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생각] 10.8(목) 좌표찍기대상, 기자도 예외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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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역사/김어준생각(2020)

2020. 10. 8.

 

 

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정치인에게 좌표 찍힌 기자들

좌표 찍다: 내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에게 함께 대응하자며

링크와 대상을 특정하며 독려하는 행위를 일컫는 인터넷 신조어입니다.

 

정치인에 대한 비판기사를 쓰면

해당 정치인들이 그 기사 링크와 기자 실명을 거론하며 반박함으로써

그 지지자들이 기자들에게 인신공격성 댓글이나 이메일을 쏟아내는데

이는 언론 길들이기 아니냐,

이런 논지의 기자협회 기사입니다.

 

기자가 좌표에 대상이 된다는데 분개하는 문제의식인데

그런데 대상을 특정해 쓰는 모든 비판기사가

사실은 본질적으로 좌표죠.

그러니까 기자 자신부터 이미 좌표를 찍고 있는 겁니다.

 

언론의 본령은 본래 그렇게 공개적으로 좌표를 찍어서

좌표가 된 대상에 반하는 여론을 조성해낼 수 있는데서 비롯되는 거죠.

 

과거에는 그렇게 좌표가 찍힌 대상은

그에 대항할 본인의 매체가 따로 있지 않고서는

그 언론 권력에 대항할 방도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런 시대는 우선 기술적으로 끝이 났죠.

개인도 자신만의 SNS를 통해서

매체기능을 일정 정도 할 수 있게 됐거든요.

 

나아가서 기성언론이 신뢰를 잃을 때

그런 개인 SNS

때로 기성 언론의 영향력이나 파급력을 넘어서는 지경까지 가게 됩니다.

그렇게 기자만 좌표를 찍을 수 있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는 겁니다.

 

다른 누구 때문이 아니라

언론 자신이 신뢰를 상실한 덕분에...

그런데 누굴 탓합니까?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