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람들 이야기/삼국지와 영웅 이야기 3

수미니 2008. 1. 2. 09:47
 

 

 

 

원소가 황제 폐하를 모셔야하나 말아야하나 이리저리 고민하는 동안,  조조는 순식간에 황제를 낙양에서 낚아채서 지네 동네로 델고 가는 사고를 저질러 버렸다. 

 

헌제 건안建安 원년元年(서기 196년), 조조가 천자를 허현으로 모셔오기로 결정했을 때 수많은 졸개들이 반대하고 나섰다.(諸將或疑)   이때 조조의 일급 참모들 가운데는 순욱이나 정욱程昱 정도가 조조의 계획에 찬성하며 나섰다고 그런다. 정욱이 뭐라 그랬는지는 기록이 남아있지 않으니 알 길이 없지만,  순욱의 이야기는 삼국지 순욱전에 기록되어 있다. 순욱의 이야기를 어리버리 대충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순욱은 우선 정치투쟁에 있어서 반드시 가져야 할 것이 있음을 이렇게 제시한다.

 

'장군! 정치적 투쟁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명분이며, 우리가 정의로운 국민의 군대라고 여러 국민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그것도 힘들면 최소한 한 가지, 가장 중요한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가 올바르다는 말을 할 수 있어야 하는거 아니게습니까!'

 

 사실 지금 우리나라 대통령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모든 측면에서 뭐하나 빠짐 없는 그런 후보님은 하나도 없는거 같다.  후보 각각이 겁나 열씨미 내세우는 갱제니 개핵이니 하는 구호(김영삼씨가 대통령할때 자주 듣던 발음 흉내 내봤다.)는 있지만, 그게 모든 면에서 완벽하며 정의롭다는 의미라고는 볼 수 없고.... 다만 지들이 중요하다고 생가카는 한가지 측면을 강조하고 있는 거다.  그러니 순욱 말은 국민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 혹은 이미지를 선점해야 한다는 말일 거다. 그리고 항상 하는 말이지만, 고대사회에 있어 천자는 국가 그 자체이므로, 그 시대의 가장 훌륭한 명분이라는 것은  국가의 근간이며 동시에 모든 국민들의 어버이인 황실을 품는 것임을 암시한다.

 

또한 순욱은 조조가 지금까지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그 명분을 내팽개치는 행동 따위는 하지 않았으며, 언제나 정의의 이름으로 남들보다 앞서 행동했음을 일깨운다. 그래서

 

'장군께서는 동탁의 발호에 반대해서 가장 먼저 의병을 일으키셨고(首唱義兵), 천자께서 유랑다니시는 동안 다른 제후들의 방해를 뚫고 사절을 보내 문안을 드렸습니다.(蒙險通使)  이건 바로 조 장군께서 언제나 왕실을 걱정하고 있으며(乃心無不在王室), 품고 계신 오랜 숙원이 천하를 바로 잡는 것이기 때문이 아니었습니까!(是將軍匡天下之素志也) 근데 지금 황제께서는 거처할 곳도 못찾아 방황하고 계시고(車駕旋軫),  옛 서울 낙양은 잿더미가 되다보니(東京榛蕪), 충의지사들은 나라를 바로잡고 근본을 세우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義士有存本之思), 백성들은 이 나라의 옛 영화를 그리워하며 더욱 가슴 아파하고 있습니다.(百姓感舊而增哀)  지금 이야말로 행동하실때 입니다. 만약 이 시기를 놓쳤다가는 백성들의 마음도 더 혼란스러워 질 것이고, 방방곡곡에 찢어져 있는 제후들이 딴살림 차린다고 나설 것입니다.(四方生心)  그리고 그때가 되면 국면은 수습할 도리가 없습니다.'

 

이렇게 보면 순욱은 조조의 그릇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고, 또 조조가 좋은 방향으로(나라를 위해서) 그 능력을 쓸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럼 조조는 속마음은 어땠을까? 그건 사실 아무도 모른다. 이런게 역사일 수 밖에 없는거다. 조조가 어떤 맘을 먹고 있었는지 추측할 수 있는 방법은 지금까지 남아있는 자료(역사서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물론 역사서도 많은 부분이 덧칠되어 있겠지만, 소설이나 위인전들 같기야 할라구......)들을 통해서 판단하는 수밖에 없는데..... 

 

모사 순욱의 이야기는 다시 이어진다. 

 

 

 눈 앞에 고깃덩어리, 아니 화장실을 두고 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던 원소 인지라 이만저만 열 받은게 아니었더랬다......

 

한번 놓쳐버린 기회, 이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여러분도 명심하시라!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되신다면, 할 수 있을때 열심히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