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과학] 다 함께 만드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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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과학

2019. 6. 24.



인공지능은...

인간의 원초적 자아가 크게 쓰여진 것과 같아요.

왜죠?

우리 원시적 욕구에 대해 얘기 했었잖아요.

... 다 있어요.

우리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두려워하는 것... 모두 다 있어요, 인터넷에.

인간의 자아가 투영된 것이죠.

 

오랫동안 인간은 신의 말을 들으며 살아왔다.

살인을 하지 마라.

도둑질을 하지 마라.

같은 종교 신자를 만나라.

 

인간보다 똑똑하고, 인간보다 많이 아는 신의 말을 듣는 건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던 우리는 시간이 흘러 점점 삶의 주권이 인간 개개인에 있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고

자신의 가슴이 하는 말을 듣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사귄다.

왜냐하면 나 자신을 제일 잘 아는 건,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의 리더 또한 내가 직접 투표한다.

그렇게 민주주의가 탄생한다.

 

많은 사람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은 것이고

많은 사람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것은 신도 아니고, 별도 아니고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 사는 우리에게 이 사실은 아주 당연해 보인다.

 

이 세상에 인간보다 똑똑한 동물이 어디 있나?

이 세상에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존재가 어디 있나?

그런데 이 당연해 보이는 사실에 금이 가고 있다면 믿겠는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존재가 만들어지고 있다면 믿겠는가?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나보다 더 잘 알고,

내가 원하는 것도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존재가 만들어 지고 있다면 믿겠는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이 존재는 하늘에 있는 신도 아니고, 길거리의 운세 집도 아니고, 밤하늘의 별도 아니다.

 

놀랍게도 이 존재는 생명 과학에서 만들어진 존재이다.

찰스 다윈 때부터 지금까지의 생명 과학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게 된다.

 

생명체

, 올가니즘은 알고리즘이다...

 

알고리즘이란 무엇인가?

호모 데우스에서 나오는 예시를 들어 보자.

우리가 즐겨 먹는 커피 자판기는 커피를 만드는 알고리즘으로 작동한다.

버튼이 눌려지면 뜨거운 물을 내리고, 커피 가루를 넣고, 설탕을 넣고, 우유를 넣고, 컵에다 내용물을 내린다.

 

커피를 만드는 알고리즘으로 커피 한 잔이 완성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완성된 커피를 인간이 마신다.

그런데 생명 과학에 따르면, 이 버튼을 누르고, 커피 컵을 들어 올려 마시는 인간까지가 알고리즘이라는 것이다.

 

생명체는 알고리즘이다...

이게 무슨 말일까?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몸속에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그 생명체를 만드는 설명서가 들어있다.

우리는 그 설명서를 DNA라고 부른다.

그대의 눈동자 색에서부터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뇌의 형성에 이르기까지 그대에 대한 모든 정보가 이 4글자로 적혀있다.

ACGT, 4글자를 잘 조합하면 나무에서 원숭이에서 인간까지 모든 생명체를 만들 수 있다.

 

반면 컴퓨터의 본체 속은 두 자로 이루어져 있다. 0, 1

이 두자를 잘 조합하면 아주 멋지고 강력한 소프트웨어가 탄생한다.

 

컴퓨터나 생명체나

모두 몸속에

설명서를 갖고 다니는 셈이다.

 

그리고 우리의 설명서는 수십억 년에 걸쳐 한 자 한 자 바뀌며 진화해왔다.

진화란 무엇인가?

낭떠러지에서 무서움을 느끼지 못하는 동물은 겁 없이 낭떠러지에 다가갔다 떨어져 죽었다.

그러다 천천히 알파벳이 바뀌며 낭떠러지에 다가서면 무서움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동물이 만들어졌고,

이 동물은 낭떠러지에 다가가지 않아 떨어져 죽을 확률이 줄어들었다.

 

낭떠러지에서 무서움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동물이 그렇지 않은 동물보다 생존율이 높아진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생존해온 우리의 설명서는 높은 곳에 서 있을 때 무서움이라는 감정을 느끼도록 쓰여져 있다.

 

슈퍼마켓 따위는 없었던 수렵 채집 시절 호모사피엔스는 되는 대로 많은 음식을 섭취해야 했다.

그 중에서도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먹는 게 중요했는데, 그 이유는 칼로리라는 것이 음식에 담긴 에너지의 양을 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체는 살기 위해 에너지가 필요했고,

에너지가 많은 음식을 맛있게 느껴서 에너지를 충분히 흡입할 수 있었던 동물은

생존율이 높아졌다.

 

그리고 지금까지 생존해온 우리의 DNA는 고칼로리 음식을 보면 입속에 군침을 만든다.

우리는 이렇게 맛있는음식을 좋아한다.

 

쎾스를 좋아하지 않는 동물은 새끼를 낳을 수 없었다.

새끼를 낳을 수 없다는 말은 그 생명체의 DNA가 다음 세대에 전달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지구에 처음 생명이 탄생한 후, 35억년 동안 DNA를 잘 전달 받을 수 있었던 우리는 정~말 성교를 좋아한다.

그렇게 인간이라는 파일명에 알고리즘이 한 줄, 한 줄 써내려졌다.

 

위험한 것엔 무서움이라는 감정을 느껴라.

고칼로리 음식엔 맛있음을 느껴라.

애인에게는 성욕을 느끼고

사자를 보면 두려움을 느끼고

병을 옮기는 모기에겐 싫음을 느끼고

낯선 자에겐 경계심을 느끼고

너의 DNA에겐 귀여움을 느껴라.

그리고 커플들은 7년 정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라.

너의 DNA가 너희 둘 보살핌 없이 스스로 생존하려면 적어도 아이가 7살은 되어야 한다.

그때까지 사랑하라.

 

올가리즘은 알고리즘이다.

우리는 이렇게 우리 몸 안의 알고리즘이 하는 말을 들어왔던 것이다.

.같지만 이런 게 과학의 매력 아니겠는가?

 

그런데 진짜 문제는, 생명체가 알고리즘이라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지금 이 알고리즘을 우리가 하나 하나 직접 만들고 있다는 것에서 나온다.

 

유튜브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우리 각자가 흥미 있어 할 만한 영상이 쭉 리스트 되어 있다.

모두 우리가 시청했던 영상들, 좋아요를 눌렀던 영상들을 바탕으로 어떤 영상에 관심이 있을지 사용자 개개인의 성향에 맞추어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 것이다.

 

이 알고리즘은 점점 더 정확해지고 있어서 사용자가 특정 영상을 얼마 동안 시청했는지, 영상의 몇 퍼센트를 보았는지, 좋아요를 누른 시점은 언제인지, 공유는 했는지, 코멘트는 달았는지, 코멘트에서 머문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심지어 어떤 부분을 반복해서 보았고

어떤 부분에서 정지를 했고, 어떤 장면이 나오자 영상을 껐는지까지 기억하고 그대에 대해 배운다.

 

이 빅데이터 알고리즘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아는가?

페이스북에 따르면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어떤 사람의 좋아요만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다고 한다.

 

연구자료에 다르면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좋아요 10개가 있으면 직장 동료보다 그의 성격을 더 잘 파악했고, 좋아요 70개를 가지고는 그 사람의 친구들보다도 더 잘 파악했으며, 그 사람의 가족보다 더 잘 알기 위해선 좋아요 150개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그의 배우자보다 더 잘 알기 위해선, 좋아요 300개면 충분했다.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300개의 좋아요를 가지고 수년간 동고동락한 배우자보다 더 정확하게 그 사람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 알고리즘이 나보다 나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선 몇 개의 좋아요가 필요할까?

나보다 나를 더 잘 안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 하겠지만

알고리즘이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건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인간의 기억력은 컴퓨터에 비하면 현저하게 떨어지고, 인간의 판단력은 그날의 기분이나 날씨, 판단을 내리기 전 무엇을 하고, 무엇을 보았는지에 엄청나게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인간은 자주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이걸 한 단어로 실수라고 하지 않는가?

인간은 매번 실수를 한다.

인간은 컴퓨터처럼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고리즘은 까먹을 일도 없고, 날씨나 기분에 따라 판단이 흔들릴 일도 없다.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그 사람이 술담배를 하는 정도나, 그 사람의 인맥이 어느 정도 되는지에 대해선 이미 당사자보다 더 잘 알고 있다고 한다.

 

이게 무성을 의미하는지 아는가?

직장 상사가 나에게 술 담배를 얼마나 하는지 물었다고 하자.

그런데 여기서 정확한 답은 나보다 나의 알고리즘이 더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직장 상사의 물음에 굳이 내가 직접 대답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나의 알고리즘을 읽으면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내가 상대방의 물음에 생각이란 걸 할 필요가 있을까?

그냥 알고리즘을 읽으면 되지 않을까?

아니 애초에 나의 상사는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냥 나의 알고리즘을 보면 되지 않았을까?

 

이런 알고리즘이 사용되지 시작한 건 불과 몇 년밖에 되지 않았다.

알고리즘이 나에 대해 파악하는 속도가 이렇게 빠르다면

나를 완전히 파악하기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그리고 나를 완벽하게 파악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유튜브 홈에 들어가면 유튜브 알고리즘은 나에게 수많은 영상을 추천해준다.

그리고 보통 내가 시청하고 싶은 영상은 처음 10개 추천 영상에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내가 보고 싶은 영상이 5개 안에 포함되기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3? 2? 그렇다면 3개 안에 포함되기까지는? 2개 안에는?

그렇다면 1개 안에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점점 정확해져 내가 영상 하나를 넘길 필요도 없이, 매번 첫 번째 뜨는 영상이 바로 내가 보고 싶은 영상이라면 어떻게 될까?

내가 영상을 직접 고르는 행위를 할 필요가 있을까?

여러 개의 영상 리스트가 필요하기나 할까?

아니, 유튜브 홈페이지가 필요할까?

유튜브 아이콘만 누르면 바로 영상이 재생되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어차피 내가 보고 싶어하는 영상은 알고리즘이 정확하게 아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유튜브라는 공간에서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무엇인가를 선택하는 행동을 할 필요가 있을까?

알고리즘이 모든 것을 대신해 주는데, 유튜브는 나라는 존재가 필요할까?

나의 알고리즘만 있으면 되지 않을까?

 

, 표본을 유튜브라는 공간에서 사회라는 공간으로 확장해보자.

내가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영상을 보고, 어디에 가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는지 다 기록되는 세상에서 알고리즘이 나를 완전히 파악한다면

내가 정치인을 직접 고르는 행위를 할 필요가 있을까?

여러 명의 후보자 리스트를 내가 직접 볼 필요가 있을까?

아니, 민주주의라는 홈페이지가 필요하기나 할까?

그냥 투표 시기에 내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투표해주면 되지 않을까?

나보다 내 알고리즘이 더 정확한데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이 사회에서 직접 무엇인가를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생각이란 걸 할 필요가 있을까?

나의 알고리즘만 있으면 되지 않을까?

 

이 세상은 라는 구시대적인 생물학적 존재가 필요할까?

생물학적 존재 없이 알고리즘만 떠다니는 세상을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우리는 이미 수많은 알고리즘을 인간처럼 인정해주고

온갖 권리를 부여해주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법인이라고 부른다.

 

이 땅은 누구의 것 같은가?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둘 다 아니다.

구글이라는 거대한 알고리즘이 소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삼성이라는 알고리즘, 이것은 애플이라는 알고리즘,

그들은 샐러리맨처럼 돈도 벌고, 소득의 한 부분을 세금으로 내고, 수출할 때는 해당 국가의 관세도 낸다.

그런데 여기서 웃긴 건, ‘국가라는 존재도 하나의 거대한 알고리즘이라는 것이다.

 

알고리즘은 이미 알고리즘끼리 대화하고 있다.

게다가 그들은 투자도 하고, 운전도 하고, 진단도 하고, 작곡을 하며, 게임을 하고, 시를 쓰고, 그림도 그리고, 소설을 쓴다.

 

알고리즘은 인간이 하는 것을 열심히 배우다가 벌써 여러 분야에서 인간을 뛰어넘기 시작했다.

옥스퍼드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2033년까지 미국에 있는 47%의 일자리가 알고리즘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일자리가 대체되는 건 시작에 불과하다.

 

새롭게 부상 중인 웨어러블 기기는 우리의 맥박수,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해 몸의 이상여부를 알려준다.

이 웨어러블 기기를 차고 다니는 당뇨병 환자가 있다고 해보자.

그가 아침에 일어나 당일 컨디션이 좋다고 느끼더라도

웨어러블 기기가 혈당이 높으니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말하면, 자신이 느끼는 기분과 관계없이 주사를 맞아야 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기분보다 웨어러블 기기의 알고리즘이 더 정확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정보다 알고리즘의 말을 더 신뢰하고,

자신의 판단보다 알고리즘의 판단을 더 신뢰하는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

 

너 자신을 믿지 말라.

알고리즘을 믿어라.

 

21세기 우리는 엄청난 종교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두려운 건 이번 종교의 목표는

인류의 구원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종교의 신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인공지능이 당신의 가장 큰 걱정 중 하나인가요?

... 그런데 예전만큼 걱정하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운명론적인 자세를 갖게 되었거든요.

 

그러니까 예전엔 희망이 있었다는 거군요?

그런데 이제 운명이라 받아드렸고

인공지능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거군요.

이게 운명이구나한 거죠.

네 맞아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운명론적인 자세를 갖게 된 거에요?

특별한 사건이 있었나요?

아니면 그냥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저는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해왔어요.

인공지능을 늦추라고 말이에요. 규제가 있어야 한다고.

그런데 소용이 없었어요. 수년간 노력했는데... 아무도 듣지 않았어요.

아무도 듣지 않았어요.

무서워 죽겠잖아요.

아무도 듣지 않았어요.

아무도 듣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