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의 앵커브리핑] 8.19(월) '누가 존 웨인을 죽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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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역사/손석희앵커브리핑(2019)

2019. 8. 20.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몽골제국의 위대한 왕 칭기즈 칸의 일대기를 그린 할리우드 영화의 제목은 정복자

1954년에 찍은 이 작품은 좀 기이했습니다.

 

카우보이의 대명사였던 존 웨인이

동양의 영웅인 칭기즈 칸 역을 맡은 데다

내용 또한 서구 중심적이어서 평가는 당연히 박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정작 기이한 점은 따로 있었습니다.

주연배우인 존 웨인을 비롯해서 영화 제작진 다수가

, 감독까지 포함한 다수가 에 걸렸다는 사실.

 

존 웨인은 영화 촬영 후

25년이 지난 1979년에 오랜 암 투병 끝에 숨졌습니다.

 

누가 존 웨인을 죽였는가

 

일본의 저널리스트이자 평화활동가인 히로세 다카시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추론했습니다.

 

영화가 제작되기 1년 전인 1953,

미국 네바다주에서는 클라이맥스라는 원자폭탄 실험이 진행되었는데,

핵실험 이후 생긴 일명 죽음의 재

영화의 촬영 현장인 유타주 스노 캐니언에 흩날리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촬영지는 핵실험장으로부터 200km 이상 떨어져 있었지만,

주변의 산맥과 지형을 타고 퍼져나간 그 죽음의 재는

220여 명의 제작진 가운데 91명에게 암을 유발해서

그중 절반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 버렸다는

매우 두려운 추론이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말씀드린 대로 추론입니다.

영화 정복자의 배우 및 제작진 220여 명 중

91명이 암에 걸렸고

그중 웨인을 포함한 46명이 사망했다.

-19801110<피플>

 

 

그러나 영화 제작진 절반이 암에 걸린 이 기이한 통계 수치는

합리적인 의심을 가져오기에 충분했고

당시에도 위정자들은 걱정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막는 데 급급했습니다.

 

핵실험을 걱정 않는 것이야말로 가장 바람직

-미국원자력위원회

공산당이 핵실험 공포를 조작했을 가능성

-조지 마론 네바다주 상원의원

 

그리고 그와 비슷한 장면은 오늘날에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은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과연 그럴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일본사람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19) 전해드린 보도에 따르면

후쿠시마의 오염토는 처리할 장소조차 찾지 못해서

대충 옮겨놓은 채 이른바 재건올림픽

, 부흥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것

 

그리고 모두가 우려하는 대로

100만 톤이 넘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버릴 경우에

그것은 재건이 아니라 재앙이며

우리의 아름다운 동해도 그것을 피할 수 없다는 것.

 

앞서 영화 정복자의 주인공 존 웨인의 불운을 말씀드렸지만,

이 영화의 여주인공이었고 할리우드의 명배우였던 수전 헤이워드 역시

그보다 몇 년 앞서 존 웨인이 겪었던 비운을 먼저 겪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수전 헤이워드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작품의 제목은

나는 살고 싶다였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