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픽] 지금 한반도 상황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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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역사/쥐픽·G pictures

2018. 6. 21.



...00:38

그래서 오늘은 417일에 열렸던 남북정상회담의 의의와 결과,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외교 일정에서 무엇을 주목해야하는지 차분히 정리해보자.

 

지난 427,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에서 만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열었어. 2000, 2007년에 이은 세 번째 정상회담이지. 남북 정상은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어.

 

판문점 선언의 정식 명칭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야. 말 그대로 우리 앞으로 싸우지 말고 이러이러한 일들을 하면서 잘 지내봅시다.” 라고 선언한 거지. 근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3가지야.

 

1. 65년 동안 이어진 전쟁을 올해 안으로 완전히 끝내자! 이게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에 관한 내용이지.

2.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들자!

3. 남북한이 그만 싸우고 활발하게 교류하고 협력하자!

 

먼저 첫 번째, 1950년에 시작된 한국전쟁은 엄밀히 말하면 아직 끝난 게 아니야. 1953년에 정전협정을 맺고 전생을 멈췄지만, ‘정전은 말 그대로 전쟁을 잠시 멈춘 거거든. 그 상태로 65년이 지나서 지금까지 온 거야. 뭔가 어이없지 않냐?

 

올해 안에 종전선언을 통해 전쟁이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새로 맺어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자는 약속을 하자는 거지. 그럼 이제 전쟁 끝난 거냐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아니야.

 

전쟁을 끝내려면 남북한의 선언만으로는 안 돼. 한국 전쟁 때 북한은 중국이랑, 우리는 미국, UN이랑 팀 먹고 싸운 건 알지? 근데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정전에 반대하면서 협정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정전협정 당사자가 아니거든.

 

유엔군과 북한 중국이 당사자인데, 중국이랑 한국, 미국은 서로 화해하고 수교도 하고 정상적으로 잘 지내고 있으니까 결국 북한이랑 미국이 협정에 참여해야 풀리는 문제인거지. 그래서 앞으로 북미정상회담을 넘어서 남북미, 남북미중 회담까지 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지.

 

전쟁 끝나면 군대 안가도 되냐고? 한반도의 긴장 자체는 많이 누그러지겠지만, 전생이 끝났다고 해서 갑자기 모병제로 바뀔 일은 없다고 봐야 돼. 너가 만약 10년 이상 존버할 수 없다면 큰 기대는 하지마.

 

둘째, 완전한 비핵화. 사실 이게 가장 골 때리는 이슈야. 한반도 비핵화가 뭐냐면 결국 북한이 핵무기를 버리도록 하는 걸 뜻하는 말이야. 이 비핵화 문제는 근본적으로 북미간의 대화로 해결을 지어야 해. 그래서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를 하자고, 큰 목표와 방향에 합의한 것이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은 북미정상회담에서 결론이 나야 하거든.

 

일단 김정은 위원장의 입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라는 말이 나온 것 자체는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지금까지는 북한의 핵무기와 체제 안정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북한은 절대 핵무기를 포기 안할 거라는 게 거의 모든 이의 분석이었거든.

 

김정은 위원장은 체제만 보장 된다면 왜 힘겹게 핵을 가지고 살겠느냐고 말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는 등,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에 대한 제스처를 보이고 있어. 내가 왜 제스처라는 표현을 썼냐면 아직까지는 경계를 완전히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게 내 의견이기 때문이야.

 

물론 비핵화의 방향과 원칙에 대해서 합의는 했지만 중요한 건 비핵화 방법론이거든. 미국과 북한이 합의할만한 비핵화 방법론이 무엇이 될 것인지, 또 북한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노력할 건지도 지켜봐야 하지.

 

미국은 북한과의 만남에 앞서서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라는 전제를 달았어. 이게 그 동안 ‘CVID’로 알려져 있던 건데,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뜻하는 거야. 북한이 더 이상 핵개발을 하지 않는 대신에 지금까지의 핵무기는 그대로 보유하는, 핵동결 조치 말고, 완전한 핵폐기를 해야 의미가 있다는 거지.

 

그동안 비핵화에 근접했다가 번번이 실패한 역사가 있기 때문에 난 개인적으로 이게 제일 불안해. 결과가 가장 궁금하기도 하고. 잘되기를 빌자 진짜.

 

종전선언과 비핵화가 평화의 기본 토대를 마련하는 거라면 남북한의 교류 협력은 평화의 콘텐츠를 채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지. 일단 남북한은 휴전선에서의 상호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했어. 남북 모두 휴전선에서 선전방송용 확성기를 치웠고, 북한은 더 이상 도발 안하기로 했어.

 

판문점 선언에서도 땅, 하늘, 바다 등 모든 공간에서 적대행위를 중지하자는 내용이 포함이 되었고, 그리고 이산가족이 수시로 만날 수 있도록 하고, 도로랑 철도도 연결하고 등등 이런 저런 협력을 하기로 했지.

 

참고로 철도 까는 건 러시아가 엄청 좋아한대. 잘하면 몇 년 내로 기차타고 유럽여행 가는 거, 실화될 수도 있지 않을까? 앞으로 협력할 수 있는 변화는 참 많으니까, 하나 둘씩 차근차근 범위를 늘려 나가면서 서로 신뢰를 쌓아야지.

 

남북정상회담, 정말 세계사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는 이벤트지. 그래서인지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들떠있어. 김정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진 것도 같고, 그렇지만 나는 이제부터 좀 차분히 지켜보는 게 어떨까 제안하고 싶네.

 

정상회담이라는 하루의 이벤트를 가지고 신뢰나 인간적인 호감까지 이야기하는 건 아직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헤어진 연인에 비유하자면 다시 만난 첫날은 너무 감동적이고 기쁘겠지만 곧 같은 문제로 싸우고 또 이별하게 되는 경우도 많으니까.

 

앞으로 실질적인 갈등을 계속 마주할 텐데 정말 대화로 해결할 수 있으려면 더 세심히 지켜보고 노력해야지. 지금 상황에 어울리는 좋은 대사가 있어은하영웅전설이라는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양 웬리의 말을 인용하면서 오늘 영상을 마칠게.

 

영원한 평화 같은 건 인류 역사상 없었어.

그러니까 나는 그런 걸 원하지 않네.

다만 몇 십 년쯤 평화롭고 풍요로운 시대는 존재했었지.

 

우리가 다음 세대에 뭔가 유산을 남겨줘야 한다면, 역시 평화가 최고지.

그리고 이전 세대로부터 넘겨받은 평화를 유지하는 건, 다음 세대의 책임이고.

각각의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져야하는 책임을 잊지 않는다면, 결국 장기간의 평화가 보장될 테지.

 

다시 말하자면 내 희망은, 그저 앞으로 몇 십 년 동안의 평화야.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그 1/10의 기간 동안의 전란보다 몇만 배는 낫다고 생각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