는 가파도의 조재문 씨였다. 그 내용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마라도는 지금 나무가 별로 없다. 그러니 땔감으로는 소의 똥을 말려두었다가 불을 때고 있다. 소의 똥을 땔감으로 사용할 때는 쇠똥을 그대로 주워다가 말리는 것이 아니라 손바닥으로 만두를 만들 듯이 뭉쳤다가 편편히 눌러 보기 좋게 손질한 다음 말렸다.
이렇게 나무가 없는 마라도에서는 땔감이 큰 문제지만 개경 당시에는 아름드리 나무가 무성했다. 그런데 이 섬에는 뱀이 많아서 사람이 정착하기에 매우 곤란했다. 하는 수 없이 뱀을 없애기 위해 불을 질렀다. 불꽃은 충전하여 온 섬을 덮었고, 그 많은 뱀들은 불에 타 죽기도 하고 일부는 바다로 뛰어들었다.
바다로 뛰어든 뱀들은 동쪽으로 헤엄쳐 갔고 해류에 따라 흘러 정의 지역의 뱀 귀신이 되었다. 이래서 지금도 마라도에는 나무와 뱀이 없는 섬이 되고 말았다.



-이상 고광민, <마라도의 역사와 민속>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