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30(화) 살아있는 갈대들의 묵직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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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역사/손석희앵커브리핑(2019)

2019. 7. 31.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고결한 사람들이 사는 보석 같은 나라

-펄 벅 미국 작가

 

미국의 작가 펄 벅은 한국을 유난히 사랑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구한말과 해방 시기를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까지 써냈을 정도였습니다.

 

그의 작품 살아있는 갈대에서 갈대, 등장인물의 별칭이자 가장 중요한 상징성을 담은 주제어였습니다.

, 갈대란 불의와 폭력 앞에서도 꺾이지 않고 꿋꿋하게 저항했던.

마치 시인 김수영이 이야기한 그 풀과도 같은 한국인의 정신을 상징하고 있었습니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김수영 <>

 

 

일본의 침략이 본격화되었던 시기에 영국의 기자 메켄지가 바라본 한국 역시 참담하고 비극적이었으나 아름다웠습니다.

그는 1907년 산속 깊은 곳에 숨은 의병들의 본거지를 찾아간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지요.

 

이기기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유민으로 싸우다 죽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프레더릭 매켄지 <한국의 독립운동>

 

청년의 눈빛은 빛났고, 입가에는 미소가 감돌았다고 합니다.

매켄지가 세상에 알린 조선의 모습은 그렇게 초라했지만 당당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일본인의 눈에 한국의 의병이란 파리 떼와 같다.

밟아도 밟아도 일어나니 마치 파리 떼와도 같이 지긋지긋하였을 것입니다.

 

한국의 의병이란 파리 떼와 같다.

아무리 잡아도 계속해서 붙는..”

-도쿠토미 소호 일본 역사학자

 

이른바 힘이 약한 나라가 강대국에 병합되었고

왕과 대신들이 나서서 국권은 넘겨주었는데

백성들은 왜 끊임없이 저항하는가.

 

아마도 그들은 그때나, 그리고 지금이나, 한국인의 기질을 도통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 공항에서 시작된 일본행 편 비행축소가 결국 인천공항까지 옮겨왔다고 하지요.

누가 부추기거나 강요한 적이 없지만

결과는 이렇게 나타나고 있는 중입니다.

 

짐짓 아무 일 아니란 듯 보고 있던 일본의 매체들도 이쯤에 와선 신경을 곤두세우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오늘 30일 전해드렸습니다.

 

텅 빈 일본 의류매장의 주차장과 편의점의 일본 맥주 코너, 그리고 일본행 비행기

여의도의 요란한 설전과는 상관없는 살아있는 갈대들의 소리 없는...

그러나 묵직한 전쟁...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