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은 흙이다> -들어가며,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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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농-생태계

2020. 10. 8.

 

자연의 흙과 작물을 재배하는 경지의 흙

자연 속 흙의 단면. 표층토, 표층토의 영향을 받은 토층, 흙의 운료가 된 암석

 

 

험한 토지의 다락논. 논과 밭은 인간에 의해 유지, 관리되어야 한다. 이러한 인간의 노동이 자연의 흙을 서서히 경지의 흙으로 만들어간다. 

 

 

 

퇴비만, 화학비료만으로 170년 재배된 밀

퇴비만, 화학비료만으로 170년 동안 재배된 밀의 시험밭(로담스테드 연구소). 영국 로담스테드 농사시험장에서는 화학비료가 등장한 1843년부터 퇴비만, 또는 화학비료만으로 밀을 재배해 오는 시험이 행해져, 17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퇴비만, 화학비료만으로 170년 동안 기른 밀의 생육. 

맨위: 점선의 왼쪽은 1843년부터 계속 퇴비만 주어 온 밭. 점선의 오른쪽은 1843년부터 준 퇴비에 더하여 1968년부터 화학비료의 질소를 1헥타르당 96kg 준 밭. 

가운데: 1843년부터 화학비료만 계속 주어 온 밭. 수확량은 퇴비만 준 밭과 같다. 질소는 1헥타르에 144kg을 주고 있다.

맨아래: 퇴비만 준 밭보다 수확이 많은 화학비료만 주는 밭. 질소는 1헥타르에 192kg을 주고 있다. 

 

 

 

 

지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무시무시한 흙의 악화

a) 중국 황토고원: 풍식 + 수식  /  b) 중국 내몽고 : 지나친 방목으로 초원이 퇴화되고, 거기에 풍식이 더해져 토양 악화가 진행되고 있다   /   c) 서아프리카 브루키나파소 도리 근교 : 지나친 방목 + 수식    / d) 중국 내몽고 퉁랴요通遼 근교: 염류화 현상. 하얗게 된 것이 염류가 집적된 곳

 

 

 

배수가 좋은 흙과 나쁜 흙의 단면

배수가 좋은 흙과 나쁜 흙의 단면. a) 배수가 좋은 흙의 단면   b) 배수가 조금 나쁜 흙의 단면: 동그라미 친 부분에서 보이듯 적갈색의 반점이 나타난다   c) 배수가 나쁜 흙의 단면에는 청회색의 토층(글레이층)이 있다

 

 

 

양분 부족의 증상(옥수수의 예)

a) 왼쪽이 정상. 잎이 황화되고 있는 오른쪽 구석이 질소 부족

b) 질소 부족: 아래의 오래된 잎에서 증상이 나온다

c) 인 부족

d) 칼륨 부족

e) 칼슘 부족

f) 마그네슘 부족: 아래의 오래된 잎의 잎맥을 따라서 염주알 모양으로 황화된다

e) 철분 부족: 마그네슘과는 달리, 위쪽 새로운 잎의 잎맥을 따라서 황화된다

 

 

 

 

 

 

들어가며

 

40년쯤 전 나는 홋카이도 동부의 베츠카이쵸(別海町)에서 새로운 벼의 농업개량보급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 무렵, 한 권의 책을 우연히 만났다. 모리타 시로守田志郞 씨의 <농업은 농업이다>(농문협 발간)였다. 모리타 씨는 그 저서에서 "자연의 행위를 인간의 노동으로 생산한다는 것이 농업이다. 씨뿌리기는 1년에 1회로 정해져 있다. 이앙기를 쓰고 콤바인을 몰고 달렸다고 해서 수확이 배가 될 리는 없다"라고 '농업 근대화론'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참으로 눈이 확 트이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힘주어 보아도 자연의 행위를 넘어서 농업을 시행할 수는 없고, 자연의 행위가 생산의 1회 단위라는 점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다. 내가 이 책을 '흙은 흙이다'라고 제목을 붙인 이유의 하나는 그때의 강한 충격 때문이다.

 

먹을거리의 안전, 안심은 "무농약, 무화학비료의 유기농업"에 의해서만 보증되고, 그것을 지탱하는 흙에는 퇴비를 중심으로 한 유기물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한편, 컨테이너 한 동 등을 무균으로 유지하며 빛도 온도도 습도도, 그리고 영양분은 퇴비가 아니라 화학비료를 물에 녹여서 준다는 컴퓨터로 제어하는 '식물공장'에서 생산된 채소가 안전하고 맛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한 지금, 흙이란 무엇인가 하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얻은 답, 그것이 "흙은 흙이다"였다. 흙을 경애하는 나머지 "흙은 살아 있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흙이 없는 우주정거장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흙을 과대 또는 과소 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흙은 흙으로서 다른 무엇도 아니고, 자연을 구성하는 대기, 물, 암석, 동식물 등과 똑같은 자연물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 흙을 작물의 재배에 적합한 흙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일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그 역할을 달성하거나 그 역할을 달성하지 못할지, 어떤 고침이 우리에게 일어날지, 그것을 나는 이 책에서 서술했다. 그런 나의 생각을 독자들이 이 책의 행간에서 읽어낼 수 있다면 큰 행복이겠다. 

 

나를 이 흙의 세계로 이끌어주신 분은 오카지마 히데오岡島秀夫 홋카이도 대학 명예교수이다. 지금까지 선생의 훈도薫陶에 마음속 깊이 감사를 드린다. 낙농학원 대학의 사와모토 타쿠지준澤本卓治准 교수와 토양작물영양학 연구실의 학생들에게는 집필하며 고민이 되었던 점을 그때마다 질문해 그 논의로부터 좋은 힌트를 얻었다. 자료의 정리에는 아베 나오미阿部直美 씨의 도움을 받았다. 영국 로담스테드 농사시험장의 폴튼(P. Poulton) 씨에게는 귀중한 자료와 사진을 제공받았다. 농문협 편집부의 마루야마 료이치丸山良一 씨와 니시모리 노부히로西森信博 씨에게는 시의적절한 질타와 격려를 받았다. 퇴직을 눈앞에 두고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은 이러한 모두의 지원 덕분이다. 마음속 깊이 감사를 드린다.

 

나를 옆에서 인내심 강하게 지켜보고, 건강을 지탱하며, 업무의 환경을 정리해 준 가족에게 거듭 감사를 전한다고 여기에 기록하고 싶다.     

 

 

홋카이도 놋포로野幌에서

 

마츠나카 테루오松中照夫 

 

 

 

 

목 차

들어가며

 

1장  이 흙은 좋은 흙인가?

    1  '좋은 흙이란 어떤 흙일까?'

    2  숙련된 주방장은 보기만 해도 '좋은 흙'이라고 하지만...

    3  비닐포대에 담긴 흙으로는 좋고 나쁨을 알 수 없다

    4  '검고 부드러운 흙'은 좋은 흙?

    5  부식이 많은 흙이 좋은 흙?

    6  지렁이가 있으면 좋은 흙?

    7  퇴비를 주면 좋은 흙이 될까?

 

2장  좋은 흙이란(첫째) -흙의 경도와 뿌리를 지지하는 흙의 두께

    1  우선, 흙을 파 보자

    2  적당한 흙의 경도란

    3  흙의 경도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4  흙 알갱이의 크기는 어디에서 결정되는가?

    5  흙의 두께란

    6  뿌리가 뻗을 수 있는 흙의 두께와 경도

    7  뿌리 뻗음에 영향을 주는 건 흙의 경도만이 아니다

    8  무경운에서도 작물이 재배된다 -경운과 무경운 흙의 차이는?

 

3장 좋은 흙이란(둘째) -물빠짐이 좋고, 물잡이도 좋은 흙

    1  물빠짐이 좋은 흙의 단면과 나쁜 흙의 단면

    2  흙이 물을 잡는 구조

    3  흙 알갱이 크기의 분별법과 개선

    4  작물이 이용할 수 있는 물, 이용할 수 없는 물

    5  물빠짐도 물잡이도 좋은 흙이란 

 

4장  좋은 흙이란(셋째) -흙의 산성도(pH)

    1  pH란

    2  pH는 흙의 청진기

    3  왜 흙이 산성화되는가?

    4  흙의 산성화는 왜 나쁠까?

    5  '과유불급'

    6  pH를 겉보기로 판단하고 싶을 때는?

    7  '좋은 흙 만들기'의 첫 걸음은 산성 개량에서부터

 

5장  좋은 흙이란(넷째) -적당히 포함된 작물의 양분

    1  작물의 양분이란

    2  적당한 양분량과 부족분이란 사고방식

    3  간이진단으로 알아보는 흙의 양분 상태

    4  작물의 자람새로 양분량을 판단한다

    5  양분 과잉이 되지 않았을까?

    6  흙이 양분을 붙드는 구조

    7  흙속 양분의 작용과 작물의 양분 흡수

    8  양분을 적당량으로 유지한다

    9  무기영양설로 설명할 수 없는 것 -유기물도 흡수된다

 

6장  좋은 흙의 조건과 개선을 위하여

    1  좋은 흙이기 위한 조건과 개선의 첫 걸음

    2  좋은 흙이라면 작물을 많이 수확할 수 있다?

    3  '나무를 심는 사람'의 이야기 -어떤 흙이라도 꼭 좋아진다

 

7장  흙과 퇴비의 깊은 관계

    1  흙에 양분을 보급하는 일은 정말로 필요할까?

    2  도대체 퇴비란 무얼까?

    3  퇴비의 효과가 나타나는 방법과 흙의 조건

    4  유기물 자재의 종류와 효과가 나타나는 방법

    5  유기농업의 어려움 -유기물 자재로 흙의 양분이 과잉으로

    6  유기농업인지, 관행농업인지 적대적 논의는 의미 없다

 

8장  화학비료를 잘 다루다

    1  화학비료 등장과 역사적 배경 -19세기에 나와 겨우 170년

    2  화학비료의 원료 -화학비료를 영원히 계속 쓸 수는 없다

    3  화학비료와 퇴비의 공통점과 차이점

    4  화학비료만으로 작물을 기른다면

    5  화학비료만 쓰게 된 밭흙의 생물들

    6  유기재배라고 맛있고 화학비료라고 맛없을까?

    7  그럼에도 유기재배 토마토가 맛있다??

    8  화학비료를 잘 쓰기 위하여

 

9장  재배용기와 하우스의 흙은 흙이 아니다?? -격리된 인공환경의 흙

    1  재배용기와 화분의 흙에 요구될 수 있는 것

    2  하우스 재배와 노지 재배 흙의 차이

    3  흙이 없어도 농업을 할 수 있다? -양액재배와 식물공장이 성립되는 이유

    4  농업에 흙이 빠질 수 없는 이유 -흙의 작용과 농업

 

10장  흙은  살아 있지는 않고, 그렇다고 죽어 있는 것도 아니다

    1  흙도 생물처럼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

    2  흙은 생물들이 서식하는 장

    3  그렇다고 '흙은 죽어 있지 않다'

    4  '풍요로운 흙'이란 무엇일까?

 

 11장  지구의 생명을 품어 기르는 흙

    1  흙은 지구의 엷은 피막일 뿐이다

    2  인구의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는 식량 생산

    3  농업이 환경을 더럽히고 있다

    4  위기에 처해 있는 세계의 흙

    5  '신토불이' -흙과 인간의 건강은 하나이다

 

12장  흙은 흙이다

    1  달에 흙은 없다 -지구에 흙이 생긴 이유

    2  일본의 흙은 아프리카에서는 생길 수 없다

    3  어떤 흙이라도 좋은 흙이 된다 -나쁜 흙은 없다

    4  흙은 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